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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프로파일]해외파생 전문가의 새로운 도전, 하나증권 권용규 부장한맥선물서 커리어 시작, 해외 경험으로 독자 영역 구축

이명관 기자공개 2024-12-04 08:29:4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5:58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은 '클럽원'과 '골드클럽' 등의 브랜드를 앞세워 WM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경쟁력의 원천은 단연 사람이다. PB의 역량이 WM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회사들은 PB를 키우는데 심혈을 기울이곤 한다. 잘 키운 PB 1명이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조 단위를 넘어서기도 한다.

하나증권에서 강남파이낸스 WM센터에 소속된 권용규 부장(사진)도 그 중 한 명이다. 주목할 점은 그의 독특한 이력이다. 보통의 PB와는 다르게 해외파생상품 분야에서만 20년 가까이 몸담아오다 PB로 변신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하나증권을 대표하는 PB중 한명으로 성장했다.

◇성장 스토리 : 20년 해외파생전문가 이력, 성공적인 PB까지

권 부장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0년대 초 선물회사인 한맥선물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의 첫 보직은 해외파생상품 영업 담당이었다. 당시로 보면 업계 최초로 해외선물을 투자하는 등 의미있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그후 2007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선물회사가 증권사로 통합되는 분위기에 따라 자연스레 권 부장도 증권사로 적을 옮겼다. 그렇게 그는 2009년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에 합류했다. KTB투자증권에선 그간의 경험을 기반으로 조직을 세팅하는 역할을 맡았다. KTB투자증권 시절에도 그는 업계 최초로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CCP) 영업에 나서기도 했다. CCP는 본래 거래소 장내시장에서 거래된 상품에 제공되는 중앙청산결제서비스를 장외파생상품까지 확대한 시스템이다.

해외파생상품의 커리어를 쌓아온 그의 이력 탓에 여러 증권사의 구애도 자연스레 이어졌다. 2012년부터는 현대증권(현 KB증권)에 합류했다. 현대증권에서도 마찬자기로 해외파생상품 관련 업무에 매진하던 와중 한국형 초대형 IB 전환이 이뤄지던 시기 업계 최초 법인들을 위한 파생상품 마진파이낸싱(Margin Financing) 시스템을 개발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외에도 원자재 장외파생상품 시장 점유율 1위, 금융투자협회 해외파생상품 및 장외파생상품 전문 교수 등 해외파생상품만 20여년 가까이 몸담은 전문가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주로 보유하고 있는 현물 가격의 리스크 제어를 위해 파생상품으로 헷지거래를 해야하는 법인들이 주요 고객이었다"며 "장외에서 거래되는 오일이나 해운운임지수 등이 주요 거래 상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커리어에 변곡점이 된 시기는 2019년이다. 당시 관리하던 대형 해운회사가 부도가 났다. 권 부장은 "아무리 잘 나가는 회사도 순식간에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경험을 했다"며 "현재의 비즈니스가 성과 대비 노력과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 새로운 업무로 방향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중 그는 하나증권 강남파이낸스WM센터가 신규로 오픈한다는 소식에 관심이 생겼다. 하나증권이 자산관리 영업에 강점이 있었던 하우스였고, 자산가들이 밀집해 있는 GBD권역이다보니 먼저 손을 내밀었고, 그렇게 하나증권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그는 2020년 하나증권 강남파이낸스 WM센터에 합류, PB로 변신했다. 특히 해외파생상품 경력은 그에게 다른 PB가 가질 수 없었던 무기가 됐다. 해외 투자에 관심이 많은 자산가들에겐 안성맞춤의 PB가 됐고, 관리하는 자산규모가 늘었다.

특히 권 부장은 과거 외환은행이 담당했던 외국인투자 전문상담창구 역할도 도맡아 수행했다. 증권 업무를 원하는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상임대리인 서비스와 자문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해외시장에 정통한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모양새다.

그는 이같은 차별점을 기반으로 회사내 입지도 탄탄해졌다. 그 결과 2023년엔 하나증권 내 최상위 자산관리 PB그룹인 GOLD PB에 선정되기도 했다. GOLD PB는 25명 정도다. PB로서 인정받는데 그에게 필요한 시간은 3년이면 충분했던 셈이다.


◇고객관리 스타일 및 철학 : 장기적 관계 위해 필요한 '전문성·수익성'

권 부장이 생각하는 고객관리 핵심은 장기적인 관계다. 성과와 전문성은 기본값이 돼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뢰가 쌓이고, 자연스레 장기적인 관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PB는 모든 종류의 금융상품에 대해 어느정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학습을 통해 채워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장은 이같은 마인드 덕분에 장외 해외파생상품 전문 교수로 강의를 하는 이력을 가지기도 했다.

권 부장은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변동성에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거시경제 변수에도 변동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주식과 채권 외에 원자재 시장이나 파생시장, 롱숏전략, 시스템 트레이딩 등 시장 상황에 맞춰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장은 기본적으로 자신만의 투자 노하우를 제시하되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 수정 제안하고 있다. 이를테면 안정적인 단기채권이나 하이일드, 메자닌,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고, 장기적 투자로 미국채와 브라질 채권 등을 일부 담는다. 국내외 주식과 비상장투자는 30%이내로 운용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고객의 니즈에 따라 비율을 20~30% 더 담을 수도 있는 식이다.

또 수익이 나지 않는 운용은 수수료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에 주식 일임랩 운용을 요청받으면 수수료는 받지 않고, 운용보수로 연 10%를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서만 20% 정도를 보수로 책정하고 있다.

◇에피소드 : PB라는 옷에 적응하기까지 1년

권 부장은 커리어의 대부분을 장외파생상품 분야에서 보냈다. 이에 PB로 첫 발을 내딛었을 때 적응기가 필요했다. 그는 "어느정도 각오를 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어려움이 컸다"며 "본사에 근무할 때처럼 부서나 팀단위 업무가 아닌, 개인단위로 영업을 하는 게 상당히 낯설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권 부장은 지점단위 팀원으로 본사처럼 다함께 성과를 내야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기도 했다. 적응기간을 나름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결국 권 부장은 부딪히면서 하나씩 터득해나갔다. 파생상품이 주된 업무였던 그에게 주식이나 펀드, ELS 등 금융상품은 새롭게 익혀나가야 할 영역이었다. 부단한 노력끝에 권 부장이 PB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1년여 정도다.

권 부장은 "PB 영업을 시작한 초기 자문 요청 중에 가장 많았던 것은 단연 주식관련 내용이었다"며 "주식 투자에 대한 경험이나 내세울만한 레코드가 없었던 상황이라 고객들과 신뢰를 형성하는 방법론에 대해선 계속해서 고민을 이어나갔다"고 말했다.

적응기를 거치고 PB로서 자리를 잡는데 그간 쌓아온 네트워크도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증권사에 근무하면서 쌓았던 지인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며 "자산가들을 하나둘씩 소개받기 시작했고, 하나은행 PB들도 은행 고객들을 소개해주면서 기반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새로운 형태의 주식담보 파이낸싱 프로젝트

권 부장이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주식을 담보로 한 자금조달이다. 해외에선 이미 활용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충분히 접목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로 판단했다. 법인 혹은 대주주가 지닌 지분을 담보로 파이낸싱을 일으킨다는 점에선 기존 대출과 비슷하다.

대차거래와 유사한 형태로 지분을 빌려주고, 반대급부로 자금을 조달한다. 빌려준 지분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돌려받는다. 투자자는 이 기간동안 트레이딩을 통해 투자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만기에 되돌려주기만 하면 된다.

권부장은 과거 국제부에서 법인들을 대상으로 원자재를 담보로 파이낸싱을 해주었던 경험이 있다. 당시 경험을 토대로 보면 해외자금을 니즈가 있는 고객에게 연결만 시켜주기 때문에 리스크도 크게 없다는 판단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가 제공중인 담보대출과 비교할 때 금리와 LTV 적용 비율에서 이점이 더 많다. 상대적으로 나은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권 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주식등급에 대한 제한사항도 덜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며 "회사뿐만 아니라 동시에 해외 투자자의 자금을 국내로 유입하는 효과도 있어 침체돼 있는 국내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도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이 활성화 될 경우 다음 스텝은 대주주를 통한 초고액자산가 영업이다. 대주주들은 물론 연결된 초고액자산가와 법인 고객들이 자연스레 PB 고객으로 연결될 수 있다. 권 부장은 "패밀리오피스와 퇴직연금 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권 부장은 해외 헤지펀드들에게 국내 주식에 대한 동향이나 전망 등을 자문해주는 서비스도 모색중이다. 또 시스템 트레이딩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모펀드와 함께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도 준비 중에 있다.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상관없이 꾸준한 중수익을 기록중인 시스템 트레이딩 전문 사모펀드와 함께 수익률과 거래량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컨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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