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0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하반기에도 저축은행 업계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3분기 뜻밖의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실적 공시 전 추정치지만 전체 79개 저축은행 분기 순이익이 200억원을 넘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한 마디로 저축은행 업계는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올해 상반기 말 누적 순손실이 3800억원을 기록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업계 전체 적자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다소 부정적 전망을 내놨기에 이번 흑자전환에 눈길이 쏠렸다.
그러나 업계 내부에선 3분기 흑자전환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의 상황은 수익을 얼마나 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수익성이 문제가 아니라 자산 건전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저축은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 어닝 서프라이즈는 착시일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의 드라이브에 따라 상반기 말 이미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확대했다. 당국에선 여러 번 만기를 연장한 사업장에 대해 100% 손실을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이미 손실흡수력을 강화해둔 덕분에 3분기 충당금을 덜 쌓아 흑자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체에선 올해 9월 말까지 모두 1조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을 정리했다. 저축은행이 정리한 부실 사업장은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어 사업성이 높은 곳이다. 충당금을 덜 쌓은 영향도 있지만 대출원금 정도로 사업장이 낙찰되면서 충당금 환입이 이뤄져 흑자전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려진 진짜 문제는 건전성이다. 앞선 고위 관계자는 "충당금을 얼마나 쌓느냐에 따라 수익은 달라질 수 있지만 연체율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저축은행은 모두 39곳이다. 안국저축은행이 19.82%로 가장 높았다. 상위 10위 대형 저축은행도 5곳이나 포함됐다.
저축은행 업계가 이 긴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결국 하반기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선 부실채권 상각·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주계열 저축은행이나 대형사는 연체율 상승세를 비교적 빠르게 진화할 수 있다. 부실 정리가 어려운 지방 중소형사를 위한 건전성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 업권 전체의 수익성을 평균화하는 착시가 아닌 양극화된 연체율 수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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