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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바뀐 종투사 제도]위험 익스포져 확대 전망, 리스크 파트 설득 '관건'중견기업 옥석가리기 우선…중소기업 신용공여 '고난이도' 여전

권순철 기자공개 2025-04-11 08:12:58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2017년 대형 종투사를 대상으로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를 허용한 데 이어 이제는 제도로만 존재했던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업무 역시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더벨은 금융투자업계의 제도 변화에 대해 세세하게 짚어보고 업계 반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9일 15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들이 금융위원회의 주문대로 모험자본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선 리스크 파트의 협조가 관건으로 꼽힌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아야할 종투사는 유인책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어 협력을 이끌어내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모험자본 공급 확대라는 가치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소·중견기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대가가 명확하기 때문에 각 종투사 리스크 파트에서도 강도 높은 심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중견기업 신용공여, 보수적 모니터링 예고

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 확대를 두고 증권업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기존에는 산업 분류 체계상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회사들에 한해 신용공여가 가능했지만 증권사가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상당해 꺼려하는 스탠스가 일반적이었다. 이젠 그보다 안정적인 중견기업까지 신용공여가 가능해져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발행어음 인가를 앞두고 있는 증권사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중소·중견기업 신용공여 실적이 충분해야 발행어음 인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걸로 안다"며 "중견기업과는 거래하고 있는 곳들이 몇몇 있어 여러 지원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각 종투사 리스크 파트도 전향적으로 검토할지는 미지수로 남는다. 중견기업 대상 신용공여가 가능해도 자금 집행 여부를 검토하는 입장에선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할 공산이 크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이 말하는 모험자본 공급 대상은 주로 신용등급이 없는 곳"이라며 "원칙적으로 검토가 불가능한 회사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홈플러스 사태의 충격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중견기업이라도 위험도가 높은 곳들을 가려내는 게 우선순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선 관계자는 "중견기업 중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재무 펀더멘탈이 안정적이거나 거래 관계가 있던 회사여야 리스크 부서에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금융위원회

◇중소기업 자금 공급 난이도 여전…"인센티브 마련 시급"

리스크 파트에서 중견기업 신용공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도 문제는 남는다. 위험도가 낮은 회사임을 시사하기에 종투사들 간 선점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증권사 본부장은 "괜찮은 중견기업들에 적용되는 금리는 하락 추세를 그릴 것"이라며 "증권사들마다 경쟁적으로 자금 공급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금융 당국의 주문대로 중소기업 신용공여를 본격화하기도 여전히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출 시 고금리가 불가피할 뿐더러 지분 투자를 해도 수익이 실현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기대 수익은 높지만 상환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이 커 수뇌부로터 집행 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순자본비율(NCR)을 건드리는 사안이라 증권사 차원에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도 연장선상에 있다. 금융위는 종투사의 자본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자 위험값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 신용공여 확대는 위험액의 추세적인 증가를 초래해 증권사의 자본 확충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결국 중소·중견기업 신용공여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 마련이 선행되야 한다는 진단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다. 모험자본의 공급이 늘어나는 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나 증권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선 보완적인 장치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은행과는 확연히 다른 기관이기 때문에 수익 실현 기회가 필요하다"며 "기대 수익이 낮은데 감당할 리스크가 과도한 이상 모험자본 공급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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