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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랩스 공간AIoT 전환 점검]부동산에 IT 더한다, 플랫폼 기업 도약 '날개짓'①리조트 계열사에 '조경' 양도, 통합 출범 후 기술 집중…리얼티 'insite·inbase' 서비스 출시

신상윤 기자공개 2024-08-19 07:42:13

[편집자주]

HDC랩스가 올해 통합 출범 3주년을 맞는다. HDC아이콘트롤스(건설IT)와 HDC아이서비스(부동산 자산관리) 합병 이후 공간 AIoT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더불어 IT 기술을 기반으로 HDC그룹의 미래 먹거리와 성장 동력을 찾는 과제를 안고 있다. 향후 그룹 승계구도에서 중추적 역할도 예상된다. 더벨은 HDC랩스의 사업 전환 진행 상황과 미래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랩스는 '리디파인(Re:define)'이란 슬로건을 사용한다. 공간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겠다는 포부이자 공간과 삶, 미래를 새롭게 정의하겠다는 의지다. 건설 중심의 HDC그룹이 단순히 짓는 행위를 넘어 자산 가치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사업 저변을 넓힌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HDC랩스가 HDC그룹을 넘어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공간 AIoT 플랫폼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이유다. 올해 12월이면 출범 3주년을 맞는 가운데 IT 인력을 대거 늘리면서 공간 크리에이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IT 부문인 조경 사업을 HDC그룹 다른 계열사로 떼어내는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HDC랩스, 비IT '조경' 양도…합병 편입 이후 IT 기술 강화 목적

HDC랩스는 오는 10월 초 조경 사업부문을 HDC리조트에 이관한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목적이다. 매각 대상은 조경 사업 관련 자산과 부채, 근로자 등 일체다. 조경 사업이 HDC랩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다. 자산은 HDC랩스 연결 기준 0.49%에 그치며, 매출액으로 따지면 6063억원 가운데 545억원(9%) 수준이다.

HDC랩스의 조경 사업 이관은 IT 역량 강화와 맞물린 행보로 풀이된다. AI 등 IT 기술을 통해 공간 AIoT 플랫폼 기업 전환에 나선 HDC랩스로선 비IT 사업인 조경은 다소 이질적인 측면이 없지 않았다. HDC그룹 건설업과 조경을 빼놓을 순 없지만 IT를 전면에 내세운 HDC랩스 특색을 살리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조경 사업은 진입장벽도 높지 않아 경쟁이 치열하다는 단점도 있다. 이는 곧 사업 관리에도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HDC랩스 조경 사업은 매출액 545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매출액은 7.7% 줄어든 규모다. 영업이익률도 2.8% 수준으로 높은 편은 아닌 만큼 힘을 쏟기엔 부담도 적지 않다는 해석이다.


반면 조경 사업을 넘겨받을 HDC리조트는 리조트 및 골프장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만들기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조트나 골프장 내 조경 수요도 많은 만큼 HDC그룹 내에서도 사업적 전문성 강화에도 HDC랩스보단 HDC리조트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조경 사업은 현재 '디플로라(D'Flora)'라는 브랜드를 적용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HDC랩스가 애당초 조경 사업을 영위하게 된 계기는 2021년 12월 합병 출범이다. HDC그룹은 건설 IT 서비스 전문기업 HDC아이콘트롤스에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기업 HDC아이서비스를 흡수 합병시켜 지금의 HDC랩스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HDC아이서비스 조경 사업이 HDC랩스로 편입됐다. 다만 이번 매각 결정으로 약 3년 만에 조경 사업은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HDC랩스 사업 확장 전략

◇HDC랩스, 공간 AIoT 플랫폼 주력…리얼티 부문 '인사이트·인베이스' 출범

HDC랩스 뿌리는 양 갈래로 나뉜다. IT 관련 서비스를 영위하는 HDC아이콘트롤스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담당하는 HDC아이서비스다. 우선 HDC아이콘트롤스는 1999년 설립된 현대정보기술의 IBS사업부가 모태다. 이후 현대산업개발의 기전 부문 등이 편입되면서 HDC아이콘트롤스는 건설 IT 전문기업으로 도약했다.

HDC아이서비스는 1992년 설립된 FMK를 시작으로 인테리어 사업과 조경 사업, 원격 중앙 관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등에 진출하며 사세를 키웠다. 이후 HDC그룹은 2021년 12월 HDC아이콘트롤스가 HDC아이서비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HDC랩스를 출범시켰다. 당시 HDC아이콘트롤스와 HDC아이서비스 합병 비율은 1대 0.671로 산정되면서 IT사업의 미래 가치에 더 큰 힘을 실었다.

▲HDC랩스 상업건물시설관리 FM 플랫폼 '인사이트(insite)' 개요도

합병 기일을 기점으로 올해 12월이면 HDC랩스는 출범 3주년을 맞는다. 수십년을 각기 다른 영역에서 성장했던 사업부문이 한데 모인 만큼 이른 시간 내 성과가 나기엔 짧은 기간이다. 그럼에도 통합 출범 후 HDC랩스는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IT 기술인력을 대거 채용하면서 공간에 대한 AIoT 기술 접목의 기술 발전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합병 후 대표적인 플랫폼은 리얼티 사업부문의 상업건물시설관리(FM) 서비스 '인사이트(insite)'다. HDC랩스 인사이트 플랫폼은 KB국민은행(시설·미화·주차)과 쿠팡 물류센터(미화·방역),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시설·미화·총무 일반) 등 유수의 기업 건물들에 도입됐다.

기존 인력을 투입해 관리했던 건물을 데이터 및 전산화로 통합 관리하는 내용이 골자다. 통합관제센터에선 사람의 주관적 판단이 아닌 표준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물 내 다양한 상황을 모니터링 및 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한다거나 발생한 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등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HDC랩스는 이를 상업건물에서 주거건물로 확대한 플랫폼 서비스 '인베이스(inbase)'로도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건물 관련 자동화와 소방전기, 기계설비 등을 통합 관리하는 지능형빌딩시스템(IBS) 등은 HDC그룹 내 주요 건설 프로젝트와 맞물려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홈네트워크 시장은 주거 환경에서도 IT 기술 도입의 증가에 힘입어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통신과 IT 기술을 접목한 홈네트워크 시장에선 공간 AIoT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키울 계획이다.

홈네트워크 시장은 분양 경기 위축과 달리 기존 단지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20년 78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2025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시장 선점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은 인력 고용이다. 올해 상반기 말 HDC랩스 기술 연구소 인력은 67명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6%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HDC랩스는 올해도 IT 분야 인력들을 추가 확보해 관련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소 아쉬운 측면은 사업 성과의 도출 여부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 하면서 시장이 둔화된 영향도 한몫했다. HDC랩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2881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6.8%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역성장한 상황이다.

▲HDC랩스 2024년 수주 목표액 및 매출 목표액.

HDC랩스는 통합 출범 후 조직 효율화와 IT 인력 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시장이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HDC랩스 경영 목표도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올해 수주 목표액은 7209억원, 매출액은 6639억원이다. 지난해 경영 실적과 비교하면 수주 목표액은 12.8%, 매출액은 9.5%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까지 거둔 매출액이 2881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목표치 달성이 녹록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많진 않지만 10월 이후부터는 조경 사업도 매출액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다행히 계열사 HDC현대산업개발이 하반기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 분양과 착공 등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대형 사업장인 만큼 HDC랩스도 대형 사업장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DC랩스 관계자는 "AI 등 IT 연계성이 낮고 매출 대비 이익률 변동이 큰 조경 사업을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HDC리조트에 이관한 것"이라며 "상업용 및 주거 시설 관리 서비스를 비롯해 공간 AIoT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력 채용과 사업 고도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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