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thebell interview]남보현 대표 "임팩트투자 생태계 주춧돌 역할 할 것”에이치지이니셔티브, 현대해상 손자회사…올해 400억 펀드레이징 목표

이채원 기자공개 2024-08-20 07:27:01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속가능한 투자를 하는 목표는 결국 자본시장에서 더 많은 돈이 긍정적으로 쓰이게 만드는 것이다. 좋은 성과를 내면서 임팩트 투자가 누구나 접근 가능한 투자 방법론임을 증명하고 싶다.”

남보현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에이치지이니셔티브는 2014년 현대가 3세 정경선 대표(현 현대해상 최고지속가능책임자)가 세운 회사로 현대해상의 금융 계열사다. 지속가능성 투자 생태계의 기반을 다지는 주춧돌 역할을 이어간다는 사명을 내세웠다.

남 대표는 1980년생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 LG전자를 거쳐 SK의 사회 공헌 전문 재단인 행복나눔재단에서 투자 검토 업무 및 기업 밸류업을 위한 육성 업무를 수행했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업에 주도적으로 투자하고 싶어 2016년 에이치지이니셔티브에 실무자로 합류했다. 이후 2020년 5월부터 지금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내년 1500억 AUM 목표…기후테크·인구구조 변화·기술 발전 대응 영역 주력 투자

에이치지이니셔티브는 올해 적극적으로 펀드레이징을 이어갈 방침이다. 남 대표는 “자본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계속해서 흘러가게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펀드를 꾸준히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8월 기준 하우스의 운용자산(AUM)은 906억원이다. 올해 총 400억원 규모 펀드레이징에 도전하며 내년에는 1500억원까지 AUM을 키울 계획이다. 에이치지이니셔티브는 지난 6월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 중진(복지)계정 사회서비스 분야에 6대1 경쟁률을 뚫고 최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기도 했다. 50억원 출자액으로 최소 7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한다.

에이치지이니셔티브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2019년에 HGI-시몬느 임팩트 제1호 창업벤처전문 PEF를 처음 결성함에 따라 아직 2년 내로 회수가 다가오는 펀드는 없다. 남 대표는 하우스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임팩트 투자에 대한 정의가 생소하던 2014년부터 자본시장에서 ‘임팩트’라는 개념을 새겨왔다”며 “기업의 재무제표에 숫자로 표현되지 못한 영향력을 지속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표현해왔다”고 전했다.

하우스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투자부터 ESG 통합 투자, 임팩트 투자까지 다양한 지속가능성 투자를 전개한다. 네거티브 스크리닝 투자는 특정 산업, 제품군 혹은 운영방식을 가진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는 투자방법이다. ESG 통합 투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문제의 해결을 미션으로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특히 ‘지속가능성 위원회’를 통해 포트폴리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관리하고 투자심사부터 사후관리까지 투자 단계별로 지속가능성을 들여다보기 위한 프로세스를 갖췄다는 점은 하우스가 가진 차별점이다.

하우스는 아직 청산펀드는 없지만 다수 유망 기업을 발굴했다. 메디픽셀과 째깍악어는 남 대표가 발굴한 대표 포트폴리오다. 메디픽셀은 AI를 의료기기에 접목해 진단 및 시술을 돕는 솔루션 기업이다. 심혈관 중재 시술 시 폐쇄된 혈관의 모양과 크기를 정량화하고 기능적인 착의 정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AI 기반 영상 처리 기술 및 의료 도구 제어 솔루션을 개발한다.

남 대표는 최첨단 강화학습 기술을 적용해 불필요한 심혈관 질환 시술과 합병증을 줄이고 진단과 치료의 혁신으로 인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메디픽셀에 주목했다. 2018년 첫 기관투자를 진행했고 첫 투자 시 기업 가치를 기준으로 부분회수를 통해 멀티플 8.2배라는 성과를 냈다.

째깍악어는 만 1세부터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남 대표는 “아이 돌봄이라는 사각지대에서 정말 돌봄이 필요한 양육자들에게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함과 동시에 고객 뿐만 아니라 아이 부모, 선생님 등 아이 돌봄에 엮여 있는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서비스 설계를 치밀하게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해 투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우스는 째깍악어에 2017년 2월 첫 기관투자로 참여했고 2018년 팔로우온 투자도 단행했다. 투자 시 기업가치 기준으로 보면 현재 멀티플 48배가 넘는 수익이 예상된다.

이외에도 에이치지이니셔티브에서 발굴한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미디어, 비대면진료 어플 닥터나우, 풀필먼트 테크 스타트업 두핸즈, 식이요법 연구기업 닥터키친 등이 있다.

남 대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투자를 검토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 가지는 고령화, 지구온난화 등 사회문제이고 다른 한 축은 스타트업의 시장성이다”라며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기후테크와 인구구조의 변화, 인공지능(AI)·로보틱스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파생되는 변화에 대응하는 영역을 주력해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우스는 향후에도 기후 변화 및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야기될 수 있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최근 친환경 산업용 냉각 장치를 개발하는 차고엔지니어링에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차고엔지니어링은 프레온 가스와 과불화화합물(PFAS)을 각각 헬륨과 공기로 대체해 환경 오염 예방 및 인류 건강 유지에 기여한다. 일반적으로 냉각과 온도 유지를 위한 순환에는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프레온 가스와 PFAS가 사용된다.

◇‘펀드 출자·투자사 연계’ 현대해상 협력 늘어…정경선 창업자 임팩트 가치관 도움

에이치지이니셔티브는 지난해 현대해상의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현대해상이 지난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자회사 현대씨앤알(C&R)은 에이치지이니셔티브를 222억원에 인수했다. 에이치지이니셔티브는 현대씨앤알이 지분율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에이치지이니셔티브는 현대해상으로부터 펀드 출자금을 지원받는 것에 더해 포트폴리오사에서 필요한 보험 연계까지 도울 수 있도록 협력 사례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다음 달 결성예정인 70억원 규모 모태펀드 사회서비스 펀드에 현대해상이 20% 가량 자금을 출자한다.

남 대표는 “실제로 현대해상의 관계기업으로서 협력이나 논의를 기대하고 온 헬스케어 기업들도 다수 있었다”라며 “째깍악어가 배상책임보험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현대해상에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연결해준 것처럼 포트폴리오 기업에서 필요하다면 현대해상과의 협력을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남 대표가 하우스 합류를 결정하게 된 계기에도 현재 현대해상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정경선 창업자의 안목이 있었다. 그는 “SK행복나눔재단에서 두핸즈라는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정경선 창업자가 두핸즈를 발굴하고 투자했다는 것을 알고 하우스에 믿음이 갔다”며 “박찬재 두핸즈 대표는 초반에 노숙자를 위한 사업을 하다가 지금의 물류 사업까지 만들어낸 인물로 박 대표의 진정성 있는 투자 스토리에 기업의 성장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 창업자의 임팩트 가치관은 남 대표가 회사를 경영하는데 있어 나침반 역할을 한다. 남 대표는 “골대에 공을 넣고 골대를 흔들고 싶은 것처럼 수익과 성과를 빨리 내야할 것 같은 고민이 있을 때 정 창업자는 ‘우리의 골대는 여기다’라고 짚어주는 분이다”라며 “지금도 가끔 만나 임팩트 투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