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인더스트리 줌인]숨은 알짜 한화비전, 든든한 사업확장 밑천②사실상 '무차입' 한화비전…정밀기계, 영업활동 현금유출 발생
김동현 기자공개 2024-10-11 07:36:33
[편집자주]
지난 2년여간 진행된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 재편이 끝을 향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중간지주를 꾸린 후 현 방산업과 별개로 자체적인 사업 확장이 기대되는 인공지능(AI) 솔루션과 기계 사업을 따로 떼냈다. 방산업에 묻혀 빛을 보지 못한 사업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로 재탄생했다. 그룹 막내 회사로 재출범한 이 회사의 숨겨진 무기는 무엇일까. 더벨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그 무기를 파헤쳐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아래로 편재된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의 출범 시기는 비슷하다. 한화정밀기계가 2017년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물적분할했으며 이듬해에는 시큐리티 부문이 한화비전으로 신규 출범했다. 출범 이후 양사 모두 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분할 목적을 입증하듯 성장세를 보였다.그러나 꾸준한 흑자로 견조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한 한화비전과 달리 한화정밀기계는 지난해 적자전환하며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에 한화그룹은 한화비전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화정밀기계의 반도체 장비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는 출범 이후 성장세를 유지하며 외형을 키웠다. 출범 초기 3000억~4000억원대였던 한화비전의 매출은 2021년 6110억원으로 올라선 뒤 2022년 8041억원 규모까지 불었다. 200억원대 수준이던 영업이익 역시 2021년 1098억원으로 5배 가까이 뛰었다.
한화비전은 과거 한화테크윈으로 분할·신설될 때부터 내수보다는 수출로 수익을 내던 회사다. 전체 매출의 80~90%가량이 수출이며 수출의 60~70%가 북미 시장에서 발생한다. 미주 시장 외에도 유럽을 주요 시장으로 하고 있다. 이들 시장의 수출 호조로 2022년에는 최대 실적(매출 8041억원, 영업이익 11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주력인 미주 시장에서 수요 약세를 보이며 매출(7228억원)과 영업이익(880억원)이 전년 대비 일부 줄긴 했으나 흑자 기조는 이어갔다. 덕분에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을 꾸준히 플러스(+)로 유지했고 보유 현금성자산도 879억원까지 쌓았다.
특히 보유 현금성자산이 총차입금(709억원)보다 많아 순차입금(-171억원)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가 됐다. 한화비전의 순차입금이 마이너스가 된 것은 2020년(-30억원) 이후 3년 만이다.
한화정밀기계도 2021년까지 안정적인 사업 성장을 통해 당시 모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측면에서 지원했다. 한화정밀기계는 한화비전과 비슷하게 국내보단 해외를 주력 시장으로 삼는데 다른 점은 중국이 핵심 사업지역이라는 점이다. 중국에서 전체 매출의 50%가량을 책임졌다.
2021년 매출 5592억원, 영업이익 784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대 실적을 기록한 후에는 이듬해 총 배당금 700억원을 집행해 모회사로 올려보냈다. 같은 시기 한화비전도 900억원의 배당금을 집행하며, 그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계열사 배당수익(2481억원) 중 두회사가 차지한 비중은 65%에 이르렀다.
다만 한화정밀기계는 2022년부터 수익성이 큰폭으로 꺾이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출범 후 첫 적자를 내기도 했다. OCF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해 영업활동으로 현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지난해 현금성자산 규모는 662억원으로 최대치를 나타냈으나 이는 단기차입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정밀기계의 지난해 말 단기차입금 규모는 전년 대비 1000억원가량 불어난 2250억원으로,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 의존도도 41.0%에서 54.4%로 올라갔다. 이러한 상황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초 유상증자를 통해 17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한화정밀기계에 내려보내기도 했다.
지난 9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인적분할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공식 출범하며 한화정밀기계는 한화비전과 나란히 자회사 자리에 위치했다. 한화인더스트리가 내년 초 한화비전과 합병하면 사업형 지주회사로 변화하고 한화정밀기계는 자회사 위치를 그대로 지킨다.
현재 한화정밀기계가 내년 3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인 국내 창원사업장 통합 구축 작업(315억원)은 기존 보유 현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정밀기계를 포함, 한화인더스트리가 전·후공정을 아우르는 반도체 장비로 사업을 확대하는 만큼 이후에는 한화비전의 영업활동 현금창출력이 그 기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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