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은 지금]M&A 불발 '성장통', '푸드체인시스템' 연결고리 강화①매출 하락세 지속, 인수합병 통한 몸집불리기 대신 내실다지기 방점
윤종학 기자공개 2024-08-30 07:40:41
[편집자주]
하림그룹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야심차게 뛰어들었던 HMM 인수전이 올해 초 무산되며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매출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생산성 개선과 유통 플랫폼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을 키우고 사업 포트폴리오 리빌딩을 통해 다소 느슨했던 수직계열화 연결고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더벨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위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하림그룹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사료, 돈육 육계 등 축산산업을 근간으로 성장해왔으며 유통업, 해상운송업 등을 통해 그룹 외형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그룹 지주회사인 하림지주를 중심으로 상장사 4곳, 비상장사 66곳 등 총 70곳의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다.하림그룹은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인수합병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지난해 말에도 HMM 인수 전에 뛰어들며 또 한번의 외형성장을 기대했었다. 다만 올해 초 해당 딜이 불발에 그치며 내실다지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신규 인수대상 등 성장동력을 발굴하기까지 본업 경쟁력 제고 및 포트폴리오 리빌딩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MM 인수 불발로 사업확장 휴지기, 매출 2년 연속 축소
하림지주의 2024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하림그룹의 상반기 매출액(내부거래 조정 후)은 5조7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조1441억원) 대비 6.2% 감소한 수치다. 사업부문별로는 유통(5.5%), 기타(29.2%) 등을 제외한 해운(-2.1%), 사료(-17.3%), 식품(-5.0%) 등이 전년 대비 매출 감소를 겪었다.
하림그룹의 매출 성장세가 꺾인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2000년 이후 매출이 꾸준히 성장해오던 하림그룹은 2022년 매출 16조3600억원을 달성한 뒤 2023년 14조9190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올해 초 불발된 HMM 인수가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앞서 하림그룹이 2000년대 줄곧 외형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데는 사업다각화 및 해외 신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며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2007~2008년 축산기업 선진과 대상팜스코를 인수하며 약 3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됐고 2011년 미국 닭고기 기업 앨런패밀리푸드 등을 인수하며 2014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가장 드라마틱한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은 2015년 팬오션을 계열사로 편입하면서다. 해운사업이라는 새로운 매출처가 생기며 7조원대였던 매출이 2022년 16조원대까지 불어나는데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을 보면 해운사업이 34.8%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HMM 인수로 또 한번의 외형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던 셈이다.
하림그룹은 지난해말 HMM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하림그룹 자산규모보다 HMM의 자산규모가 훨씬 커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인수만 완료되면 하림그룹이 단숨에 재계 10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던 기회이기도 했다. 다만 올해 2월 초까지 자금조달 방안, 경쟁력 강화 방안 등에서 산업은행 및 해양진흥공사 등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매각협상이 결렬됐다.
최종협상까지 진행됐던 인수전이 무산된 만큼 당분간 사업 확장 계획도 멈춰설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운송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HMM 인수를 시도했지만 결렬된 상황이고 추가 인수 합병 계획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원료부터 판매까지" 푸드체인시스템 보강, 수익성 개선 움직임
하림그룹은 HMM 인수 불발을 딛고 기존 사업군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리빌딩을 통해 이미 연결된 식품가치사슬(Food Chain System)의 고리를 견고히 하고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하림그룹의 종합식품기업 진화의 핵심은 식품가치사슬을 통한 계열화다. 곡물-해운-사료-축산-도축가공-식품제조-유통판매 등 원료조달부터 판매까지의 모든 과정을 통합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각 과정별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것도 선행되야할 요건이지만 결국에는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비용 효율화 등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핵심인 셈이다.
이에 하림그룹은 2018년 하림지주를 설립해 단일 지주사 체제를 본격화한데 이어 기존 계열사간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앞서 2019년 하림산업과 하림식품 합병과 2022년 하림과 그린바이텍 합병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리빌딩 과정은 올해 맥시칸과 하림유통을 합병을 통해서도 이어졌다. 맥시칸은 올해 6월 하림유통을 흡수합병했다. 지난해 2월 하림산업과 HS푸드가 합병한 이후 1년 4개월여만의 리빌딩이었다. 이번 합병 역시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중간유통사 역할을 하던 하림유통을 맥시칸에 흡수시켜 불필요했던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하림그룹의 매출 성장은 꺾였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리빌딩을 통한 수익성 개선은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2024년 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6.2%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5% 증가했다.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2022년 2분기 3131억원에서 2023년 4분기 439억원까지 하향 곡선을 그렸다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751억원, 1997억원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하림그룹은 푸드체인시스템 확장을 통해 운송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며 "그럼에도 농식품 기업이라는 근간은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해당 사업부문의 수익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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