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아이마켓코리아, 사추위 부재가 낳은 '무개성'255점 만점 중 106점, 코스닥 수준…후보 관리 시스템 미비
구혜린 기자공개 2024-12-13 08:21:4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4: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기업 소모성자재(MRO) 구매대행부터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폭넓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이다.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한 것은 지난 2010년으로 상장 25년차에 해당하지만 이사회가 갖춰야 할 구성과 기능은 코스닥 상장사 수준에 가깝다. 더벨이 이사회 정량 평가를 진행한 결과 금융사를 제외한 시총 상위 500개 상장사 중 380위권에 해당했다.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기세와는 달리 이사회는 다양성이 부족하다. 아이마켓코리아 이사회는 50대 이상 남성으로만 구성돼 있고 사외이사는 기업 경력 없는 학계 인사로 채워졌다. 이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갖추지 않고 이사회 내에서 후보 추천을 진행한 결과로 보여진다.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진행하지 않는 가운데 개별 평가도 부재해 전반전인 점수가 하락했다.
◇500개 기업 중 380위, 감사위 뿐인 소위원회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아이마켓코리아는 255점 만점에 106점을 받았다.
유가증권 상장사이지만 코스닥 상장사 수준의 이사회 평가 점수다. 아이마켓코리아가 확보한 총점은 THE CFO가 평가한 500개 상장사 중 380위권에 해당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피에스케이, 원익IPS, 펄어비스 등과 총점이 동일하다. 통상 유가증권상장사의 경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 공시 대상 자료가 많다 보니 이사회 지원 등 시스템을 갖추기 때문에 코스닥 상장사 대비로는 평점이 높은 편이다.
이사회 '구성'이 상장사 평균 수준에 미달한다고 볼 수 있다. 구성 지표는 평점 5점 만점에 1.7점으로 가장 점수가 저조했다. 아이마켓코리아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총 6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중 사외이사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므로 독립성을 갖추고 있으나, 남인봉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고 50대 이상 남성으로만 이뤄져 있으며 타기업 경력을 보유한 사외이사가 전무하다.
특히 이사회 내 소위원회를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갖추고 있다. 감사위원회만 운영 중이다. 자산총액이 2조원 미만이므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상법상 의무적으로 설치할 필요는 없으나, 대부분의 유가증권상장사들이 사외이사 풀(pool) 관리 및 선발 투명성을 위해 사추위를 갖춘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이사회 지원조직을 별도로 갖추고 있지도 않기에 평점이 낮아졌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 점수도 구성 지표와 마찬가지로 1점대(5점 만점에 1.9점)를 기록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내 '미실시'로 표기한 항목이 많은 편이다.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 평가에 근거한 개선안 마련,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평가 기반 재선임 여부 결정 등을 모두 실시하지 않고 있다. 연간 이사회 활동을 마치고 이를 복기하는 시간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배당·재무건전성 제외 투자·성과지표 저조
'참여도' 지표는 6개 이사회 평가 지표 중 가장 점수가 높았다. 평점 5점 만점에 2.6점을 확보했다. 이사회 개최 수는 지난해 다섯 차례에 그쳤으나 구성원의 참석률은 100%로 성실성을 보였다. 안건 역시 6일 이전에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등 충분히 안건을 이해한 뒤 이사회가 개최될 수 있게 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회의는 여섯 차례 개최돼 작년 이사회 개최 대비 활발한 활동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감사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돼 독립성을 담보했다. 또 감사위원 중 1인이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감사위원회의 이같은 특징을 제외하고는 경영진을 제외한 사외이사 회의가 전무하고 이사회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대책, 내부거래 통제 정책 등을 마련하지 않아 '견제기능' 지표 점수(평점 5점 만점에 2.3점)도 저조한 편이었다.
'경영성과' 지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아이마켓코리아의 경영성과 지표 점수는 평점 5점 만점에 2.1점으로 집계됐다. 경영성과 지표는 세부적으로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투자지표 △매출성장률 등 경영성과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세 가지 항목이 KRX300 소속기업 평균 대비 어떠한지를 평가한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재무건전성 지표만 우수했고 그 외 대부분은 1점으로 평가됐다.
상장사 평균 대비 아웃퍼폼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아이마켓코리아의 PBR은 0.79배, 주가수익률은 -14.53%, 총주주수익률(TSR)은 -8.6%로 각각 KRX300 소속 비금융사 평균치인 2.38배, 25.74%, 27.64%에 현저히 미달했다. 매출성장률은 -4.53%, 영업이익성장률은 -9.22%,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 총자산이익률(ROA)은 1.87%로 각각 평균치 4.7%, -2.42%, 6.82%, 3.76%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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