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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무상감자에 관세 전쟁까지...'신저가' 찍은 KG모빌리티"이익잉여금 전환에 맞춘 배당 고려…美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박완준 기자공개 2025-04-09 15:18:1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5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KG모빌리티의 주가가 침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2023년 4월 KG그룹에 편입되면서 2년 연속 흑자를 거두며 경영 정상화를 달성했다는 평가와는 달리 주가는 연일 하락세 기록한 탓입니다. 특히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따른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진 동시에 무상감자까지 단행해 주가는 고점 대비 80% 빠진 실정입니다.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때는 2023년 4월입니다. 기업회생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실질심사를 통과해 3년 만에 거래가 재개된 시점입니다. 당시 KG모빌리티 주가는 경영 정상화 기대감에 장중 1만3140원에서 1만645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시가총액도 3조230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KG모빌리티 주가는 올해 초까지 꾸준히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KG그룹 품에 안긴 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과 반대로 주가는 연일 하락해 올 2월 3일 3545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길어지면서 불안정한 수익 구조가 주가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주가 반등은 지난해 실적 발표에 맞춰 시작했습니다. 올 2월 19일 3765원에 머물던 주가는 같은달 26일 488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해 판매량 10만대를 넘어서며 2년 연속 영업이익 123억원과 당기순이익 462억원을 실현한 영향입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를 거둔 것은 20년 만에 달성한 기록입니다.

하지만 재무 개선을 이유로 무상감자를 단행하면서 주가는 다시 하락했습니다. 지난달 11일 무상감자 결정이 나오면서 주가는 370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자본금을 잉여금으로 전환해 재무를 개선하는 무상감자는 보통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주가는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날 주가는 장중 3345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시가총액은 6569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공략 중인 베트남 등의 신흥 시장에 경쟁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를 피해 진출하며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탓입니다.
최근 3년간 KG모빌리티 주가 흐름표.
◇Industry & Event

불안정한 재무 개선을 위한 무상감자, 주가에는 오히려 악영향. KG모빌리티가 무상감자를 단행하자 증권가에서 바라본 시선입니다. 2년 연속 흑자를 거두며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며 자본잠식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지만, 무상감자를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실제 KG모빌리티는 지난달 10일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1억9640만5254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결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자본금은 기존 9820억원에서 감자 후 1965억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감액된 금액은 이익결손금 1조1325억원을 소멸시키는 데 사용됐습니다.

무상감자는 보통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자본금을 잉여금으로 전환하는 회계 작업인 무상감자는 오랫동안 영업손실이 누적돼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이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KG모빌리티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무상감자를 결정했다는 의견입니다. 흑자에도 고환율에 차량 생산단가가 오르며 현금창출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매출총이익은 345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3년(4075억원) 대비 15.2% 줄어든 액수입니다.

현금창출력이 악화되면서 부채도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부채총계는 1조607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만기가 1년 이내 도래하는 유동부채가 1317억원 늘어난 1조17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차입금도 2023년 453억원에서 지난해 1398억원으로 급격하게 불어났습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전기차 모델 확대와 자율주행, 차량용 소프트웨어 분야에 막대한 투자 자금이 필요하다"며 "무상감자를 통해 결손금 보전 및 재무 구조 개선을 이뤄내 향후 신용도 상승 효과와 투자 유치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arket View

최근 자동차주 변동 폭이 커지면서 KG모빌리티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미국 수출이 어려워진 완성차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면서 경쟁이 격화돼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KG모빌리티는 지난해 해외 판매량 6만2378대 중 미국으로 직접 수출한 비중은 3% 미만으로 미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3일부터 실시한 수입차를 대상으로 25% 추가 관세를 과하는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배경입니다.

하지만 간접적인 영향권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견입니다. 중국 BYD 등 경쟁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수출길이 어려워지면서 신흥 시장을 찾아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KG모빌리티의 전체 수출량의 35.2%를 차지하는 튀르키예와 헝가리에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KG모빌리티는 유럽 시장에서 BYD와 가격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BYD가 미국 고관세를 피해 EU 시장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BYD는 KG모빌리티가 주력하는 튀르키예와 헝가리에 생산 거점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 다툼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BYD와 KG모빌리티는 차량의 가격이 비슷한 탓에 현지에서 피어그룹으로 묶이고 있다"며 "BYD가 미국 고관세를 피해 유럽 생산량을 큰 폭으로 늘리며 가격 경쟁을 시작할 시 KG모빌리티의 수익 구조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KG모빌리티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승재 경영지원본부장 전무입니다. 그는 KG그룹에서 재무와 관련된 경력을 쌓으며 2020년 KG이니시스 렌탈사업실장(상무)로 올라선 인물입니다. 이후 2022년 12월 KG케피탈 대표로 경영 일선에 참여한 후 올해 KG모빌리티 CFO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더벨은 KG모빌리티의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대응과 무상감자 이후 주가 부양 계획을 듣기 위해 전 CFO에게 접촉을 시도했지만, 직접적인 멘트를 얻을 순 없었습니다. 대신 관계자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무상감자 후 떨어진 주가를 부양하는 계획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무건전성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가는 실적 개선에 맞춰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이익결손금이 잉여금으로 전환된 후 주주환원 강화를 위한 배당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흥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될 수 있는 우려에 대해서는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의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판매량 부진은 겪을 수 있지만, 관세 우회로 유입되는 물량에 의한 판매 부진은 우려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그는 "올해 토레스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면서 내연기관부터 전기차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친환경차 판매량 증대에 발맞춰 연비 개선과 파워 트레인 개발도 지속해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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