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폴란드 신화 수뇌부 용퇴…수출 인력 집중 배치 배경은 차재병 고정익사업부문장 승진, 5부문 체계 전환…재무그룹 본부 승격
이호준 기자공개 2024-11-12 08:01:12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10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신냉전 구도 속에서 늘어난 수출 기회를 잡기 위해 수출 중심의 인력과 조직 개편을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다. KAI는 현재 2050년까지 매출 4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3조원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할 때 수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KAI는 11일 차재병 고정익사업부문장의 부사장 승진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제시한 '글로벌 KAI 2050' 비전에 맞춰 수출 및 양산 물량 확대를 이끌 회사 내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재배치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차 부사장은 KAI 훈련기개발실장, KFX체계실장, KFX개발CE 등을 역임했다. 2023년부터는 고정익개발그룹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과 폴란드에 납품한 FA-50 수출 등 KAI의 주요 역점 사업에 모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차 부사장의 승진에는 대규모 수출 기회를 맞이한 고정익 사업에서 적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담겨 있다. KAI는 2022년 폴란드에 FA-50 48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에도 18대를 수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추가적인 수출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폴란드 수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윤종호 부사장이 퇴임하고 새로운 리더를 세운 것에 대해 변화 의지가 읽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KAI는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수출 협상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미 해군 고등·전술훈련기(UJTS) 도입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차 부사장 승진 외에도 조직에 큰 변화도 있었다. KAI는 기존 '3부문 1원 2본부 2센터' 체제를 '5부문 1원 4본부'로 단순화했다. 특히 각 사업부에 분산된 수출 조직을 통합해 '수출마케팅부문'을 신설했다. 고정익뿐 아니라 회전익·무인기·위성 등을 통합해 하나의 패키지 상품으로 수출을 추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수출마케팅부문장에는 조우래 전무, 회전익사업부문장에는 조정일 전무가 내정됐다. 생산과 상생협력, SCM 기능을 통합돼 새로 신설된 생산구매부문장은 송호철 전무가 임명됐다. 중장기적인 독자적 민수항공기 개발 과제를 안고 있는 기체사업부문장은 박경은 상무가 계속해서 이끌어간다.
KAI관계자는 "금년도 성과를 기반으로 책임경영 실천과 후진 양성 등 조직의 변화와 융합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KAI는 재무 기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는 움직임도 이어갔다.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관리본부에서 맡던 재무 관리 기능을 재무그룹이라는 별도 조직으로 분리한 데 이어 올해는 이를 본부로 격상하고 남연식 상무를 신임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방산 수출의 경우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내 정책금융기관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만큼 이들과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조직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KAI는 그간 신사업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차세대 전투기뿐 아니라 AAV(미래 비행체) 및 뉴스페이스(우주) 사업 진출을 가속하기 위한 지출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KAI의 연구개발(R&D)을 이끄는 미래융합기술원은 산하에 '인공지능(AI)·항전연구센터'를 신설하고 최낙선 전무를 센터장에 임명했다. 항공우주 핵심기술 분야인 AI와 SW, 항공전자, 비행제어 기능을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KAI의 미래융합기술원장은 김지홍 전무가 맡고 있다.
KAI는 지난해 2050년 매출 40조원을 달성하며 항공우주 분야 글로벌 톱7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글로벌 KAI 2050’ 비전을 선포했다. KAI가 현재 연매출 3조원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비전 달성을 위해 연매출을 10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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