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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정기 신용평가 점검]부동산 PF '직격탄', 저축은행 여전히 '먹구름'⑥금융 부문 가운데 등급·아웃룩 하향 '집중'…하반기 전망도 '흐림' 일색

권순철 기자공개 2024-07-17 13:06:36

[편집자주]

2024년 정기 신용평가가 마무리됐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4월부터 6월까지 회사채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올해는 유독 기업들의 실적 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고금리 등으로 인한 재무 부담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으로 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졌다. 더벨은 채권시장이 주목하는 기업과 그룹, 넓게는 산업의 신용등급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 업계는 혹독한 크레딧 한파를 겪었다. 신용평가사들이 등급 및 전망 변경을 단행한 금융 업종 가운데 저축은행은 하향 조정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상향 조정 대상으로 거론된 저축은행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가 타 업종 대비 과중하다고 평가받고 있어 크레딧 하향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부동산 업황이 여전히 침체 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한 와중에 신평사들은 하반기 전망도 일제히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금융 부문중 저죽은행 크레딧 하향 '집중'…선봉 나선 한기평·나신평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과 아웃룩이 조정된 금융 부문 업체는 총 37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화생명보험, 현대카드, 하나F&I, 우리금융F&I, DB손해보험을 제외한 32곳은 크레딧 하락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하향 조정의 여파는 저축은행에 집중됐다. 크레딧 하락에 직면한 32곳 가운데 절반인 16개사가 저축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업종에서는 가장 많은 숫자로 이중 15곳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해당 크레딧 성적을 받아 들었다.

한기평은 저축은행 10곳 중 7개사의 신용등급 및 아웃룩을 하향 조정했다. 조정 리스트에는 JT저축은행, 키움예스저축은행, 바로저축은행, 오케이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NH저축은행, 모아저축은행이 포함돼 있다. 한기평이 크레딧 하향에 나선 13개 전체 금융사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나신평은 상반기 저축은행 16개사를 대상으로 정기 평가를 실시했는데 이중 8개사의 등급 전망 및 장기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오에스비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두 곳의 등급을 한 노치 하향 조정했고 KB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은 아웃룩만 낮췄다.

반면 한신평은 정기평정을 마무리한 저축은행 6곳 가운데 JT친애저축은행의 아웃룩만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5곳의 크레딧은 직전과 동일하게 평가했지만 자본적정성이 저하된 BNK, IBK저축은행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부동산 업황 둔화에 PF 리스크 '두각'…하반기 전망도 '흐림'

금융 부문 가운데 저축은행의 신용등급과 전망이 줄줄이 하향세를 탄 것은 당초 크레딧 업계의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평3사들은 연초부터 제2금융권의 부동산PF 리스크를 다룬 보고서들을 앞다투어 발표했다. 신평사마다 세부적인 진단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저축은행의 과중한 익스포저를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한기평은 지난 4월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PF 부실 완충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한기평은 "저축은행 업권의 경우 향후 발생하는 PF 부실화 관련 손실이 대손충당금 규모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부 저축은행은 적자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신평과 나신평도 1분기 저축은행들의 PF 완충력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한기평과 유사한 맥락을 따랐다. 실제로 정기 평가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등급 및 아웃룩이 하향 조정된 저축은행들 대부분은 부실PF로 인해 수익성이 상당 부분 약화됐다. 한기평에 따르면 업계 합산 순이익은 적자로 집계됐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신평3사 모두 저축은행의 산업 및 크레딧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PF 익스포저가 과중한 저축은행 섹터의 경우 부동산 업황의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아직까지 침체 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물론 저축은행들이 선제적인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관련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소식이다. 상반기 신평3사 가운데 저축은행 커버리지(16개사)가 가장 넓었던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해당 업체들의 BIS자본비율은 14.6%로 2022년 말(13.2%) 대비 약 1.4%p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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