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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현대차그룹 '범퍼 독점'…신사업 '배터리 케이스' 낙점[성우하이텍]①글로벌 전동화 전환에 영업익 '반등'…R&D 투자 400억 첫 돌파

박완준 기자공개 2025-04-11 07:52:06

[편집자주]

홀로 움직이는 기업은 없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 기업들도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수백 곳이 넘는 납품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수 천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현황이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벤더사는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현대차그룹 벤더사의 주력 제품과 현황, 연구개발 방향성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우하이텍은 1977년 부산에서 성우금속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했다. 초기 사업으로 주방기구와 농기구 등을 생산·판매하며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성우하이텍은 1983년 현대차를 만나면서 사업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현대차의 '스텔라' 모델에 몰딩 납품을 시작하면서 자동차 부품사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성우하이텍은 현대차그룹의 1세대 파트너다. 40년간 거래를 유지하며 탄탄한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성우하이텍의 주력은 자동차 차체다. 차 문과 엔진룸 덮개, 트렁크 문 등 다양한 차체 부품을 생산한다. 특히 차량 충돌 시 충격흡수 부품인 범퍼레일은 독점 공급하면서 고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 '해외 파트너'…영업익 2년 연속 2000억 돌파

성우하이텍은 현대차그룹 1차 벤더사로 오랜 기간 연을 쌓으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차체 바디 부품을 중심으로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면서 종합 자동차 부품사로 성장했다. 특히 범퍼레일의 경우 1990년대부터 국내 경쟁사가 없을 정도로 사실상 독점 사업자 지위를 지키고 있다.

성우하이텍은 현대차그룹의 1세대 해외 파트너로 분류된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에 주력한 탓에 미국과 인도, 멕시코, 유럽, 중국, 러시아 등 해외에 10개 법인 21개 사업장을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진출한 타국에 현지 공장을 구축해 물류비를 줄이는 등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발 빠른 해외 진출에 성우하이텍의 실적은 현대차그룹과 동반 성장했다. 2000년대 초반 자동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면서 영업이익은 1999년 58억원에서 2014년 1930억원까지 늘어났다. 특히 2016년 매출 3조8343억원을 거두며 현대차그룹을 주거래처로 하는 차량 부품업체 가운데 매출 규모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17년부터 중국 사드 보복 등의 여파로 현대차그룹의 실적이 급감하면서 성우하이텍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판매량이 2016년 대비 27.9% 줄어든 81만7000대에 그치면서 성우하이텍의 영업이익(608억원)도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동반 진출이 실적에 부메랑이 된 셈이다.

실적 반등은 2021년부터 시작됐다. 글로벌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빨라지면서 부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성우하이텍은 2021년 영업이익 764억원을 실현하면서 전년 대비 1350% 성장했다. 이후에도 2022년 1028억원, 2023년 25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2059억원을 실현하면서 2년 연속 영업이익 2000억원을 돌파했다.

해외 매출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54.88%에 달했다. 유럽이 24.69%로 가장 높았고, 북미 15.01%, 인도 9.35%가 뒤를 이었다. 매출액은 유럽이 1조4093억원, 북미 8566억원, 인도 5340억원을 기록했다.

◇본업 넘어 신사업까지…꾸준한 R&D 투자

성우하이텍은 연구개발(R&D)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94년 자동차 부품업계 최초로 R&D 센터를 설립하면서 기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 차체 부품은 경량화 기술 확보에 나선 동시에 미래 먹거리로 전기차 배터리용 외장재를 낙점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까지 발굴하고 있다.

성우하이텍은 지난해 R&D 비용으로 447억원을 투자했다. 2022년부터 2년 연속 R&D에 300억원 이상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400억원을 넘어섰다.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전기차 배터리용 외장재 부문의 선행 개발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성우하이텍은 전기 승용차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들어가는 배터리케이스어셈빌리(BCA), 배터리모듈어셈블리(BMA),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팩 내부 시스템을 보호하는 부품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관련 고강성·경량화 중심의 사업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

성과도 달성했다. 성우하이텍의 BCA는 기아 니로EV와 코나 일렉트릭에 납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현대차가 인도에서 처음으로 생산하는 전기차 크레타EV에도 BCA를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BSA는 2023년 7월 현대차그룹의 제작·생산 업체로 선정되면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주력 사업인 자동차 차체 부문의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글로벌 전동화 전환에 맞춰 늘어난 전기차용 부품의 경량화에 힘을 쏟는다. 차체 무게가 전기차 주행거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전보다 더 가벼운 부품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 자동차 부품사로 성장한 성우하이텍은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이 60%가 넘기 때문에 실적도 동반할 수밖에 없다"며 "매출 다각화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용 외장재 육성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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