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美 관세에 '주가 요동'…PBR 0.26배 '역대 최저'[성우하이텍]③현대차·기아 주가와 같은 행보…2년만에 시총 9000억 증발
박완준 기자공개 2025-04-15 07:41:36
[편집자주]
홀로 움직이는 기업은 없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 기업들도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수백 곳이 넘는 납품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수 천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현황이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벤더사는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현대차그룹 벤더사의 주력 제품과 현황, 연구개발 방향성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4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기아 주가와 같은 길을 걷는다. 증권가에서 성우하이텍 주가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40년간 자동차 범퍼 등의 부품을 독점 공급하면서 매출 의존도를 높여 현대차·기아의 주가와 연결 고리가 형성됐다는 평가다.성우하이텍 주가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별도의 고율 관세가 적용 중인 자동차 부품은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여전히 25% 고관세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도 연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성우하이텍 주가는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친환경차 수요가 줄어들며 자동차 부품의 출하량도 떨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이에 성우하이텍 주가는 2023년 말 9480원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반년 만에 5512억원이 증발한 7584억원에 머물렀다.
주가는 올 3월까지 내림세를 이어갔다. 성우하이텍이 2023년부터 2년 연속 영업이익 2000억원을 넘기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반대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주가 반등은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이 2028년까지 미국에 총액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영향이다. 성우하이텍은 2021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생산 공장까지 구축해 현지에서 직접 생산·납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우하이텍의 미국 생산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주력하는 친환경차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기차 차체와 배터리팩 케이스 등 친환경차 부품 위주로 생산시설을 구축한 탓에 전동화 모델로 북미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이에 성우하이텍의 주가는 5340원에서 이틀 만에 6220원으로 치솟았다. 5~120일선 지지대를 모두 돌파하며 위축됐던 투자 심리도 회복했다. 통상 증권 시장에서 중장기적 흐름을 판단하는 120일 지지선을 넘어선 것은 주가가 상승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성우하이텍 주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1962년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이달 3일부터 자동차 및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성우하이텍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54.88%에 달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성우하이텍 주가는 이달 9일 4885원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390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7월 기록한 시가총액 1조3096억원 대비 약 70%가량 낮아졌다. 주가 하락에 성우하이텍의 PBR도 0.26배를 기록했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건 주가가 기업의 장부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관세 정책에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지만, 우호적인 환율 수준이 유지되면서 오히려 실적이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성우하이텍은 현대차그룹과 미국에 동반 진출한 부품사이기 때문에 생산 전략에 따라 주가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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