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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사업전환' 중간점검]GS칼텍스, '디딤돌' MFC 다음 스텝은③아직은 낮은 이익 기여도, 친환경 투자 지원군 '기대'

김위수 기자공개 2024-08-07 10:05:05

[편집자주]

지난 몇년간 정유사들의 화두는 신사업이었다. 사업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큰 석유화학 사업부터 모빌리티 및 친환경 에너지까지. 정유업 의존도를 낮춰 실적 안정성을 높이고 미래 에너지 전환 패러다임 속에서도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정유사들의 사업구조 전환은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이 정유사들의 사업구조 전환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전략 및 전망에 대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사에서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의 원료로 쓰인다. 과거에는 정유사들이 나프타를 석유화학사에 판매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나프타를 분해해 기초유분으로 만드는 과정까지 겸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원료인 나프타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석유화학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두드러지는 장점이 있었음에도 정유사들의 올레핀 사업 진출이 시작된 시기는 2010년대 중후반부터다. 파라자일렌(PX)·벤젠 등 아로마틱 석유화학 사업에 이미 1990년에 발을 들인 것과는 다르게 신중하게 접근했다.

막대한 투자금이 드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이를테면 GS칼텍스가 올레핀 설비인 MFC(Mixed Feed Cracker)를 구축하는데 들인 비용은 3년간 2조7000억원이었다. GS칼텍스가 설립된 이후 석유화학 사업부문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와 더불어 '고객사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데에 따른 부담도 컸던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달리 보자면 정유사의 올레핀 사업 진출은 재무적, 사업적 부담을 감수할 만큼 필요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MFC 매출 비중, 전체 4% 수준

GS칼텍스가 야심차게 시작한 MFC 사업은 회사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MFC 가동 이후 GS칼텍스 사업보고서 중 사업부문별 매출 구분에 '폴리머-폴리에틸렌', '기타-올레핀 등' 항목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를 기반으로 살펴보면 MFC 매출을 추정할 수 있다.

2021년 MFC 가동에 돌입한 이후 지난해 MFC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GS칼텍스 전체의 4% 수준에 도달했다. 연간 2조원 안팎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2022년에는 2조1122억원, 지난해에는 1조9940억원의 매출이 MFC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 1분기에도 전체 매출의 4% 수준인 4830억원이 MFC로인해 더해졌다.


단 석유화학 부문에 2조원여의 매출이 추가됐음에도 정유업 매출 비중은 비슷하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 GS칼텍스의 정유업 매출 비중이 77~78% 수준이었다면 지난해에는 그 수치가 80%로 올랐다. 올 1분기에는 78.9%였다. 정유업 매출 규모가 확대된 폭이 MFC로 신규 추가된 매출을 웃돈 것이 배경으로 보인다.

지난해 휘발유 및 등유·경유·B-C유의 가격은 2020년보다 각각 100~120%의 상승했다. 아로마틱 계열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상승률은 정유 제품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아로마틱 계열 석유화학 제품의 매출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또 이 제품들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의 가동률은 2020년 86%에서 지난해 60%로 하향됐다. 결과적으로 2020년 4조원 수준이었던 GS칼텍스의 석유화학 사업 매출은 약 3조6000억원 늘어났지만 정유업 매출 규모는 21조원 확대됐다.

이익 측면에서 MFC의 기여도는 더 낮다. 당초 GS칼텍스에서는 MFC 가동으로 추가되는 영업이익이 4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GS칼텍스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은 적은 없다. 지난해에는 아로마틱 계열 석유화학 제품의 마진 확대로 2018~2019년 수준인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지만, 올 1분기에는 13억원의 적자를 낸 상태다.


◇추가 투자 부담 덜어줄까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사업에서 입지를 다지는 일 자체를 목표로 삼고 있지는 않다. 석유화학 사업 역시 탄소 배출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분야다. 미래 정책환경에 따라 정유업과 마찬가지로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럼에도 석유화학 사업에 발을 들인 이유는 최종적으로 친환경 중심 사업구조를 전환하기 전까지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 역시 탄소배출 사업인만큼 완전히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는 아니다"라며 "정유사들의 영역 확장은 친환경 중심 사업전환을 이루기 전까지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석유화학 사업 신규 진출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친환경 사업 투자에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상과 달리 석유화학 시장상황이 장기간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GS칼텍스의 경우 MFC 설립으로 인한 재무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다는 점이 다행이기는 하다.

MFC 투자로 2021년 부채비율은 111.4%, 차입금의존도는 29.2%까지 올랐지만 올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79.5%, 차입금의존도는 22.1%로 내려갔다. 대규모 투자가 시작하기 전인 2017년(채비율 87.9% 차입금의존도 20%)과 재무지표가 비슷해졌다. MFC의 수익성이 부진하기는 했으나 정유·윤활유·석유화학 사업이 한 법인에서 이뤄지는 사업구조로 빠른 재무지표 안정이 가능했다. MFC 자체가 원가경쟁력을 무기로 하는 만큼 석유화학 시장상황이 개선세가 가시화되면 GS칼텍스의 현금창출력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GS칼텍스의 친환경 사업 구상은 주로 연료 사업을 친환경화하는 데 있다. 원유를 정제해 연료로 만드는 지금의 사업과 연속성이 크다. 투자계획이 일부 구체화되고 있기도 하다. 현재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투자가 진행 중이다. 내년까지 총 1130억원이 든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총 2억1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들여 팜유 정제공장을 건설 중이다. 수소 사업에도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남동발전과 손잡고 여수 수소허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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