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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목표는 '에너지 가격 안정화', 태양광 미래는[태양광]보조금 없이도 경제성 갖춰…AI 전력 수요 대응에 필요

김위수 기자공개 2024-11-20 07:21:10

[편집자주]

정치인의 유전자와 사업가의 유전자는 다르다고들 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자리를 재탈환하면서 정치인이자 사업가이고 엔터테이너인, 혼합 DNA를 지닌 독특한 인물을 우리 산업계도 다시 마주하게 됐다. 협상이 아닌 거래를 추구하고 보상 없는 비호는 하지 않겠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기조다. 사업가의 마음을 지닌 미국 최고의 권력은 국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달라진 거래 방식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더벨이 '사업가 트럼프'가 국내 산업에 끼칠 영향과 기업들의 대응법을 분석하고 앞으로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환경 정책에 대한 비우호적인 견해는 잘 알려져 있다. 후보 시절 경제정책 연설에서 나온 '그린뉴딜은 그린 뉴 스캠(사기)'이라는 언급은 이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이다. 화석연료 산업을 다시 활성화해 에너지 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인이 내건 슬로건은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석유와 가스 시추를 확대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친환경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 '사기'

트럼프 당선인은 전통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을 예고한 상태다.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기업들에 대한 친환경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의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급부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대표적인 공약은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 재탈퇴가 있다.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연간 2℃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자는 내용의 국제적인 협약이다. 파리협약을 신경쓰지 않겠다는 것은 신재생에너지를 굳이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뜻과도 상통한다. 이차전지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겠다고 실제 공언해 오기도 했다.

주장해 온 바가 뚜렷한 만큼 트럼프의 당선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기대감 위축으로 이어진 것은 당연하다. 퍼스트솔라·클리어웨어 에어지·인페이즈 에너지 등 미국에 상장한 태양광 업체들의 주가는 대선 직후 급락했다.

미국 시장을 바라보는 국내 태양광 업체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트럼프 당선 소식이 알려진 7일 이후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내림세다. 한화솔루션의 6일 종가는 2만100원이었지만 14일 오후 주가는 1만6720원이다. 일주일새 주가가 17%가량 하락했다. OCI홀딩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6일 종가 기준 6만5400원이었던 OCI홀딩스의 주가는 현재 11%가량 떨어진 상태다. 두 회사 모두 미국 대선 이후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사업가 트럼프, 태양광 '발전단가' 주목할까

트럼프 당선인이 신재생에너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신재생에너지의 낮은 전력 품질과 비싼 비용 때문이다. 반면 석유 등 화석연료와 원자력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다고 본다.

트럼프 당선인의 '사업가 논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안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시선이다. 특히 화석연료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물가를 잡겠다는 것이 트럼프 당선인의 최대 목표다. 안정화된 전력요금을 기반으로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같은 논리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태양광 사업으로 한정한다면 아직 미국 사업의 실패를 예상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내 태양광 발전의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오히려 화석연료보다 낮은 수준에 형성돼있다. LCOE는 발전 사업 전 주기에 투입되는 비용으로 '원가'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에너지컨설티 회사 라자드(Lazard)에 따르면 유틸리티 규모 태양광 LCOE는 올해 MWh 기준 61달러로 나타났다. 육상풍력(50달러) 다음으로 적은 금액이다. 같은 기준 가스복합화력의 LCOE는 76달러, 석탄은 118달러로 집계됐다.

(출처: 하나증권)

태양광 사업이 LCOE를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땅이 넓다 보니 규모를 갖추기가 용이했고,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보조금 혜택도 이에 기여했다. 단 최근에는 보조금 혜택을 제외해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재생에너지 증가에 있어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보조금"이라며 "일부 재생에너지 LCOE의 경우 보조금 여부와 관계없이 화석연료 대비 낮아진 모습"이라고 밝혔다.

◇AI 붐에 전력 수요 급증, 태양광 역할 남아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지원에 한창이다. AI 확산을 위한 데이터센터 확충은 트럼프 당선인 역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다. 물론 트럼프 당선인은 화석연료와 원전을 통한 '저렴한 전력' 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조달이 이뤄진다고 해서 이를 직접적으로 제재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보조금에 일부 변동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는 이에 대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화석연료 및 원전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전력 수요를 마찬가지로 저렴한 태양광 발전을 통해 공급한다면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다.

실제 트럼프 1기 정부 시절인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2017년 10.6GW에서 2021년 19GW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태양광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 기업들이 밸류체인을 장악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등을 통해 대중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태양광 생산기지를 세운 한화솔루션, 미국 진출을 앞둔 OCI홀딩스 등 국내 기업들은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이후 이어지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며 "특히 태양광 수요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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