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매수 vs 동반매도, 아워홈 구지은의 복잡한 셈법 동반매도 매각금으로 캘리스코 투자 가능성, 버티기도 배제할 수 없어
변세영 기자공개 2024-12-24 12:27:1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아워홈 인수를 타진하는 가운데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 정관에 따라 남매들의 지분을 우선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다. 다만 우선매수권 발동 시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재무적투자자(FI)를 구하는 작업이 필수적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동반매도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23일 유통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중축으로 아워홈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이 원하는 건 명확하게 지분 100%다. 4남매가 보유한 물량 전부다. 아워홈 주식은 장남 구본성(38.65%),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19.60%), 삼녀 구지은(20.67%) 4남매가 나눠 갖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의 지분을 합하면 60%에 육박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분 100%를 고집하는 이유는 만약 장남과 장녀의 지분만 인수할 시 향후 구지은 전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 씨가 지분매각금지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할 수 있는 데다 경영에 브레이크까지 걸 수 있어서다.
실제 구명진·구지은 자매의 지분 없이는 특별결의도 까다롭다. 특별결의는 의결권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통상 배당금 결의 등 간단한 내용은 보통결의고 액면분할·정관변경·합병, 영업양수도·이사의 해임 등은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배경 속 구지은 전 부회장은 아직 명확하게 방향을 세팅하지 못한 단계로 전해진다. 물론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과는 다르게 선대인 故 구자학 회장의 뜻을 받아 아워홈을 지켜야한다는 의지가 크다.
문제는 ‘자금’이다. 아워홈 정관에는 주주가 주식을 매각할 시 다른 주주가 동일 조건으로 주식을 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즉 구미현 회장과 구본성 전 부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팔 때 구지은 전 부회장에게 1순위 권리가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구지은 전 부회장은 올해 초여름부터 사모펀드운용사(PE)를 비롯해 재무적투자(FI)를 백방으로 물색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아직 뚜렷한 FI를 구하지 못해 우선매수권 행사가 다소 어려운 상황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서는 우선매수권 행사가 힘든 만큼 구지은 전 부회장이 마음을 돌려 보유지분을 남매들과 동반매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한화 측이 원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대신 아워홈 지분을 매각금으로 캘리스코를 키우는데 주력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캘리스코는 아워홈의 외식사업 '사보텐'이 물적분할된 법인이다. 사보텐과 타코벨 등을 운영한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아워홈 이사회에서 퇴출된 후 캘리스코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캘리스코 이사회는 여환주 대표와 구지은(사내이사)·구명진(기타비상무이사) 자매로 구축돼 있다. 주주구성을 보면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의 린드먼혁신성장사모투자합자회사가 최대 주주(50%)고 구지은 전 부회장이 2대주주(23%)다. 구지은 전 부회장의 우호지분인 차녀 구명진 씨가 17.75%를 보유한다.
일각에서는 우선매수권과 동반매도 두 가지 옵션을 모두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소위 안 팔고 ‘버티기’다. 그렇게 되면 반쪽짜리 경영권에 그쳐 한화 입장에서도 딜을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지금 지분 100% 매입을 전제조건으로 딜 구조를 짜는 것처럼 보인다”라면서 “구지은과 구명진이 지분을 안 팔면 경영권 리스크가 큰데 이를 안고 매입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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