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M&A 원칙·신사업 트렌드' 방점 [2025 승부수]'효율적 자본 배분' 염두에 둔 M&A 추진…지역별·국가별 맞춤형 전략 도입
최필우 기자공개 2025-01-03 09:10:23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1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2025년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 원칙을 밝혔다. 단순히 외형을 키우고 계열사 수를 늘리는 차원에서 M&A를 추진하지 않고 효율적인 자본 배분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신중한 관점을 갖고 매물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신사업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견해를 내놓았다. 변화하는 환경을 포착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신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해외 여행 증가로 환전 수요가 늘어나는 걸 포착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와 비슷한 성공 사례를 추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포트 확장으로 내실 성장했는지 돌아봐야"

함 회장이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을 강조한 건 최근 금융권을 둘러싼 환경 변화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로 은행권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점쳐지고 고환율 탓에 자본비율 관리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과의 통합으로 타행 대비 환율 리스크가 크다. 시중은행 간 영업 경쟁이 심화되는 것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처해 있으나 함 회장은 작은 회사 규모로 인한 낮은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당연시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자산 규모, 계열사 수 측면에서 KB금융이나 신한금융에 비해 열세라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또 경쟁사들도 동일한 시장, 같은 조건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짚었다.
성장을 위한 M&A 전략도 규모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는 게 함 회장의 지론이다.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함 회장은 지난 3년간 주어진 여건에서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하나은행 중심의 경영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보고 신규 M&A를 단행하지 않았다.
스위스 투자은행(IB) UBS에서 하나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든 것 정도가 포트폴리오 정비 조치였다. 매물로 나온 KDB생명, 롯데카드 등과 연결됐으나 하나금융은 잇따라 인수를 고사했다. 인수를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자생력을 갖추려면 큰 대가가 필요하다는 함 회장의 판단이 작용했다.
올해도 하나금융은 M&A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함 회장은 오는 3월 3년의 임기를 마감한다. 현재 진행 중인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함 회장이 연임할 경우 현 M&A 전략 기조가 유지된다.
◇"가상자산 규제 완화, 유연하게 대응"
함 회장은 M&A와 함께 신사업 전략에 대해서도 지침을 내놓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별 국가별로 맞춤형 전략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자국 우선주의 심화와 지정학적 분쟁을 고려해 최적의 전략을 수립해달라는 주문이다. 이를 위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비은행 부문의 동반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미래 금융과 기술 혁신에 대한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스스로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신기술, 혁신 사업에 대한 투자, 제휴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사업 트렌드를 포착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기회를 잡아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이용자 700만명을 모은 게 미래 금융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대표적인 사례다. 유사한 상품이 벤처 업계를 통해서도 나왔지만 금융권에서 선제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전사적 역량을 투입한 건 하나금융이 처음이다. 함 회장은 올해 미국 가상자산 규제 완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함 회장은 "최근 미국 내에서 가상자산 규제가 완화되고 제도가 활성화되는 기류를 감안해야 한다"며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열린 시각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해 변화 흐름을 선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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