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HUG 금리 여파 '촉각' 금리밴드 협의 중…"발행사-주관사 의견차"
권순철 기자공개 2024-11-21 14:57:3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지급여력비율(K-ICS) 개선을 위해 앞서 신종자본증권으로 1조원 이상을 모았지만 투심이 기대만큼 이르진 못했다. 이번엔 최대 8000억원 조달을 목표로 하는 만큼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나은 후순위채를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4%대로 책정되면서 적정 금리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후순위채지만 HUG와 유사한 규모를 모집하고 AA급의 신용도를 갖추고 있어 추가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역대 최대 규모 자본성 증권 발행…K-CIS 비율 개선 '사활'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내달 12일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한 기관 수요예측 준비에 착수했다. 10년 만기로 5년 뒤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었다. 잠정적인 수요예측 일정은 12월 4일로 결과에 따라 최대 8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음을 밝혔다. 대표 주관 업무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는다.
올해에만 3번째 이뤄지는 자본성 증권 발행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7월 그리고 9월 각각 5000억,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었다. 이미 연간 최대 발행 규모를 경신한 가운데 내달 8000억원까지 확보한다면 한 해에만 약 2조원을 모으게 된다. 보험사 중에서는 단연 최대 규모다.
한화생명이 공격적으로 자본성 증권을 찍는 데에는 K-ICS 개선에 대한 의지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상반기 말 기준 K-ICS 비율은 163%로 연간 가이던스로 제시한 175%를 달성하기 위해선 여전히 10%p 넘는 격차를 극복해야 했다. 특히 금리 인하 국면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자본성 증권의 활용도를 끌어올릴 니즈를 갖는다.
비슷한 시기에 한화생명이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를 매입한다는 소식이 발표되면서 인수 대금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매입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8000억원에는 훨씬 미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인수 대금 마련과는 관계없다"며 "규제 강화에 따른 K-ICS 비율 개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목표 K-ICS 비율 달성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최대 규모의 발행인만큼 인상적인 비율 개선이 기대된다. 한화생명은 지난 9월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K-ICS 비율이 4.8%p 증가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이번엔 최대 8000억원의 지급여력금액이 더해지는데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최소 5%p의 상승폭을 점쳐볼 수 있다.
◇HUG 신종자본증권 금리 '4%대' 유력…"영향 일부 있어, 의견 차 있는 상황"
관건은 금리다. 지난 19일 수요예측 결과 HUG는 4.1%로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이 금리를 벤치마크로 한화생명의 적정 금리도 뛰어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나 어느 정도 영향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뿐만 아니라 뒤이어 시장성 조달에 나설 발행사들이 촉각을 기울일 만한 소식이기도 하다.
당초 HUG는 희망 금리로 최대 4.1%를 제시했지만 다소 높다는 지적이 있었고 금융위 미승인을 거쳐 발행이 한 차례 연기된 바 있었다. 초우량 공기업 치고는 금리 메리트가 상당했기 때문에 뒤이어 조달에 나설 발행사들은 더욱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될 수 있었다.
물론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이 아닌 후순위채를 발행한다는 점에서 그 여파가 직접적으로 다가오진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자본성 증권이고 HUG와 유사한 수준의 신용도(AA0, 안정적)와 대규모 발행을 추진하고 있어 어느 정도의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해서 IB 업계 관계자는 "금리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관사단과 회사 간의 의견 차이가 어느 정도 있는 상황이다"며 "HUG 4%대 금리를 기준으로 밴드를 확 올려야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산정에 있어서 당연히 영향은 받는다"고 언급했다.
결국 얼마만큼의 프리미엄이 붙는가가 흥행 여부를 결정지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화생명은 직전 두 번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한화생명은 금리 밴드로 4.30%~4.80%를 제시했다. 후순위채는 신종자본증권 대비 한 노치 높은 신용등급이 적용돼 일반적인 관점에서 더 낮은 밴드가 예상되나 그럴 경우 HUG와 겹쳐 매력도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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