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사우디 파트너 SITE 임원 영입 '중동 정조준' 기타 비상무이사에 하산 알후세인 선임…북아프리카까지 사업 확대 전략
최현서 기자공개 2024-09-26 11:05:3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랩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이버 보안 국영기업 'SITE'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하산 알후세인(Hassan M. Alhussain) 이사를 기타비상무 이사로 선임했다. 선임에 앞서 양사는 사우디 현지에 합작법인(JV)을 세우고 SITE의 자회사가 안랩 지분 10%를 취득하는 구상을 발표했다.안랩은 SITE의 역량을 활용해 사우디 시장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동시에 SITE의 주체인 사우디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 법인 대비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 기업 안랩을 통해 ICT 강화 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알후세인 SITE CFO, 안랩 기타비상무 이사로
안랩은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하산 알후세인의 기타비상무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우디 태생 알후세인 이사는 1978년생 재무전문가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 회계법인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에서 고객사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일을 했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사우디 부동산 개발사 '알아르간(Alargan)' 자회사 '알아르간 프로젝트'에서 CFO를 역임했다. 현재 SITE의 CFO를 맡고 있다. SITE는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이 전액 출자한 사이버 보안 및 클라우드 국영기업이다.
안랩은 알후세인 이사 선임 배경으로 "안랩과 SITE가 세울 합작법인(JV)을 통한 사우디 및 중동·아프리카(MENA) 지역 사이버 보안 비즈니스를 조기 정착시키고 발전시키는데 함께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4월 SITE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JV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안랩이 25%, SITE가 75%의 비율로 출자한다. 합작 법인은 안랩의 주요 제품인 트러스가드(TrusGuard), 차세대 방화벽 등을 현지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후 5월 안랩은 사우디 현지에서 일할 인력을 채용하는 등 JV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JV가 세워질 예정이다.
동시에 SITE의 100% 자회사 SITE 벤처스는 안랩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744억원(111만2651주)으로 납입 예정일은 오는 26일이다. 납입이 완료되면 SITE 벤처스는 안랩 지분 10%를 확보함과 동시에 2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올 상반기 기준 안랩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18.57%, 186만주)이다. 뒤를 잇는 주주는 특수관계자인 동그라미재단으로 안랩 지분 9.99%(100만주)를 갖고 있다.
◇사우디 진출, 안랩의 사업 영토 확대 발판
안랩과 SITE가 협업을 결정한 이유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안랩의 경우 MENA 지역으로 사업 영토를 넓힐 필요가 있었다. 2002년 일본 법인, 2003년 중국 법인을 세우는 등 사업 초창기부터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었다. 2013년에는 미국에도 진출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중국 법인은 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일본은 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법인은 2016년 문을 닫았다.
이렇다 할 성공 케이스가 없는 만큼 글로벌 매출 비중도 낮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1094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해외 비중은 3.2%(35억원)에 불과하다.
사우디 입장에서도 안랩이 미국 등 보안업체들보다 거부감이 낮은 곳이기 때문에 손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곳은 맥아피, 팔로 알토 네트웍스와 같은 미국 기업이나 체크포인트 등 이스라엘 기업이다. 서방 세계와의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중동의 특성상 미국과 이스라엘 제품을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중동의 사이버 보안 시스템이 국내와 비슷하다는 점도 안랩과 손을 잡는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사우디의 ICT 친화 정책도 안랩 진출의 마중물이 됐다. 사우디는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총 1조달러(1331조1000억원)를 투자해 미래형 복합 산업 단지 '옥사곤' 등의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중동의 사이버 보안 시장의 미래는 밝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중동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연평균 9.6%씩 성장해 총 234억달러(31조136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랩은 사우디를 시작으로 북아프리카까지 사업 공략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최현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
- [Company Watch] 인력재편 끝낸 케이엠더블유, 6G 대비 '선택과 집중'
- '유임'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신사업 성장세 복구 '관건'
- 가비아, 도메인에 변화 바람 '제2전성기' 기대
- SKT UAM 사업 본궤도, 조비 에비에이션 '기체 발송'
- [Company Watch]NHN, 계열사 '70개 이하' 감축 목표 달성 눈앞
- [Company Watch]LG헬로비전, '헬로커넥트앤' 설립…홈사업 개선 시동
- [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노래방부터 배터리까지' 삼지전자, 잇따른 신사업 고배
- [Company Watch]쏘카, 3분기 흑자 공언 '약속 지켰다'
- 당국발 클라우드 지원 보조금 중단 여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