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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자비스앤빌런즈는 지금]정용수 대표 “세금 환경 개선 도움 주는 회사될 것"⑤"경쟁업체 등장, 우려 아닌 반길만한 일"…‘세법 유사’ 일본 진출도 구상

이채원 기자공개 2024-08-12 08:42:30

[편집자주]

자비스앤빌런즈는 종합소득세 누적 환급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택스테크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회사는 2020년 세금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출시한 이후 고속성장을 이뤘지만 올 초 암초를 맞닥뜨렸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관문을 넘지 못하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자금을 유치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여기에 대형 핀테크사의 택스테크 시장 진출, 기득권인 세무사 업계와 갈등까지 자비스앤빌런즈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택스테크 시장에서 계속해서 1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까. 자비스앤빌런즈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비스앤빌런즈가 가진 실질적인 세금 데이터를 활용해 세법 불공정성 여부 등 국내 세금 시장을 연구하려고 한다. 더 나은 세금 환경에 도움이 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

정용수 자비스앤빌런즈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국내 1위 택스테크 업체로서 가진 데이터 장점을 활용해 연구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법 관련 개정이나 입법에 잘 쓰일 수 있도록 연구 리포트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정 대표는 삼쩜삼 서비스를 만든 주인공이다. 자비스앤빌런즈는 2020년 삼쩜삼을 세상에 내놓은 뒤로 고속성장을 이뤄왔다. 정 대표는 회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삼쩜삼을 개발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창업자인 김범섭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 자리에 올랐다.

◇개인화 세금 서비스 구축 한창…세금 로직 비슷한 일본진출 고려

정용수 대표는 삼쩜삼을 고도화하고 세금 관련 신사업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올해 초 자비스앤빌런즈는 한국거래소의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회사는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일부 나눠준 것으로 알려진다.

정 대표는 우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인화된 세금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수많은 사람이 세금신고를 해야 해서 많은 케이스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이 케이스들을 한 땀 한 땀 직접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머신러닝이나 AI같은 기술의 도움을 받아 고객이 소득이나 상황에 따라 개인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소득에 따라서 세무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 프로그램 내에서 세금 신고 및 환급이 해결 가능한 사람이 있다. 또 근로소득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업소득만 가진 사람도 있다. 정 대표는 “이들이 불필요한 화면을 거치지 않고 개인 맞춤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서비스 고도화를 기획했다”며 “지난해부터 세금 서비스를 4개 로직으로 나눠 효율적으로 구성했더니 결과는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삼쩜삼에서 다루는 세금 관련 공제 항목을 더 늘려 이용자 풀을 넓힐 계획이다. 정 대표는 “세법에서 제공하는 세금 감면법들이 많다”며 “월세 세액 공제, 중소기업 취업자 감면, 경력 단절 여성 복직 혜택 등이 포함되고 이를 이용자에게 알려줌과 동시에 공제를 받기까지 연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부양가족 공제항목도 세분화한다. 정 대표는 “사실 부양가족 공제는 소득과 관련이 없어도 누구나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항목이라 요건이 까다롭다”며 “가족 단위로 공제받을 수 있는 최적화 세금 로직을 구축해주는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의료 세금서비스와 일본 진출을 생각 중이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 세법이 일제시대 때 만들어졌는데 특히 소득세와 법인세는 일본의 세법을 그대로 가져왔다”며 “지금까지 삼쩜삼에서 했던 로직이나 방식이 잘 통하는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전·LG전자·쿠팡 거친 개발 전문가…기득권 갈등·경쟁업체 등장은 시장 커지는 과정

정 대표는 기득권 세력인 한국세무사회와의 갈등이슈가 생기고 경쟁업체들이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세금 환급 시장이 커지고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봤다. 그는 “현재 삼쩜삼과 사업을 연계한 세무사가 수백명이 되는데 상생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다”며 “결국 모든 업종이 IT 기술을 탑재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상생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 5월 ‘세무사 신고 서비스’를 출시하며 세무사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세금 납부를 원하는 이용자에게 삼쩜삼에 등록된 세무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세무사 입장에서는 삼쩜삼에 파트너 등록을 하면 새로운 업무 환경과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또 정 대표는 토스와 카카오뱅크 등 경쟁업체의 등장이 내심 기분 좋았다고 한다. 그는 “옆에 아무도 없이 혼자 길을 개척하면 오히려 헤맬 수 있다”며 “경쟁업체가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고 우리도 그를 보며 배울 수 있어서 하나의 산업으로 불리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977년생으로 삼성전자 온라인 서비스 개발팀, LG전자 개발팀 팀장, 쿠팡 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저 등을 거쳐 2019년 자비스앤빌런즈에 합류했다. 2021년부터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맡아왔으며 삼쩜삼 플랫폼 기획, 개발부터 서비스 운영까지 진두지휘했다.

그는 삼쩜삼의 장점을 ‘해결하는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정 대표는 “여러 플랫폼을 들여다보면 전문 영역의 문제를 소프트웨어가 직접 해결하는 방식이 아닌 대부분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등 보조적인 수단으로 많이 접근을 한다”며 “삼쩜삼은 세금 환급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결사 역할을 한다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고 전했다.

자비스앤빌런즈라는 회사의 전체 비전은 ‘숨겨진 자산을 찾아준다’는 내용이다. 정 대표 역시 세무가 이제는 전국민적인 서비스가 됐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진다. 그는 “이전에 전화로 음식을 시켜먹다가 이제는 어플리케이션(앱)으로 배달시켜 먹는 것처럼 세금시장이 활성화 돼 많은 이들이 편리하게 세금을 냈으면 좋겠고 환급받을 권리 역시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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