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는 항공업계]통합 에어인천, 영업이익 달성 가능할까영업적자 누적, 반짝 호황도 지나…아시아나 화물실적 저하 리스크
고설봉 기자공개 2024-12-27 13:32:58
[편집자주]
항공업계가 새로운 경영환경을 맞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FSC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란 모순에 직면했다. 또 FSC 산하 LCC들 인수합병이 추진되며 단거리노선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틈을 메우는 것은 LCC들이다. 장거리노선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단거리노선도 확장하고 있다. 도서지역 공항 개항에 맞춰 소형항공사들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항공시장은 새로운 경쟁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더벨은 항공시장을 진단하고 각 항공사들이 준비하는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2: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합 에어인천은 고공비행할 수 있을까.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합병(M&A)을 계기로 한국 항공산업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아시아나항공 출범 후 30여년 고착화된 항공화물 시장에 새 경쟁체제를 몰고 올 것이란 전망이다.그러나 현재 에어인천은 실적과 재무 등 모든 면에서 부실이 누적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0배 이상 규모가 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와 통합을 통해 성장통을 벗어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항공업계에선 양사 통합 후 실적 측면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는 것이 향후 시장 안착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추축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 에어인천이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를 이룰지 관심이 모아진다.
◇출범 후 영업적자 누적, 틈새공략 '아쉬움'
에어인천은 출범 지속적으로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등 경영상황이 좋지 않았다. 전문 화물 항공사로 출범하며 틈새시장 공략을 노렸지만 시장 지배력이 높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벽을 넘지 못했다.
또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해 영업 및 경영 효율성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에어인천은 화물기 4대로 운항하는 만큼 정기선 운항편수가 적고 글로벌 네트워크도 부족했다. 정기선 취항수가 많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풍부한 대형항공사(FSC)와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려운 경영상황이 이어지면서 에어인천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저하됐다. 경쟁체제 속에서 에어인천은 상대적으로 낮은 운임을 앞세워 영업을 펼쳤다. 또 화물 성수기 FSC들이 수용하지 못하는 화물을 일부 수용하는 등 영업망 구축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 안착에 실패하면서 에어인천은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꾸준히 누적된 모습이다. 그러나 코로나19 기간 반짝 특수를 누렸다. 이례적으로 항공화물 시장이 호황기를 맞은 2020~2022년을 제외하면 매년 손실이 지속됐다.
에어인천 매출은 2018년 298억원, 2019년 274억원 등 코로나19 이전까지 저조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2억원, 73억원 등 적자가 누적됐다. 영업손실에 이어 금융비용 및 잡손실 등 여파로 순손실은 2018년 133억원, 2019년 78억원 등 부실이 지속됐다.
코로나19로 시장상황이 급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2020년 매출은 245억원으로 예년에비해 큰 변동은 없었다. 다만 화물수요가 몰리면서 적재율 등 개선되며 영업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창립 후 첫 영업흑자였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발 호황은 2022년 절정에 다다랐다. 매출은 1079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 190억원, 순이익 176억원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곧바로 매출이 급감하고 손실이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2023년 매출 707억원, 영업손실 156억원, 순손실 1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에어인천의 부실은 원가부담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에어인천 매출원가율은 2018년 136.58%로 집계됐다. 100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원가가 136원 이상 든다는 뜻이다. 여기에 인건비 등 판관비 부담도 높았다. 같은 기간 판관비율은 4.36%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에어인천 매출원가율은 지속적으로 100%를 초과하고 있다. 2019년 121.53%, 2023년 116.97%로 각각 집계됐다. 판관비율도 2019년 5.11%, 2023년 5.09%로 지속적인 부담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0배 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업고 비상할까
에어인천 자체적으로 부실을 털어내고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은 현재로선 사실상 없다는 평가다. 기단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화주 대상 영업력을 높이는 데 긴 시간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불사업부를 M&A했다.
당장 통합 에어인천은 화물기 총 17대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 13대를 보유하고 있고 에어인천은 4대를 보유 중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화물 네트워크를 흡수하며 영업망도 개선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2개 국가의 25개 도시에 화물기를 취항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보유하고 있는 영업망 전부와 경영 효율성 등이 온전히 이관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사업이 소실되는 만큼 현재 수준의 25% 가량 화물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2023년 매출 1조6081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연결 기준 총 매출 7조7335억원의 20.8%를 차지했다. 다만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출이 저하되고 있어 우려가 커진다. 2021년 3조1493억원까지 화물 매출이 호조세를 보였지만 2022년 2조9929억원을 거쳐 지난해 큰폭 하락했다.
올 3분기 누적 화물사업부 매출은 1조20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1조1354억원 대비 6.35% 가량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20.2%에서 올 3분기 19.3%로 낮아졌다. 여객수요 증가로 항공업이 호황기에 접어들었지만 화물사업부 성장세는 큰폭 개선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에어인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인프라와 시스템을 그대로 이관받아 그대로 영업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에 맞춰 운영하는 만큼 그동안 축적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적개선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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