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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파도' 앞에 선 한국물 이슈어

윤진현 기자공개 2024-09-11 07:17:3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0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종의 파도 고르기 전략이죠."

글로벌 IB 하우스들은 올 하반기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키워드로 '이종통화'를 꼽았다. 그 배경을 묻자 돌아온 답이 바로 '파도 고르기 전략'이었다.

달러화 채권 시장에 큰 파도가 예상되는 만큼 최적의 발행 여건을 고심하는 이슈어들이 이종통화 채권 카드를 꺼낼 것이란 의미다. 그도 그럴 것이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 금리 인하 이벤트에 이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고됐다.

미국 대선 이벤트가 있던 해, 채권 시장은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과거 그래프를 보면 대통령 당선 확정 시점(11월) 전 2~3개월간 금리와 발행 스프레드 등락이 이어졌다. 대선 관련 여론조사와 후보 헤드라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 당선 후에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당선 주자의 정책이 예측 가능성이 높으면 금리스프레드도 안정세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그 반대 경우도 있다. 대선 이벤트는 외화채권 이슈어들에겐 난제로도 여겨진다.

이슈어와 IB가 올 하반기 발행을 위해선 고차 방정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때 달러채를 고집하기보단 안정적으로 조달을 마칠 수 있는 수단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종통화 채권 시장이 그 예다. 국내 이슈어들의 이종통화 채권에 대한 투심이 안정적이다. 더불어 정부와 국책은행이 이른바 선진국형 발행사,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 이슈어로 도약하면서 대외신인도도 한층 개선됐다.

시장에 알려진 이종통화 채권 발행을 계획 중인 이슈어로는 신한카드, 신한은행, 주택금융공사 등이 꼽힌다. 채권 종류도 캥거루본드(호주달러채권), 포모사본드, 유로화본드 등으로 다채롭다.

좋은 서퍼는 파도를 탓하지 않는다. 다만 파도를 잘 보는 능력이 실력으로 여겨진다. 파도의 방향, 바람, 수온 등의 요소를 지켜보며 가장 좋은 파도를 골라내는 것이 서퍼들의 필수조건인 셈이다.

해변에 서 있는 이슈어들이 어떤 파도에 오를지 선택해야 할 때다. 예측이 가능한 험난한 파도를 다채로운 전략으로 이겨낼 수도, 비교적 타기 쉬운 파도를 골라낼 수도 있다. 한국물 이슈어들의 파도타기 전략을 지켜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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