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에스엘 이사회 '오너 3세' 주축…'역할 분배' 뚜렷기술 중심의 사내이사진, 금융·경영 전문가 중심 사외이사진
박완준 기자공개 2025-04-09 15:17:21
[편집자주]
홀로 움직이는 기업은 없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 기업들도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수백 곳이 넘는 납품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수 천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현황이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벤더사는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현대차그룹 벤더사의 주력 제품과 현황, 연구개발 방향성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4일 07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행 상법상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로 분류되는 에스엘은 체계적인 이사회를 구축하고 있다.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잘 지키고 있다. 특히 에스엘은 이사회 내 의무설치 대상의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제외한 소위원회도 구축해 독립성을 강화했다.에스엘의 이사회는 2021년 3월 오너 3세 이성엽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큰 변화를 맞았다. 이충곤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이사회 내 오너일가는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아울러 자산총계 1조7000억원에도 불구하고 의무가 아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했다.
사외이사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기존의 회계와 법무, 경영 부문의 다양한 전문가를 유지했다. 안경준 선일회계법인 대표와 서정석 전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김도성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인원도 각각 3명으로 맞춰 자산 규모 2조원대 회사에 못지않은 구성을 갖췄다.
에스엘은 2022년 3월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이사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치창출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사외이사도 교체했다. 서정석 전 부장판사 임기 만료에 맞춰 허문구 경북대 경영학 교수를 선임했다.
에스엘은 2023년 자산총계 2조원을 넘어서며 사외이사 1명을 추가로 선임했다. 이미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해 전체 이사(6명)의 과반(최소 3인 이상)을 충족했지만,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하면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을 57%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초 이현승 전 SK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한 내용이 골자다.

에스엘은 안정적인 이사회를 구축하면서 역할을 뚜렷하게 분배했다. 이 부회장을 포함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정문호 대표와 서영주 경영리더는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정 대표는 에스엘 생산기술센터 부센터장과 에스엘라이텍 공장장으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서 경영리더도 기술연구본부 본부장을 역임 중이다.
반면 사외이사는 회계와 금융, 경영에 초점을 맞췄다. 에스엘의 활발한 글로벌 투자활동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에스엘은 현대차그룹보다도 빠르게 해외 현지법인을 세웠다. 2000년대 초반 이미 미국과 중국에 현지 공장과 법인을 세웠다. 현재는 미국과 브라질, 중국, 인도와 폴란드 등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이같은 투자에도 에스엘은 2023년부터 순차입금 마이너스(-) 상태인 실질적 무차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자본적지출(CAPEX) 확대에도 차입금이 줄어들고 현금성자산은 꾸준히 쌓였다. 실제 에스엘은 지난해 CAPEX를 2023년(1609억원) 대비 늘어난 2381억원을 투자한 데 반해 순차입금인 -73억원에서 -338억원으로 확대됐다.
에스엘의 사외이사진은 올해도 신사업 육성과 재무에 관여하며 기업의 성장을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0년부터 현대차에 납품하면서 상용화에 성공한 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에스엘은 올해 미국 조지아주에 준공된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도 BMS를 납품해 성장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차종이 늘어난 것에 맞춰 BMS 납품 규모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외이사진도 이에 발맞춰 투자 계획과 자금 조달 등에 조력하며 시장 안착을 돕는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금융 부문의 사외이사를 대거 선임한 기업은 투자와 자금 조달 방안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LED 램프를 넘어 BMS까지 공략하는 에스엘도 사외이사 선임 배경이 비슷한 맥락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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