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국산 P-CAB 도전기]'승부처 해외' HK이노엔 케이캡, 중국 찍고 이제 미국 간다파트너사 통한 간접진출 전략…중국 최다 적응증, 내년 FDA 추진 유력
김성아 기자공개 2024-10-23 09:15:08
[편집자주]
3세대 소화성궤양용제 ‘칼륨경쟁적위산분비 억제제(P-CAB)’제제가 개화 5년 만에 빠른 속도로 2세대 양성자펌프억제제(PPI)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세대교체의 주 무대는 국내다. 전 세계 규제기관 승인 P-CAB 제제 5개 중 3개가 국산 신약이다. P-CAB 개발사들은 영업력을 극대화할 파트너사들과 함께 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P-CAB시장을 이끄는 3사의 영업 경쟁력을 비롯해 적응증 확대, 해외 진출 등 차별화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는 좁다. 기술력이 무기가 되든 파트너십이 필요하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있어 해외 시장 공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자체 개발한 신약이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를 노릴만한 물질이면 더욱 그렇다.글로벌 2호 P-CAB 제제 신약인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은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정조준했다. 현재 케이캡은 전 세계 45개국에 진출해 8개국에 출시하며 실제 해외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최대 P-CAB 시장인 중국에서 적응증 확대에 집중하며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다음은 미국이다. 중국과 미국, 도합 8조원 규모의 P-CAB 시장 정복 도전에 HK이노엔이 대형 제약사로 도약하는 명운이 달렸다.
◇중국은 뤄신제약 파트너, 제형·적응증 다양화 전략
HK이노엔의 국산 P-CAB 제품인 케이캡의 첫번째 해외 결실은 중국이다. 중국 파트너 뤄신제약을 통해 중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케이캡의 중국 제품인 '타이신짠'은 21일 3번째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요법에 대한 적응증을 허가 승인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타이신짠은 중국 P-CAB 제제 중 가장 많은 3개의 적응증을 확보한 제품이 됐다.
헬리코박터파일로리 감염은 위염, 소화성 궤양, 위암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감염성 질환이다. P-CAB은 PPI 대비 위산 억제 효과가 높아 항생제가 보다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역학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헬리코박터파일로리에 감염돼 있으며 중국의 감염률은 46.7%에 이른다. 관련 진단 시장만 1조6500억원 수준으로 단일 적응증 시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쟁 약물인 다케다제약의 ‘보신티(성분명 보나프라잔)’와 대웅제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 역시 중국 내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요법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요법 시장을 제외하더라도 중국의 P-CAB 시장 성장성은 매우 높다. 중국 전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4조1000억원 수준이다. 중국 내 P-CAB 제제는 연간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전체 시장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뤄신제약은 적응증 확대는 물론 중국 내 수요가 큰 주사제, 구강붕해정 등 제형 다양화를 통한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중국 소화성궤양용제는 경구제보다 주사제 점유율이 더 높다. 뤄신제약은 7월부터 주사제 개발 목적의 임상을 시작했다.
◇2023년 해외 매출 55억, 미국 진출 시 매출 확대 기대감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중국 이외에도 △몽골 △필리핀 △멕시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페루 △칠레 총 8개국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2년 4월 중국 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상업 매출을 낸 케이캡은 이듬해인 2023년 55억원, 올해 상반기 1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승기를 잡은 HK이노엔은 내년께 미국 시장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미국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3조7000억원 규모로 세계 2위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P-CAB 제제는 다케다제약 보퀘즈나(보신티 미국명)가 유일하다.
HK이노엔은 미국 파트너사로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를 선정했다.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는 케이캡의 미국 출시를 위해 미란성,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비미란성 3상은 마무리, 데이터 분석 중이며 미란성 3상은 내년 중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 케이캡의 미국 출시를 점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 시 케이캡 해외 매출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제품인 보퀘즈나는 올해 2분기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에서 P-CAB이 PPI를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보퀘즈나는 전년 동기 대비 284% 성장이라는 놀라운 숫자를 보여줬다.
HK이노엔 파트너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가 대장내시경 하제를 비롯한 소화기의약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영업력이 강한 만큼 케이캡도 출시 후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는 미국 전체 보험 시장의 80%를 커버하는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모두와 공급 경험이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FDA 허가 전략은 파트너사에서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며 “글로벌 대형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P-CAB 제제의 저변 확대에 케이캡이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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