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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은 지금]하림산업 'HMR' 경쟁력 확보 집중, 실적 부담 여전③HMR시장 후발주자 한계, 전사적 지원 불구 고전

윤종학 기자공개 2024-09-03 07:36:17

[편집자주]

하림그룹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야심차게 뛰어들었던 HMM 인수전이 올해 초 무산되며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매출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생산성 개선과 유통 플랫폼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을 키우고 사업 포트폴리오 리빌딩을 통해 다소 느슨했던 수직계열화 연결고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더벨이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위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하림그룹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은 과거 축산 중심의 식품사업에서 벗어나 HMR(가정간편식) 시장 진입 등으로 식품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식품부문의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모델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하림산업을 중심으로 더미식 등 HMR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HMR 시장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넘기 위해 마케팅 비용 등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며 수년째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고 있어 부담이 더해가는 형국이다.

◇HMR사업 핵심 하림산업에 '합병·유증' 전사적 지원

하림그룹 식품부문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HMR 영업에 진출해 수익원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HMR 시장은 1~2인 가구 증가와 급속한 급속한 고령화 등 사회 구조적 변화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이에 하림그룹은 기존에 갖추고 있는 축산소재 사업을 기반으로 HMR 사업을 전개해 시너지를 일으키겠다는 방침이다.

식품부문의 신규 사업인 HMR을 주도하는 계열사는 하림산업이다. 하림산업은 2012년 2월 설립된 기업으로 전라북도 익산시 중앙로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20년 280억원을 투자해 육가공 2공장을 준공해 HMR 제품을 지속해서 생산하고 있다. 2021년 첫 선을 보인 '더미식'에 이어 2023년 3월 스트릿푸드 전문 브랜드 '멜팅피스'를 선보이며 HMR 브랜드를 확장 중이다.


하림그룹은 HMR 시장의 안착을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하림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림그룹은 2019년 12월 하림산업과 하림식품을 합병해 식품사업을 개시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 이후 2023년 2월 즉석밥 제조사 HS푸드를 흡수합병하며 상품군을 확장했다. HMR 사업 확장을 위한 계열사를 하림산업으로 모으고 있는 셈이다.

또한 HMR 사업을 시작한 이후 7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실탄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 초기 진입에 따른 운영자금 등을 전사적으로 지원하는 모양새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엔에스쇼핑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초기 자금지원을 도맡았다.

이후 엔에스쇼핑의 투자사업부문인 엔에스지주가 하림지주에 흡수합병되며 하림지주가 하림산업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2023년 2월, 7월, 10월 등 3차례에 걸쳐 총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올해 1월에도 추가로 300억원을 유상증자했다. 불과 4년여만에 약 2000억원의 자금이 하림산업에 투입된 셈이다.

◇HMR시장 안착 난항, 순손실 지속 부담

하림그룹이 하림산업에 전방위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HMR 시장 안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전체 식품 매출이 점차 나아지곤 있지만 라면, 즉석밥 등의 매출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영업손실도 지속되고 있다. 하림산업이 마케팅에 비용을 대거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림산업의 올해 상반기 식품 매출은 3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90억원) 보다 1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다만 냉동식품과 조미식품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영향이 컸고 오히려 면과 쌀가공 식품은 각각 14.2%, 17.5%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미식 브랜드가 매출에 기여하는 부분이 여전히 미미한 셈이다.

면과 즉섭밥 부분의 생산가동률도 반년 사이 뒷걸음질했다. 2023년 52.18%였던 면 생산 가동율은 올해 상반기 35.3%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즉석밥도 90.99%에서79.14%로 11%포인트 낮아졌다. 판매가 부진하며 공장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이 역시 낮아진 것이다.

더미식 등 HMR사업이 궤도에 오르지 못하며 실적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하림산업은 2022년 11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023년에도 1354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손실을 냈다. 하림그룹이 매년 IR자료에서 언급했듯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 영향이 컸다. 하림산업 판관비는 2022년 348억원에서 2023년 64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마케팅비가 늘고 있지만 HMR 시장점유율면에서는 하위권에 머무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3 식품 등의 생산실적'에 따르면 하림의 면류 국내판매액은 219억원으로 집계돼 15위권에 머물고 있다. 1조3000억원을 판매한 농심과 비교하면 1.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기존 제품 대비 고가로 HMR 제품군을 출시한 전략이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미식 제품은 출시 때마다 경쟁사 제품 대비 높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선보인 짜장라면도 경쟁사 대비 3배 넘게 높은 가격에 출시됐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출시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가격에 관한 부분도 식품의 본질인 맛을 위해 양질의 원재료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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