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재팬-코리아, '7000억' 현금 주고받는 재무 전략 눈길 자회사 통해 유동성 순환, 이익잉여금 확대 차원…자회사 신작 개발비 지원
황선중 기자공개 2024-11-06 09:15:47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6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넥슨(넥슨재팬)이 자회사 넥슨코리아와 7000억원 넘는 현금을 주고받는 독특한 재무 전략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재팬은 지난 9월 27일 자회사 넥슨코리아로부터 배당금 841억엔(약 7763억원)을 수령했다고 했다. 넥슨재팬은 그룹의 중간지주사로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탓에 매년 넥슨코리아로부터 배당금을 받는다. 지난해 9월에도 넥슨코리아로부터 배당금 5560억원을 수취한다고 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넥슨코리아가 배당을 결정한 날(9월 27일)에 7744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함께 결의했다는 사실이다. 넥슨코리아 주주는 오직 모회사 넥슨재팬(100%)뿐이었던 만큼 사실상 넥슨재팬으로부터 현금 7744억원을 모두 조달하는 구조였다. 해당 유상증자는 지난달 28일 계획대로 마무리됐다.
결과적으로 넥슨코리아가 넥슨재팬에 배당금 명목으로 전달했던 현금 7700억원이 다시 넥슨코리아로 돌아오게 됐다. 만약 넥슨코리아가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었다면 배당을 진행할 필요가 없었던 만큼 굳이 유동성을 순환시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넥슨코리아가 배당과 유상증자를 함께 결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도의 재무 전략으로 읽힌다.

◇신작 개발비 지원 및 주주환원정책 유지
넥슨재팬의 전략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었다. 하나는 넥슨코리아의 원활한 게임 개발을 돕는 일이다. 넥슨재팬은 지난 9월 자본시장브리핑(CMB)을 통해 2027년까지 매출(연결) 7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매출은 3조932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3년 동안 매출을 2배 가까이 성장시켜야 하는 고난도 과제다.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다수의 흥행작 발굴이 필수적이다. 넥슨코리아가 현재 10종 이상의 신작을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문제는 신작 대다수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대작들인 만큼 개발비 부담이 적잖다는 점이다. 그만큼 넥슨재팬은 자회사의 신작 개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7000억원 넘는 현금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하나는 자신들의 주주환원정책을 유지하는 일이다. 넥슨재팬은 자본시장브리핑에서 매출 7조원 달성과 함께 매년 직전년도 영업이익 33%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지난해 넥슨재팬의 영업이익이 1조253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략 4000억원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대규모 주주환원정책이었다.
다만 안정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위해서는 풍부한 이익잉여금(배당가능이익)이 뒷받침돼야 했다. 넥슨재팬은 중간지주사인 만큼 넥슨코리아로부터 배당금을 수령하지 않으면 당기순이익이 줄면서 주주환원정책의 재원인 이익잉여금을 확대하기가 어려워진다. 자칫하면 대대적인 주주환원정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넥슨재팬은 일단 넥슨코리아의 배당금을 받아 이익잉여금을 확대한 이후 신작 개발비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넥슨코리아가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다시 돌려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넥슨재팬 입장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현금성자산은 감소하지만 주식이라는 자산을 취득하는 만큼 이익잉여금은 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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