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하이브2.0]이재상, 하이브IM 비전은 '글로벌 종합 게임사'② 1000억 투자 유치 "글로벌 역량 입증", 수익성은 고민
이지혜 기자공개 2024-08-09 14:51:25
[편집자주]
'하이브2.0'이 베일을 벗었다. 하이브가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준비해왔던 새로운 경영전략이다. 하이브2.0의 중요성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K팝이 정점을 찍고 내림세를 걸을 일만 남은 게 아니냐는 시장의 의구심과 각종 이슈로 땅에 떨어진 하이브의 평판 등을 되살려내야 한다. 이에 하이브는 최근 대표이사까지 교체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하이브가 내놓은 청사진은 무엇일까. 더벨이 하이브의 전략과 속내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 내정자가 등판했다.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 등장했다. 이 대표가 하이브 수장 자격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이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하이브IM의 투자 유치 소식을 핵심적으로 다루며 게임사업의 청사진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하이브IM이 게임사로서 개발과 퍼블리싱 역량을 입증한 덕분에 최근 1000억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했다며 이를 발판으로 종합 게임사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구체화했다.
이 내정자는 하이브가 게임사업 등 여러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존과 다른 사업이 아닌 본질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익성은 숙제일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그만큼 소요되는 비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1000억 투자 유치,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 청사진
7일 하이브가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은 이 내정자와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가 함께 진행했다.
이 내정자는 컨퍼런스콜의 주요 안건으로 하이브IM의 성과와 투자 유치 소식을 전했다. 그는 “오랜 기간 준비한 테크 기반 미래 성장 사업에서 성과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가장 먼저 하이브IM에 대해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하이브IM이 최근 <별이 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을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스팀 등 글로벌 멀티 플랫폼에 안정적으로 론칭한 사례를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동시 오픈, 멀티 플랫폼 동시 론칭은 복잡한 기술과 조직적 요구를 동반하는 고도의 작업”이라며 “초기 일주일 동안 점검없이 원활하게 운영하면서 (하이브IM이) 뛰어난 게임 운영능력과 안정성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는데, 이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하이브IM을 종합 게임사로 육성하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이 내정자는 “하이브IM이 최근 메이커스펀드 주도로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를 통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게임 퍼블리싱과 개발부문에서 다각화를 이뤄 종합 게임사로서 역량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커스펀드는 2016년 만들어진 글로벌 펀드인데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을 영위하는 주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하이브IM이 첨단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을 음악과 게임 등에 접목,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작하는 데 주력하는 만큼 투자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메이커스펀드는 이번 투자에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이날 하이브의 공시에 따르면 메이커스펀드는 하이브IM에 82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메이커스펀드와 함께 하이브는 175억원, IMM인베스트먼트는 100억원을 투자해 하이브IM이 투자받는 총액은 총 1098억원이다. 주당 발행가액은 1040달러다. 달러당 1372.8원으로 환산했을 때를 가정해 산정한 수치다.
1차 납입일은 9월 6일로 이날 618억원이 하이브IM에 들어간다. 나머지인 480억원은 10월 31일 납입된다.
제이 치 메이커스펀드 창립 파트너는 “하이브IM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만한 게임 개발과 서비스 역량, 전문성을 갖췄다”고 말했다.
하이브IM은 <리듬하이브>와 BTS가 제작에 참여한 <인더섬 with BTS>을 선보이며 게임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마코빌의 <오즈 리라이트>와 플린트의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로 게임 퍼블리싱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게임사업 성장 ‘가속도’, 수익성은 ‘고민’
하이브는 게임사업 외형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게임 매출을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지난해 상반기보다 올 상반기 매출이 세 배 정도 증가했다”며 “게임 퍼블리싱만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기에 자체 개발 게임을 성공시켜야 할텐데, 이를 위한 파이프라인이 2026년부터 준비되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컨퍼런스콜 질의응답 시간에는 음악사업이 정체되어 게임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 내정자는 투자자의 이런 질문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음악사업의 부가가치는 아직도 낮기에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며 “음악과 게임은 둘다 IP(지적재산권) 기반의 확장사업인데 하이브는 IP 권리 비즈니스를 그 누구보다 잘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넥스트 엔터테인먼트로서 게임과 음악은 새로운 형태로 조합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 간의 융합을 만들어내고자 음악과 게임사업을 운영하는 것이며 글로벌 미래 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하이브의 강점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익성은 고민일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비용 등 각종 제반 비용이 늘고 있어서다. 이 내정자는 “게임사업 비용을 포함해 테크 기반 미래 성장사업에 들어간 비용이 하이브 영업이익률의 4%p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이브는 올 2분기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의 초기 마케팅 비용을 꼽았다. 하이브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원가는 394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4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로 매출 증가폭을 웃돈다. 여기에 판관비도 더 들었다. 올 상반기 하이브가 투입한 판관비는 195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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