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골프사업 재무분석]SK그룹의 '똑똑한' SK핀크스 활용법①SK네트웍스 사업재편 현금 공급…현금확보·현물출자 활용 가능
이민호 기자공개 2024-09-20 08: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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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다수 그룹(대기업집단)은 골프장을 갖고 있다. 골프장은 오너와 임원을 위한 레저시설을 넘어 산업과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대부분 그룹은 골프장 유형자산과 지분을 담보로 현금여력을 늘리거나 배당수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THE CFO가 각 그룹의 골프장 재무 현황을 분석하고 활용법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08: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지주사 SK에 휘찬과 SK핀크스는 단순히 골프장·리조트 사업 계열사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SK는 SK핀크스 지분을 사들이면서 SK네트웍스에 3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공급해 사업 재편의 동력을 만들어준 사례가 있다. 향후 휘찬과 SK핀크스 지분을 현금 확보 수단이나 현물출자 수단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열려있다.SK핀크스는 SK그룹의 골프장·리조트 운영 계열사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에서 회원제 18홀과 대중제(퍼블릭) 9홀 규모 골프장인 핀크스골프클럽(핀크스GC)을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 외에 핀크스 포도호텔과 연립형 콘도미니엄인 디아넥스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핀크스 비오토피아 주택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SK핀크스는 그룹 지주사 SK의 손자회사다. SK가 휘찬 지분 100%를 보유하고 휘찬이 SK핀크스 지분 100%를 보유하는 구조다. 휘찬은 핀크스GC와 인접한 안덕면 일대에서 루체빌리조트와 포도뮤지엄을 운영하고 있으며 루체빌리조트와 인접한 부지를 사들여 한라힐링파크 조성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SK핀크스가 현재의 지배구조를 갖춘 것은 2020년 12월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휘찬은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의 개인회사였으며 SK핀크스는 SK네트웍스의 완전자회사였다. SK는 2019년 9월 조 명예회장 보유 구주 전량 인수(95억원)와 신주 인수(유상증자·190억원)를 합해 285억원을 들여 휘찬 지분 100%를 확보했다. 휘찬이 운영하고 있던 루체빌리조트와 다빈치박물관(현 포도뮤지엄)이 핀크스GC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만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결정이었다.
SK가 SK핀크스의 지배구조를 변경한 이유는 사업적인 시너지 효과를 노렸던 휘찬과는 다르다. 당시 SK네트웍스는 사업 재편을 위한 현금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비주력 사업과 유휴자산을 양도하거나 비주력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SK네트웍스가 2020년 6월 석유제품 소매판매사업을 자이S&D를 포함한 8개 회사에 1조3283억원에 양도하고 2021년 4월 서울 중구 SK명동빌딩을 SK D&D에 901억원에 매각한 것도 비슷한 시기다.
SK는 SK네트웍스에 현금을 공급하기 위한 통로로 휘찬을 이용했다. 2020년 12월 SK가 휘찬에 유상증자로 3074억원을 투입하고 휘찬은 이 유상증자 자금을 이용해 SK핀크스 지분 전량을 3029억원에 사들였다. SK로서는 SK핀크스를 휘찬 아래에 붙이면서 제주도 골프장과 리조트 사업 관련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일원화하는 효과를 얻는 동시에 무엇보다 SK네트웍스에 현금을 공급하는 효과를 봤다.
SK로서는 향후에도 휘찬과 SK핀크스 지분을 활용할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휘찬과 SK핀크스 지배구조를 정립하면서 각 사업장을 지리적으로 한 데 묶어둔 데다 지배력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최근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흐름에서 현금 확보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현금 확보 방법으로는 지분을 담보로 한 차입금 조달이나 매각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으로 SK가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휘찬 지분은 없다.
휘찬과 SK핀크스 지분을 또다른 자회사에 현물출자 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말 부채비율이 휘찬이 4.7%, SK핀크스가 40.5%로 비교적 낮은 만큼 현물출자할 경우 현금을 소요하지 않고도 해당 자회사의 연결 기준 재무건전성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휘찬과 SK핀크스가 비상장법인인 데다 지배력을 온전히 보유하고 있어 현물출자 가능 여부를 따지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휘찬의 이사진은 대표이사인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3명 등 총 4명으로 구성돼있다. 2021년 3월 선임된 강석현 대표이사는 휘찬과 SK핀크스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 3명도 모두 SK그룹 측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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