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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진검승부]HD현대 vs 한화, 한명만 웃을까...미래 겨눈 조선업 맞수①조선업 호황 속 주도권 경쟁, 법정 다툼도 불사

이호준 기자공개 2024-07-18 08:13:18

[편집자주]

배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팔기 위해 따져야 할 것도 너무 많다. 이익률은 어떻게 높일지, 업황은 언제가 끝인지, 경쟁자는 무얼 하고 있을지를 고민하는 순간 머리가 바로 아파온다. 특히 시장에 경쟁자가 단 두 명이라면 결국 상대보다 앞서야 하는 수밖에 없다. 치열한 기술·수주 경쟁은 피할 수 없다. HD현대와 한화가 사사건건 부딪히는 이유다. 더벨은 최근 조선업계와 증권가의 관심을 끌고 있는 두 회사의 맞대결 구도를 다방면으로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금 선박 발주 호황기를 맞아 쌓인 몇 년치 일감을 처리하느라 바쁘다. 과거엔 발주 하나하나가 귀했는데 이제는 수익성이 좋은 주문을 골라가며 받을 정도로 수주 활동이 활발한 상황이다.

다만 성과와 달리 잡음도 적잖이 들려온다. 근원지는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이다. 인수합병(M&A)을 병행한 영역 확대 경쟁부터 법정 다툼까지, 양 사가 벌이는 전방위 격돌은 다가올 수주 공백기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걸린 문제다.

◇'일감 걱정 없는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

연일 낭보가 이어진다. 이달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수주량은 162억7000만달러로,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인 135억달러를 조기 달성했다. 한화오션도 올해 6월 말까지 53억3000만달러를 수주해 작년 연간 수주액 35억2000만달러를 6개월 만에 초과했다. 조선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가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쌓아두고 있다고 본다.

호황이 지속되면 좋겠지만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 현재의 수주 호황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국내 조선사들은 앞서 2000년대 초중반에도 슈퍼 사이클에 이은 불황을 거친 바 있다. 시장에서도 최근까지 발주된 다량의 선박이 인도되는 2026년 이후에는 다시 공급과잉이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 있다.

언제 바뀔지 모를 업황에 대응하기 위해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선박, 지능형 선박 기술을 선점해 다가오는 수주 공백을 메워야 한다. 당분간 일감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만큼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일 수 있다.

문제는 모두가 '정답'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대체로 2025년을 전후로 암모니아·수소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선박의 경우 가장 먼저 상용화하는 조선회사에 사업기회가 크게 열릴 공산이 큰 만큼 추진기술의 핵심 기자재를 두고 경합이 치열한 상황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이 벌인 STX중공업 인수전이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2022년 선박용 엔진 및 엔진 부품 사업자 STX중공업을 두고 붙었으나 최종 승자는 HD한국조선해양이었다. 대신 한화오션은 이후 HSD엔진(현 한화엔진)을 인수했다.

(STX중공업 대구공장 이미지. 출처: STX중공업)

◇법정 다툼도 불사…"그룹 계열사 사업도 걸려 있어"

상선뿐 아니라 군함 시장도 마찬가지다. 군함 시장은 국가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사업이지만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 한 번 수주를 놓치면 그만큼 수주 공백이 크다.

특히 우리나라의 군함 건조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2강 체제'다. 한정된 발주물량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화오션은 군함부품 시장 일인자인 한화그룹에 편입된 지난해 5월 이후 시장 확대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7월 울산급 호위함 배치-III(Batch-III) 5~6번함 건조사업에서 맞붙었으나 여기서는 한화오션이 승리했다. 현재 양사는 '한국형 이지스함' 사업으로 불리는 차기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법정 다툼까지 벌일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해외로 눈을 돌려도 맞대결은 피할 수 없다. 현재 두 회사는 미국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사전 인증단계인 함정정비협약(MSRA) 체결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이달 먼저 체결했으며 한화오션도 곧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 자원개발을 위한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도 양사는 숙명의 라이벌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2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를 달성했고 올해도 신규 수주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최근 ㈜한화의 해상풍력 및 플랜트 사업 등을 양도받기로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사이클에서 예외가 될 수 있는 쪽이 군함, 친환경 선박, MRO 시장 등이다"라며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의 경우 다른 계열사의 수혜로도 연결되는 사업 구조를 보유한 만큼 양사 간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조감도. 출처: HD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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