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유동성 점검]SK지오센트릭, 현금흐름 둔화에 차입금 반등 '긴축경영'⑤잉여현금흐름 2년만에 '마이너스 전환'…투자 줄이고 현금확보 총력
박완준 기자공개 2024-12-18 13:56:04
[편집자주]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재계에 퍼지면서 재무 위험성의 경종을 울렸다. 특히 중국발 저가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큰 타격을 입은 석유화학 기업들의 유동성에 관심이 쏠린다. 부진한 실적에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재무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석유화학 업계가 연일 자산 매각설에 휩싸이며 재무 부담이 어느 때보다 커진 지금,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유동성을 점검하는 이유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15시2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길어지는 업황 악화에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가뜩이나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발 저가 석유화학 제품 물량 공세에 설 자리를 잃었다.아울러 비상계엄까지 터지며 환율도 급등해 구매 비용 부담까지 커진 실정이다. 이에 기업들은 변화보다 안정을 꾀하며 긴축경영에 나선 모습이다.
1972년 국내 최초의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로 출발한 SK지오센트릭도 부진한 실적에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는 등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반등한 차입금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줄이고 현금성자산을 확보하는 등 재무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3분기 누적 NCF 76% 줄어…현금 확보에 '총력'
SK지오센트릭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10조540억원, 영업손실 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0조4091억원) 대비 4% 줄고, 영업이익은 2720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석유화학제품 수요 위축과 중국업체들의 설비 신·증설로 인한 자급률 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며 SK지오센트릭의 현금흐름도 크게 악화됐다. 올 3분기 누적 SK지오센트릭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는 15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3816억원) 39% 줄어든 수치다. 재고자산과 매입채무 등 운전자본투자를 제외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전년 대비 3701억원 줄어든 1190억원에 그쳤다.
배당금과 자본적지출(CAPEX)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SK지오센트릭은 2021년부터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누적 CAPEX 2395억원을 지출해 FCF는 전년 대비 4557억원 줄어든 마이너스(-) 120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설비 투자 등에 유출된 현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부진한 실적에 부채총계도 반등했다. 앞서 SK지오센트릭의 부채총계는 2022년 4조3596억원에서 지난해 4조3176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 3분기 누적 부채총계 4조5371억원으로 늘어났다. SK지오센트릭은 올해 유동성장기부채 1362억원과 사채 596억원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SK지오센트릭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 곳간을 채우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SK지오센트릭의 현금성자산은 9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개년 내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7818억원에서 128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변화보단 안정…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속도조절'
SK지오센트릭은 올 초부터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고강도 구조조정) 계열사로 분류되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하고 있다. 투자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그룹의 기조에 맞춰 친환경 투자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등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대표이사 교체와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운영 효율화를 달성하는 내용이 골자다.
SK지오센트릭은 올 10월 최안섭 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맞이했다. 리더십을 6년 만에 교체한 것으로, 이에 발맞춘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5개(Material사업본부·솔루션사업본부·지오센트릭생산본부·전략본부·중국사업본부)의 사업부를 2개(솔루션사업부·화학생산본부)로 축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친환경 사업부를 축소함에 따라 1조8000억원 규모의 울산ARC(울산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생산 시설 투자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2년 전 미국의 퓨어사이클 지분을 680억원에 취득하며 합작법인(JV) 설립을 계획했지만, 올 10월 퓨어사이클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매각가는 약 1400억원으로 알려졌다.

지분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SK지오센트릭의 현금성자산은 올 4분기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확보한 현금은 재무건정성 지표 개선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건정성 지표로 꼽히는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올 3분기 각각 124.3%, 35%를 기록한 탓이다. 통상 부채비율은 1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인 재무로 평가한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내년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변화를 꾀하기보단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확보한 현금은 재무제표를 개선하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이며, 추가적인 투자는 속도를 조절해 경쟁력 확보에도 차질이 없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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