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미국, 가장 저렴한 에너지국가로" 실현 조건은 'SMR'[SMR] 트럼프발 르네상스 수혜 기대...두산·SK·DL 등
허인혜 기자공개 2024-12-09 08:19:47
[편집자주]
정치인의 유전자와 사업가의 유전자는 다르다고들 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자리를 재탈환하면서 정치인이자 사업가이고 엔터테이너인, 혼합 DNA를 지닌 독특한 인물을 우리 산업계도 다시 마주하게 됐다. 협상이 아닌 거래를 추구하고 보상 없는 비호는 하지 않겠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기조다. 사업가의 마음을 지닌 미국 최고의 권력은 국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달라진 거래 방식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더벨이 '사업가 트럼프'가 국내 산업에 끼칠 영향과 기업들의 대응법을 분석하고 앞으로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자력 사업, 그중에서도 SMR(소형모듈원전) 부문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내 기업의 호재가 예상되는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전 정치 비전을 담은 어젠다 47을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에너지를 공급하는 나라(Lowest Cost Energy and Electricity on Earth)'를 목표로 제시했다.실현의 조건은 원자력 발전이라고 트럼프 당선인은 강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SMR은 투자 계획을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직후 임명한 에너지장관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CEO는 정치 경험이 전혀 없다. SMR 업체 '오클로'의 임원인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그만큼 SMR은 트럼프 2기 정부 최대 수혜 산업으로 꼽힌다.
◇'가장 저렴한 에너지의 나라' 만들겠다는 트럼프, 실현의 조건 '원전'
트럼프 당선인은 공약 홈페이지를 통해 원자력규제위원회(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를 현대화하겠다고 했다. 또 '혁신적인' SMR에 투자해 재임기간 동안 원자력 에너지 생산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혁신적인 SMR에 대규모로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데는 원전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올해 발표를 참고하면 SMR 중심의 에너지 환경을 조성한 도시는 기존 도시 대비 에너지 생산 비용을 약 30% 절감할 수 있다. SMR은 대형 원전 대비 크기가 100분의 1인 차세대 원전이자 친환경 원전으로 꼽힌다.
이에 따른 트럼프 당선인의 SMR 러브콜은 국내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협업의 주인공이 국내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단순한 장밋빛 희망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국내 원자력 사업은 방산·조선과 더불어 미국과의 핵심 협상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국제통상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근 한미 양국 정부가 맺은 '한·미 원자력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간 약정(MOU)'도 SMR 협업과 유관하다.
국내 SMR 개발 연혁은 이미 10년을 넘었다. 덕분에 빌게이츠와 미국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SMR 시대에 뛰어들던 시기에 잘 맞춰 선두주자를 꿰찰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정책에 따라 상용화가 다소 늦었지만 기업들은 꾸준히 SMR을 개발해오고 있었다.
덕분에 이미 국내 기업들은 미국과 제3국 대상 SMR 공동 수출을 추진해 왔다. 원전 시공과 운영 경험을 내세운 점이 유효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2.0 행정부에서 SMR 관련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이뤄지게 되면 그에 따라 한국과의 SMR 공동 수출 등 해당 부문에서의 한미간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SMR 타당성 조사에만 3.3억달러 쓰는 아마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뿐 아니라 시장 환경도 SMR에 우호적이다. 인공지능(AI) 시장의 성장 속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미국 IT 대기업들은 SMR에 직접 투자를 단행 중이다. 코트라도 내년 세계시장 진출 전략을 설명하며 SMR을 핵심 분야로 선정했다.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SMR 사업을 추진하는 원전 운영사에 약 3억3400만달러(약 46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전력회사인 에너지 노스웨스트(ENW)가 대상이다. 아마존과 ENW는 미국 워싱턴주 핸포드(Hanford) 부지에 엑스 에너지 SMR 건설을 계획 중이다.
엑스 에너지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동맹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엑스 에너지는 4대 모듈의 SMR(320MWe)로 시작해 최대 12대 모듈(약 960MWe) 규모의 전력을 미국 북서부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 엑스-에너지 SMR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 용역 계약을 통해 기기의 제작성을 검증했다. 지난해 1월에는 엑스-에너지와 지분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구글도 SMR 개발사인 카이로스 파워와 전력 구매계약을 맺었다. 2035년까지 최대 500 MW 규모의 SMR을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배치한다는 목표다.
◇철저한 미국우선주의, 투자기업 수혜 전망 속 '뉴스케일 협업'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뉴스케일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 설계 제작성을 검토하는 역할을 맡았다. UAMPS 원전 프로젝트의 핵심 기기인 원자로 모듈도 공급하기로 했다.
투자도 함께다. 2019년부터 뉴스케일파워에 지분 투자 방식으로 사업 협력에 나서고 있다. 2022년 국내 투자자와 함께 뉴스케일에 1억4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하고 수조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권도 확보했다. 뉴스케일파워는 10월 미국 플루어와 루마니아 SMR 사업 관련 기본 설계 2단계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SMR 기자재 공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와 DL이앤씨도 원전 관련 기업이자 투자 기업으로 분류된다. DL이앤씨도 미국 엑스에너지와 SMR 플랜트 사업 개발을 목표로 협력 중이다. 아마존이 엑스에너지의 지원군이다. 미국 정부가 12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약속했고 아마존이 5억달러 규모의 펀딩을 별도로 진행한다.
SK그룹도 SMR 개발에 적극적인 곳 중 하나다. SK㈜와 SK이노베이션이 2022년 빌 게이츠가 창업자인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약3000억원)를 투자하며 본격적인 물꼬를 텄다. 지난달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실증단지 첫 삽을 뜬 테라파워의 착공식에도 유정준 SK온 부회장 겸 SK아메리카스 대표, 김무환 SK㈜ 그린부문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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