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수수료 인하 선제점검]'긴축경영' 카카오게임즈, 수익성 단비 맞나모바일 매출 비중 70% 이상, 핵심 개발사도 보유…영업이익 개선 가능성
황선중 기자공개 2024-12-09 08:21:23
[편집자주]
최근 유럽연합(EU)이 디지털시장법(DMA)을 필두로 글로벌 빅테크 규제 움직임을 보이면서 게임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앱마켓 플랫폼' 구글(플레이스토어)과 애플(앱스토어)에게 지급해야 했던 수수료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모바일게임을 주요 먹거리로 삼던 게임사들은 수수료 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더벨은 만약 모바일게임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되면 어떤 게임사가 수혜를 입을지 선제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바일게임 수수료 인하는 카카오게임즈처럼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게임사에 더욱 호재다. 추가투자나 비용절감 없이도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대부분을 모바일게임으로 창출하는 퍼블리셔인 만큼 상대적으로 더욱 가시적인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카카오게임즈, 올해 수익성 개선 '한창'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수익성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2021년 출시한 모바일게임 <오딘:발할라라이징> 이후 특별한 흥행작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실적이 감소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신작을 10종 이상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하다 보니 나가는 돈만 많아지면서 수익성이 점점 둔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연결) 추이가 상황을 대변한다.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률은 △2022년 15.3%(영업이익 1758억원) △2023년 7.2%(745억원) △2024년(3분기 누적 기준) 2.2%(127억원)로 2년 연속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영업이익률 3% 아래로 떨어진 것은 적자를 겪었던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긴축경영까지 전개하고 있다. 우선 이자비용을 초래하는 차입금을 감축하고 있다. 지난 9월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장기차입금을 선제 상환하기 위해 2600억원을 투입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카카오게임즈 총차입금은 9203억원으로 연간 수백억원대 이자비용을 유발하고 있다.
동시에 불필요한 자산을 처분하며 유동성도 확충하고 있다. 지난 9월 스포츠 사업을 추진하던 자회사 '세나테크놀로지' 경영권을 매각해 현금 785억원을 확보했다. 2016년 10월부터 8년간 보유했던 크래프톤 지분(1.74%)도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잠정 처분해 현금 2700억원을 충원했다.
◇높은 모바일 비중 '긍정적'
모바일게임 수수료 인하까지 현실화한다면 수익성 개선 작업은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무엇보다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모바일게임 매출은 427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3.9%였다. PC게임이나 콘솔게임 매출 비중이 상당한 게임사에 비해 수혜가 크다는 말이다.
대략적인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게임 매출의 30%를 앱마켓 플랫폼(구글플레이스토어·애플앱스토어)에 수수료로 지불한 뒤 남은 이익의 일부를 게임 개발사에 로열티로 지급하고 나머지를 자신들의 이익으로 가져간다. 하지만 수수료가 17%(시장 추정치)로 낮아지면 카카오게임즈의 이익은 늘어나게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카카오게임즈는 퍼블리셔(배급사)지만 자회사를 통해 게임 개발 사업까지 병행하고 있다. 자회사가 개발한 모바일게임을 모회사가 퍼블리싱하는 전형적인 구조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 모바일게임 매출을 책임지는 주요 게임 <오딘:발할라라이징>과 <아키에이지워> 모두 자회사 작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주로 자회사가 만든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만큼 외부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게임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익성 개선 폭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결 재무제표상 외부 개발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비용으로 잡히지만, 자회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비용으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모바일게임 위주의 매출구조에서 벗어나 PC게임·콘솔게임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자칫 모바일게임 매출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주춤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모바일게임 수수료 인하라는 훈풍이 찾아온다면 그나마 안정적으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모바일게임 플랫폼 수수료 인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카카오게임즈는 강력한 수익성 개선이 뒤따를 전망"이라며 "모바일 비중과 직접 퍼블리싱 비중이 높은 카카오게임즈는 앱 수수료가 17%로 인하되는 경우 9% 수준의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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