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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트럼프와 한국의 디벨로퍼

신상윤 건설부동산부 차장공개 2024-11-13 07:32:49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47대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국내 정·재계는 다시 한번 인맥 찾기에 나섰다. 물론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와 달리 지금은 더 넓은 네트워크가 있다지만 새롭게 구성될 행정부와의 인연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국내 건설부동산업계에도 도널드 트럼프와 인연이 없진 않다. 1999년 그가 정치인이 아닌 부동산 디벨로퍼로서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 트럼프월드타워를 지을 때 대우건설(당시 대우 건설부문)은 설계와 공정, 구매관리 등을 총괄했다.

이를 계기로 대우건설은 한국에서도 트럼프월드타워와 같은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겠다면서 CEO인 도널드 트럼프를 초대했다. 그의 이름을 딴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 1~2차와 한강 트럼프월드, 부산 해운대 트럼프월드 센텀 등의 프로젝트가 실현된 배경이다.

당시 대우건설에서 트럼프월드 프로젝트 팀장을 맡았던 직원이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 등의 경험을 기반으로 부동산 개발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 디벨로퍼 1세대로 불리는 그는 피데스개발을 창업해 수도권 각지에 다양한 부동산 개발 사업을 성공시켰다.

디벨로퍼 도널드 트럼프의 행적이 김 회장에겐 작지 않은 영감을 줬다. 비슷한 시기 신영이나 엠디엠 등 다수의 디벨로퍼가 등장하면서 국내도 부동산 개발업이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부터 25년가량 흐른 지금 많은 한국의 디벨로퍼는 추운 겨울을 맞은 상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부실 원인으로 지목되며 금융권이 걸쇠를 풀지 않고 있다.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나 건설투자 지표 등은 악화된 상황이 이어져 내년까지도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디벨로퍼들이 숨을 죽이고만 있진 않다. 30년 가까이 부동산 개발을 해왔다던 한 임원은 지금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새로운 토지를 찾아 전국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시행사 회장도 좋은 땅은 거저 쥐어지지 않는다며 지금도 매일 아침이면 관련 정보들을 보고받는다고 전했다.

국내 건설사들도 해외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대차 출신의 정진행 부회장을 영입해 최근 오너 3세인 정정길 미주개발사업담당 상무 등과 함께 북미시장 개발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반도건설은 중견사로는 이례적으로 미국 LA와 뉴욕 등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에 이정표를 세웠다. 침체된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일거리를 찾아 나섰다.

정치인이 아닌 디벨로퍼 도널드 트럼프는 뉴욕에 세운 하얏트호텔로 단번에 부동산 거부로 도약했다. 폐허와 같던 코모도어 호텔을 인수해 뉴욕시에 1달러만 받고 매각한 뒤 40년간 임대료만 지불하는 방식으로 큰 차익을 거둔 일화는 업계에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한국 건설부동산업계에서도 나타나 얼어붙은 산업에 온기가 돌길 바라본다. Make Korea Great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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