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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S 출자 프리패스, VC 우수운용사]'미다스 손'? 투자한 포트폴리오 500개 면면은⑨두나무·야놀자·토스·직방 유니콘 발굴…플랫폼·바이오 기업 다수 포진

유정화 기자공개 2024-08-14 07:43:45

[편집자주]

국민연금공단(NPS)이 출자한 펀드로 우수한 운용성과를 기록한 벤처캐피탈(VC)은 ‘우수운용사’라는 타이틀을 획득한다. ‘높은 허들(IRR 12%)’을 넘어 실력을 입증하면 경쟁없이 큰 손인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을 기회를 얻는다. 정시출자에 비해 큰 금액을 출자 받을 수 있을뿐 아니라 출자자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전기를 맞이하는 만큼 의미가 상당하다. 국민연금의 우수운용사 수시출자 제도가 국내 VC 펀드 대형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더벨은 국민연금의 우수운용사 수시출자 제도의 의미를 짚어보고 우수운용사로 선정된 VC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 우수운용사는 벤처캐피탈(VC)사들 일종의 훈장이다. 여태껏 우수운용사로 선정된 VC는 10곳 밖에 되지 않는다. 국민연금 출자사업에 합격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내부수익률(IRR) 12%란 허들도 넘겨야 한다.

우수운용사라는 영예를 거머쥘 수 있게 한 이 펀드는 어느 벤처기업에 투자했을까. 비바리퍼블리카, 직방, 야놀자 등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이 눈에 띈다. 두나무, 몰로코, 액션스퀘어 등 포트폴리오에서 50배가 넘는 멀티플 성과를 냈다. VC 입장에선 이들 포트폴리오가 우수운용사로 선정되는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플랫폼, 바이오, 딥테크, 게임 등 고르게 분포된 경향을 띄었다. 다만 '잭팟'이라 부를 만한 회수 포트폴리오 성과를 안긴 기업은 플랫폼과 바이오 섹터에서 주로 나왔다. 2010년대 들어 플랫폼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2018년을 전후로 바이오붐이 일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유니콘 제조기' 우수운용사 펀드, 50배 이상 멀티플 '눈길'

우수운용사로 선정된 계기를 마련한 14개 펀드(미공개 하우스 펀드 제외)는 약 452곳에 투자했다. 펀드 포트폴리오 업체 수를 공개하지 않은 4개 펀드까지 합하면 투자한 기업은 500여곳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포트폴리오 면면은 화려하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두나무, 직방 등 유니콘 기업을 다수 발굴해 '유니콘 제조기'라는 평가도 있다. 특히 2010년을 전후로 결성된 우수운용사 선정 계기가 된 펀드들은 현재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플랫폼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대표적인 기업은 카카오가 있다. 시가총액 17조원 규모의 대기업으로 구분되는 카카오도 13년 전에는 벤처캐피탈로부터 운영자금을 지원받는 스타트업이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는 지난 2011년 카카오에 투자 단행했다. 재원으로는 '09-7 한국벤처조합제15호'가 활용됐다. 카카오에 투자한 40억원은 655억원으로 돌아왔다. 멀티플만 16.4배에 달한다. 한투파는 IRR 19%라는 양호한 성과로 해당 펀드를 청산, 결성금액의 2배가 넘는 1460억원을 국민연금 등 펀드 출자자들에게 돌려줬다.

한투파의 또 다른 펀드 '한국투자글로벌프론티어펀드제20호'를 통해서도 액션스퀘어에 투자해 55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약 2억원을 투자해 110억원가량 회수하는 성과를 냈다. '한국투자 핵심투자 레버리지펀드'는 몰로코에 투자해 55배에 달하는 멀티플을 기록했다.

유니콘 기업만 6곳을 배출한 펀드도 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을 통해 우아한 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휴젤에 투자했다. 해외 기업 중에서 오리스헬스(미국), 칼스젠(중국), 노브로커(인도)도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펀드를 통해 투자한 기업은 총 32곳이다. 펀드 수익률은 32.0%에 달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도 두나무를 비롯 직방,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기업에 투자했다. 펀드는 올해 청산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공정가치 평가금액을 반영한 예상 IRR은 33.8%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서 '잭팟'이 터졌다. 70배가 넘는 멀티플을 기록했다. 2017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을 이용해 구주와 우선주를 투자하며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업비트를 출시하려던 시기였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500억원으로 평가됐으나, 2021년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15개 펀드가 '픽'한 바이오 기업, 인기 비결은

우수운용사 선정 계기가 된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가장 돋보인 투자 섹터는 바이오다. 18개 펀드 중 바이오 기업이 담겨있지 않은 펀드는 3개에 불과했다. 2003년 결성된 '에스엘아이 3호 벤처조합', '국민연금 07-06 LG투자조합 12호', '국민연금07-4네오플럭스벤처조합'으로 정보통신(IT)·부품소재 산업에 투자하는 경향을 띈 펀드들이다.

포트폴리오별로 산업군을 구분하면 전반적으로 고른 경향을 뗬지만 바이오 섹터는 필수적으로 꼽는 경우가 다수였다. 한 VC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는 기술 성과를 입증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지만, 성장 잠재력이 크다 보니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 회수 성과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차전지, 인공지능(AI)와 같은 섹터가 투자처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바이오 기업은 2000년 이후 크게 두 차례 호황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이 우수한 수익률을 낸 건 '바이오붐' 영향도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한미약품 대규모 기술라이선싱을 기점으로 2017년 바이오 분야 창업은 최고조에 달했다. 2018년을 전후로 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을 비롯한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크게 뛰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이오 기업이 크게 관심을 끌었다.


18개 펀드가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살펴본 결과 △국내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 '리가켐바이오'(옛 레고캠바이오) △유전자 검사 전문업체 '디엔에이링크' △전자기기 부품 제조업체 '이엠텍' 등 3개 등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2개 기업이 바이오 기업으로 구분된다.

한투파는 리가켐바이오에 '한국투자 핵심역량 레버리지펀드', '한국투자 글로벌프론티어펀드 제20호' 2개 조합을 통해 팔로우온(후속투자)해 4.3배 멀티플을 기록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과 '09-9한미신성장녹색벤처조합'으로 투자했다.

우수운용사 선정 계기가 된 펀드를 통한 팔로우온 전략을 구사한 두 운용사는 업계 유일하게 3번 이상 우수운용사 펀드로 선정된 하우스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5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3번 선정됐다. 수시출자를 통해 결성한 펀드로 다시 높은 수익을 달성해 또 다시 우수운용사에 선정되는 ‘선순환’을 보였다.

이외에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유전체 검사 전문업체 디엔에이링크에도 팔로우온을 단행해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회사는 09-9한미신성장녹색벤처조합에서 투자를 단행하고 이어 2015년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을 통해 디엔에이링크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 100억원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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