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에는 고정관념 타파, 파격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는다. 시몬스가 그동안 선보인 광고들, 공간을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수식어에 고개가 끄덕여진다.일반적으로 기업들의 광고 공식은 유명인과 제품이다. 스타를 통해 화제성을 이끌고 제품을 최대한 많이 노출하도록 한다.
하지만 시몬스의 광고에는 침대도, 스타도 없다. 지하철, 마트 등을 배경으로 삼는다. 얼핏 보면 공익광고 같기도 하다. 대신 마지막 시몬스의 슬로건인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문구로 끝난다.
지난해 팝업으로 운영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에서는 침대가 없는 파격 마케팅을 펼쳤다. 정확하게 말하면 침대를 팔지 않았다. 식료품 잡화점을 의미하는 그로서리 스토어에서 그렇다고 야채를 파는 것도 아니었다.
1층에는 이색적인 굿즈를 팔고 2층에서는 지방 유명한 식당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3층은 시몬스의 디지털 아트를 전시했다. 당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점은 오픈런을 이끌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경기도 이천에 가면 시몬스가 만들어 놓은 작은 마을이 있다. 시몬스 침대 연구소인 수면연구 R&D 센터, 공장인 '시몬스팩토리움' 그리고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가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편하게 누워볼 수 있도록 쇼룸에 시몬스의 매트리스, 침대를 쫙 진열해 놓았다.
침대를 살 때 진짜 자는 것처럼 꼭 누워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는데 아마도 이런 뜻이 반영된 쇼룸 운영이 아닐까 싶다. 판매 직원들 눈치 보지 말고 편안하게 누워 보라고 넓은 공간에 여유있게 침대를 배치해 놓았다.
2층에는 전시, 시몬스 박물관 그리고 카페, 농구 경기장도 마련돼 있다.
시몬스의 파격 행보 중심에는 안정호 대표가 있다.
안 대표는 에이스침대공사 창업자인 고 안유수 에이스경암 이사장의 차남이자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의 동생이다.
1992년 안유수 회장은 경쟁자인 시몬스 침대를 인수했다. 그리고 1998년 둘째 아들인 안 대표에게 맡겼다. 광고, 공간 모두 안 대표 손에서 나왔다. 심지어 대부분의 가구 및 침대 기업들이 고수하는 대리점 영업방식을 과감하게 손질했다.
대리점이 아닌 전부 직영점으로 전환했다. 단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체험에 초점을 맞춰 고객들에게 시몬스가 스며들도록 경영활동을 하는 이유다.
그동안 시몬스는 에이스침대의 동생 불리우며 그늘에 가려있었다. 하지만 작년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에이스침대를 제쳤다. 안 대표가 추진한 프로젝트들이 이제 빛을 발하며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 대표가 기획하는 시몬스의 다음 프로젝트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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