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경쟁사 추격' 브이엠, 차세대 식각장비 개발 SK 투자 재개 기대, 극저온 식각·원자층 식각 등 미래 준비
김도현 기자공개 2024-08-29 10:19:46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식각 전문업체 브이엠(구 에이피티씨)이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의 투자 재개 분위기에 맞춘 움직임이다. 해외 경쟁사와 동등한 성능을 갖추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28일 업계에 따르면 브이엠은 3세대 폴리실리콘 식각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최종 공정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완료되면 소자업체와 협력해 양산을 진행할 예정이다.
식각은 반도체 8대 공정 중 하나로 노광 과정이 끝난 뒤 회로 패턴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방식은 크게 폴리실리콘, 메탈, 옥사이드 등 3가지로 나뉜다. 폴리실리콘은 실리콘층, 메탈은 알루미늄·텅스텐 등 금속 막질, 옥사이드는 절연막을 깎아낸다.
이번에 브이엠이 개발한 제품은 종횡비(식각 깊이를 식각 밑변으로 나눈 값)를 높이는 데 적합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종횡비일수록 깊게 파낼 수 있다는 의미로 첨단 공정의 필수 요소다.
브이엠은 신작에 대해 "2세대인 '레오(Leo) WH' 대비 모든 면에서 우월한 공정 성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브이엠은 폴리실리콘 식각 '레오', 메탈 식각 '나르도' 등 시리즈를 생산하고 있다.
나르도의 경우 국내에 이어 해외 고객과 데모 장비를 돌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을 잘 끝내면 정식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르면 내년부터 납품이 예상된다. 특히 메모리가 아닌 시스템반도체 기업이라는 점에서 성사 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식각 부문은 미국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등 외국기업이 주도해왔다. 삼성전자는 세메스, SK하이닉스 브이엠 등으로 일부 대체하긴 했으나 외산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브이엠은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면서 SK하이닉스 내 점유율을 높이고자 한다. 다만 지난해 반도체 불황 속에서 브이엠이 SK하이닉스향으로 준비한 장비 재고가 쌓인 바 있다. 이를 해결해야 SK하이닉스와의 협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브이엠은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R&D)도 이어가고 있다. 극저온 식각장비가 대표적이다. 기존 식각 공정은 영상 0~30도의 온도에서 이뤄진다.
고성능 반도체로 갈수록 미세하고 깊게 식각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영하로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영하로 가면 식각 가스가 응결되면서 이온 투입 속도가 빨라지고 균일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등장한 개념이 극저온 식각이다. 램리서치와 TEL은 주요 반도체 제조사와 관련 설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브이엠도 식각 후발주자로서 극저온 식각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2세대 폴리실리콘 식각장비에서 극저온 칠러를 적용한 모델을 구현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극저온 식각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브이엠은 원자층 식각(ALE), 원자층 증착(ALD) 장비 등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걸 계획하고 있다. 기존 식각 및 증착 대비 초미세 공정 구현이 가능하고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성능, 수명 등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평가다. 난도가 높아 아직 적극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금양그린파워, 보은연료전지 발전소 준공식 개최
- [아시아 크립토 생크션 리스크] 금융허브의 상반된 행보…열린 홍콩 vs 닫힌 싱가포르
- [다우기술은 지금] IT로 내디딘 첫 발, 금융으로 발걸음 이동
- '내포 유보라 마크에디션', 서해선 운행 호재 만났다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 이사회 내부분열, 집중투표제 반대표 나왔다
- [바이오 스톡 오해와 진실]'블록딜 유탄' 루닛 대표의 약속 "20억 이상 매도 사전공시"
- '아이파크 더리버' 개장 예고, '고덕 비즈밸리' 시너지
- [동국생명과학 IPO In-depth]오너 참여 이사회, 견제기능 높인 '사외이사·소위원회'
- [호황기 전선업계 톺아보기] '다시 뛰는' 대한전선, 해저케이블로 새 판 짠다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AK홀딩스, 상환능력 출발점은 제주항공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퀄컴 수주 무산' 삼성, 2·3나노 전제조건 '엑시노스'
- [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하나마이크론, 2.5D 패키징 파일럿 라인 구축 '승부수'
- [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삼성 후폭풍' 하나마이크론, 엑시노스 공백 극복 관건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국산 전기차·배터리 '비상', BYD·CATL 침투 가속
- [thebell interview/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하나마이크론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5위권 진입 목표"
- [삼성·SK 메모리 레이스]'클라우드 1위' 아마존, HBM 큰손으로 급부상
- [LG이노텍 문혁수호 1년]아픈손가락 전장사업, 사상 첫 '연간 흑자' 가시권
- [LG이노텍 문혁수호 1년]신성장동력 FC-BGA 성과 미미, 내년도 '물음표'
-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 "경영진단실 역할 지켜볼 것"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 '팹리스 대국' 공략 차질, 토종 파운드리 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