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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씨엘, '돈버는 바이오' 겨냥…사업목적 무려 47개 추가 김소연 대표 신사업 설명회, 원천기술 활용한 사업 다각화로 실적개선 총력

정새임 기자공개 2024-08-29 08:29:44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씨엘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을 무려 47개를 추가한다. 기존 진단사업과 관련된 의료기기 사업부터 유아용품 제조, 가공식품 도·소매업, 사료와 섬유 사업 등 연관성이 떨어져 보이는 사업까지 대거 포함시킨다.

올해 상반기 자금조달 이슈를 해소하는데 집중했던 피씨엘은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천기술을 활용해 제조 가능한 모든 제품을 판매해 실적을 올리겠다는 의지다. 그 중에서도 해외 수출 기회가 열려있는 다중 혈액 스크리닝을 중점 사업으로 꼽았다.

◇상반기 조달 이슈 마무리…적자 해소 과제

피씨엘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별관에서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한 신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김소연 피씨엘 대표(사진)가 마이크를 잡았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대체투자그룹 GEM으로부터 약속받았던 약 300억원 규모의 투자가 무산된 후 피씨엘은 다른 투자자를 찾는데 반 년을 소모했다. 이미 300억원의 유상증자 공시를 한 터라 발행주식수·발행가의 20% 이상 변경될 경우 금융기관의 제재가 이뤄진다. GEM이 실질적으로 투자한 100억원 외 140억원의 추가 투자유치가 필요했다.


피씨엘은 김 대표 가족 소유 기업이었던 제이에스앤파트너스로부터 100억원, 에프앤지로부터 40억원을 유치해 자금유치 문제를 해결했다. 제이에스앤파트너스는 납입을 마쳤고 에프앤지는 8월 30일 납입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만료되는 차입 문제도 대부분 해소했다. 116억원 규모의 단기차입 일부를 상환하고 기간을 연장했다. 6월 말 기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성 장기부채는 102억원으로 만기 연장이 되지 않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쪼그라든 매출을 확대하고 영업이익을 내는 데 있다. 피씨엘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2020년 537억원이던 매출액은 2021년 461억원, 2022년 372억원, 지난해 84억원이 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8억원에 불과하다. 영업이익은 2020년 257억원에서 2021년 258억원 적자로 전환한 후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엔데믹 후 진단 매출이 쪼그라들면서 실적 타격을 받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장기간 영업손실에 따른 관리종목·상장폐지 요건은 사라졌지만 자기자본 50% 이상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우려는 남아있다. 재고손실로 올해 역시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늦어도 내년에는 매출을 회복하고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내건 것이 사업 다각화다.

◇혈액검사·디지털헬스 서비스 등 신사업 추진…"내년 흑자전환 목표"

피씨엘은 10월 1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47개에 달하는 사업이 신규 추가된다는데 주목된다.

의료기기, 의약품, 혈액 등 피씨엘의 기존 사업과 관련된 조항도 있지만 애완용품, 테이프 등 공산품, 유아용품 등 전혀 연관없어 보이는 사업도 대거 추가돼 의아함을 자아냈다.

김 대표는 기존 사업에서 영역을 확장해 사업 다각화를 이루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피씨엘은 HiSU로 대표되는 혈액 스크리닝 플랫폼, 코로나바이러스 등 감염병 진단 솔루션과 함께 AI 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헬스케어와 의료가전, 신소재 제품을 신사업으로 내걸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는 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모델로 심혈관질환 위험도 등을 평가하거나 당뇨합병증 위험도 등을 예측하는 사업을 말한다. 유아부터 노인까지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한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전제품, 공산품, 유아용품 제조 및 도소매업이 추가된 배경이다. 신소재로는 투명 선패치, 친환경 세제 등을 제조해 판매하기 위해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또 다중혈액진단을 반려동물로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피씨엘은 제품과 서비스 제조에 주력하고 판매와 유통은 총판계약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피씨엘의 제품들을 모두 판매할 수 있는 유통사와 협업하고 있다"며 "신소재의 경우 매출이 수억원씩 발생하고 있고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방대한 신사업 중에서도 피씨엘이 가장 주력하는 사업은 혈액 스크리닝이다. 피씨엘의 핵심 기술이 집약돼 있으면서도 수출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에서다. PCL의 혈액 스크리닝 플랫폼은 저비용으로 빠르게 다양한 검사를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이즈, B형·C형 간염, 매독 등 혈액 내 고위험군 바이러스 검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혈액제제 전문기업과 협력해 스마트 혈액원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의 경우 5년 단위 입찰 수주 시 기기매출 120억원, 시약매출 연 350억원을 기대할 수 있다"며 "민간 혈액시장이 절반인 독일의 경우 매출이 약 2배 더 높아 국내와 함께 유럽 국가를 주로 타깃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모로코와 맺은 진단시약 공급 계약도 최근 논의가 진전되고 있어 수출 확대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주 모로코 베스리만 관계자가 공장을 둘러보고 샘플을 가져갔는데 아직 텀싯 단계이지만 협력이 진행되는 중"이라며 "더불어 러시아, 중국 등 미국과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증가에 따라 9월부터 새로운 진단키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타액으로 코로나19 감염 유무를 알 수 있는 진단키트로 '햇반' 모양 용기를 본딴 것이 특징이다.

피씨엘의 기술로 제조가능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을 내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김 대표는 "하반기 신사업 준비에 총력을 가한 뒤 내년 흑자전환 원년의 해를 만들고자 한다"며 "피씨엘은 원천기술을 지닌 회사로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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