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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밸류업 기반 ETF, 우호적 협력주의로 성과 자신"김수민 한투운용 부서장 “라이프운용과 협업 시너지 기대 ”

황원지 기자공개 2024-10-28 08:15:47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펀드는 보통 폐쇄형 구조가 기본이다. 공략 기업의 지분을 사 의결권을 먼저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에 변화를 요청하는 방식 탓에 투자 기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자금의 유출입이 잦은 비히클과 행동주의의 결합은 어색하다고 여겨져 왔다.

최근 라이프자산운용과 협업 펀드를 출시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수민 ESG 부서장(사진)은 “행동주의가 아닌 주주협력주의를 택한 라이프자산운용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행동주의는 의결권 확보를 통한 대립이 시작이다. 하지만 라이프운용은 투자 기업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우호적인 방식으로 운용하기에 손을 잡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ESG운용부의 기원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연기금의 사회적책임투자펀드 운용을 맡으면서다. 간판을 ESG운용부로 바꿔 단 건 2021년이지만, 이전부터 사회적책임투자(SRI) 등 관련 분야에 대한 경험을 축적해 왔다. 지금도 기관펀드를 비롯해 비슷한 컨셉의 한국투자지배구조주주환원 공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올해 초 당국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시동을 걸면서 ESG운용부에서도 기업가치 제고와 관련한 ETF 출시를 고민했다. 그러던 중 라이프자산운용이 협업을 제안해 오면서 손을 잡기로 했다. 김 부서장은 “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업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주권한을 행사한 경험이 많은 라이프운용과 협업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협업을 통해 주주권한 행사를 더 심도깊게 진행하겠다는 목표다. 주주로서 기업에 가치 제고를 요청하려면 그만큼의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해당 기업에 대한 디테일한 분석을 기반으로 성장을 위한 전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기업 경영진과의 지속적인 미팅을 통한 압박도 이어가야 한다. 하지만 ETF 운용부가 홀로 40개가 넘는 투자기업에 이 과정을 모두 진행하긴 어렵다.

운용과 주주협력주의를 담당하는 주체를 명확하게 구분해 부담은 낮추면서도 깊이는 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유니버스 구성부터 투자 종목 결정 등 운용 전반을 관할한다. 라이프자산운용은 투자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비롯해 경영진 미팅 등 주주협력주의 전반을 맡는다. 물론 시장 상황이나 기업과 소통 결과에 따른 종목 편입 편출은 수시로 소통해 진행한다.

특히 의결권 행사와 같은 적대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 봤다. 김 부서장은 “라이프자산운용의 인게이지먼트 전략은 상생과 컨설팅의 의미에 가깝다"며 "주주총회를 통한 표대결 양상까지 각오하면서 기업과의 대립을 불사하는 일반적인 행동주의 주주관여 전략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굳이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적, 금전적 비용 소모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주주총회와 같은 이벤트에는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수탁자 책임을 다한는 측면에서다. 김 부서장은 “최근 기관투자자들은 스튜어드십 코드 등 수탁자가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비공개 대화를 비롯해 주주총회 시즌에 단순히 거수기 역할에 그치지 않는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요청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결권을 행사해야 할 때에는 기존 펀드들이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라이프자산운용의 기존 펀드들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함께 결정하기 때문이다. 김 부서장은 "ACE라이프주주가치액티브의 보유분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고, 실제로는 두 운용사의 훨씬 더 큰 규모의 기존 펀드들에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실효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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