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는 지금]신세계 손잡은 알리바바의 사정중국사업 정체로 해외서 돌파구 모색…토비 쉬 CFO, 투자실탄 확보 '분주'
고진영 기자공개 2025-01-06 08:15:27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08:1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리바바와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동맹을 결성하서면서 업계는 판도 변화를 예감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을 향한 알리바바의 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알리바바는 한때 중국 이커머스 시장을 지배했지만 이제 신흥 강자와 정부 양쪽에 치이느라 힘든 처지다. 입지가 예전만 못해지자 해외 시장에서 돌파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토비 쉬(Toby Xu)는 알리바바 이커머스사업이 주춤하기 시작할 때부터 재무를 총괄해왔다. 불필요한 자산은 팔고 조달을 늘리고 있는데 신세계그룹과의 연합전선도 해외투자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짐작된다.
◇유통거인 알리바바의 고전
올 3분기 알리바바의 중국 이커머스부문(타오바오, 티몰그룹) 매출은 141억달러(990억위안)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보다 1%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이커머스부문은 29.4% 증가하면서 45억달러(317억위안)를 기록했다. 규모 자체는 중국 이커머스가 세 배를 넘지만 성장률은 해외가 압도적이다.
알리바바가 고전하는 이유는 테무 모회사인 핀둬둬(PDD)홀딩스, 틱톡으로 잘 알려진 바이트댄스(ByteDance) 등 신흥 라이벌과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주도한 반독점 조사는 알리바바에게서 사업확장 기회를 빼앗고 PDD홀딩스의 득세에 힘을 보탰다.
이미 약 3년 전부터 알리바바는 성장 한계에 부딪힐 조짐이 뚜렷했다. 2021년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는데 5년 만의 첫 역성장이었다. 중국 정부의 규제 탓이 컸다. 독점금지 위반으로 28억달러라는 기록적인 벌금을 알리바바에 부과했기 때문이다.
규제 강화로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중국 테크기업들은 줄줄이 리더십 재편에 나섰고 알리바바도 뒤를 따랐다. 토비 쉬(Toby Xu)가 알리바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한 것도 이 시기다.
쉬 CFO는 2022년 4월 알리바바에 CFO에 올랐다. 중국 공인회계사협회(CICPA) 회원으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11년간 파트너로 근무한 인물이다. 당시 알리바바 측은 쉬에 대해 재무관리나 운영을 제외하고도 전략적 투자 등 더 많은 책임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달 바쁜 CFO, 백화점 팔고 조달 확대
쉬의 부임과 함께 알라바바는 전자상거래사업을 해외와 중국부문으로 나눴다. 이후 지난해엔 사업 영역을 6개 비즈니스그룹으로 나누는 대규모 개편을 진행하기도 했다. 알리바바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형태이며 이런 구조조정을 거치면서도 CFO직은 쉬에게 그대로 맡겨졌다.
현재 쉬는 비핵심자산 매각, 자금 조달 등 실탄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4년 11월 알리바바는 4년만에 처음으로 공모시장에서 달러 회사채를 찍었다. 총 26억5000만 달러 규모다. 이와 별개로 23억달러(170억위안)치 위안화 채권을 해외에서 발행했으며 지난해 5월엔 사모 방식으로 50억달러의 전환사채를 유통시키는 등 조달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또 지난달엔 인타임(Intime) 백화점 체인을 74억위안(10억달러)에 팔았다. 초기 투자와 비교하면 무려 93억위안(13억달러)를 손해본 헐값이다. 알리바바가 대규모 손실을 무릅쓰고 인타임을 매각하는 것을 두고 시장에선 AI(인공지능), 해외 이커머스 등 유망한 사업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글로벌 전략은 전략적 투자나 인수 외에도 현지화에 크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과거 실리콘 밸리에서 클라우드사업 확장을 중단한 경험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시 문화적 차이로 인재 채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러시아에서도 이커머스 진출을 위해 현지기업과 JV인 ‘알리익스프레스 러시아 JV(AER JV)’를 설립했었다. 러시아 이동통신사 메가폰(MegaFon), 인터넷기업 메일러그룹(Mail.Ru Group),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등과 협력했다. 최근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JV(조인트벤처) 설립에 나선 것 역시 결이 같은 움직임이다.
◇합작법인 주도권은…러시아 JV는 공동 CEO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은 이마트 자회사 아폴로코리아가 지마켓 지분 100%를 현물출자하고,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익스프레스 인터내셔널이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출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JV 지분을 아폴로코리아와 알리익스프레스 인터내셔널이 절반씩 나눠가지는 방식이다.
지분율이 딱 절반씩인 만큼 이사회 구성이나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해 여러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 측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알리바바 측이 주도권을 양보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신세계그룹이 온라인사업 방향을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해 몸을 사리는 중인 반면, 알리바바는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토비 쉬는 정식 취임 전 인베스터데이에서 투자전략에 대해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최근 잉여현금흐름이 악화하긴 했으나 쉬가 자금조달에 분주했던 만큼 투자 재원은 여전히 충분한 상황이다. 2024년 9월 말 기준 1830억위안(약 37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 JV 케이스를 보면 설립 당시 지분은 알리바바 측이 48%, 나머지 주주들이 52%의 지분을 차지했다. 또 의결권은 49.9%를 알리바바가 확보하고 메가폰과 메일러, RDIF가 각각 30.2%, 18.7%, 1.2%씩 가져갔다.
법인 대표이사의 경우 알리바바와 메일러 측이 1명씩 각각 지명하는 공동 CEO 형태를 택했다. 이에 따라 알리익스프레스 러시아 대표와 메일러그룹 총괄책임자가 공동 CEO에 올랐다. 이사회는 4개 주주기업의 경영진으로 구성했으며 의장 자리는 메일러그룹 CEO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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