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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자산신탁, 수면 위로 떠오른 부실채권 리스크 396억 규모 경주 차입형 사업장, 신탁계정대 증가세…상반기 940억대 영업손실

신상윤 기자공개 2024-08-22 07:44:09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자산신탁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발사업이 원활하지 않았던 사업장 한 곳이 부실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교보자산신탁을 포함해 부동산신탁사들이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 이슈가 확대될 전망이다. 교보자산신탁은 유동성 확보를 통해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으나 당분간 재무부담을 피할 순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자산신탁은 최근 토지신탁 관련 채권에 대한 자산건전성 평가 과정에서 396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인식했다. 직전 분기 자기자본의 10%를 초과하는 규모다. 부동산신탁사는 결산 시점마다 보유하고 있는 자산들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고정 이하 자산은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다.

이번 부실채권은 경주에서 차입형 토지신탁 방식으로 개발하려던 건이다. 회계 가결산 과정에서 토지는 감정평가가 가능해 고정으로 분류됐지만 나머지 채권은 회수의문으로 평가돼 부실채권으로 분류됐다. 분양 시장 침체가 여전한 데다 건설 경기도 악화돼 있는 영향으로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양새다.

부동산신탁사들은 지난 몇 년간 차입형 및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방식의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많은 이득을 거뒀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신탁사에 자산 분류 강화와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배경이다.

교보자산신탁도 부동산 PF 리스크에서 자유롭진 않은 상황이다. 채권의 건전성 평가를 통해 5단계로 나눠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데 분기마다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재무제표에서 엿볼 수 있는 대목은 매출채권 가운데 신탁계정대와 대손충당금 계정이다.

올해 상반기 말 교보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5574억원이다. 지난해 말 4404억원 수준이던 신탁계정대는 반년 만에 26.6% 증가했다. 2022년 말 신탁계정대는 1580억원에 그쳤다. 차입형이나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에 투입하고 있는 자금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손충당금도 증가하고 있다. 공사를 마친 뒤 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지만 결산 시점에선 쉽지 않다고 분류한 자산이다. 올해 상반기 말 대손충당금은 231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1029억원 수준에서 124.4% 증가한 수준이다. 신탁계정대 가운데 대손충당금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23.4% 수준이었던 이 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41.4%까지 늘었다.

자산 분류를 보수적으로 한 배경도 있겠지만 재무관리 측면에서 중요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의미한다. 대손충당금 설정 증가는 경영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올해 상반기 교보자산신탁 영업수익(매출액)은 57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하지만 대출채권 관련 대손상각비가 올해 들어 급증하면서 영업손실이 9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59억원의 흑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꺾인 것이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341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분기 들어 적자가 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도 727억원에 달하는 등 수익성 악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교보자산신탁은 올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차입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360억원에 그쳤던 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말 1363억원 상당으로 크게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등 신탁계정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차입을 늘려서라도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신탁사 재무건전성을 엿볼 수 있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과도 직결된다. 교보자산신탁 NCR은 올해 상반기 말 890.78%로 금융당국 최소 권고기준인 150%를 웃돈다. 다만 지난해 말 1306%이었던 NCR은 올해 1분기 말 1143%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말에는 분기마다 하향 조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들이 최근 보수적으로 자산 분류를 하면서 충당금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하면 다시 환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위험 자산이 늘어나면서 NCR 같은 비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부동산신탁사들이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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