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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상단 과감히 높인 HD현대케미칼, 수요예측 '성공' 900억 모집에 3630억원 확보, 조달비용 높은 편

김위수 기자공개 2025-01-17 17:28:36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케미칼이 공모 회사채 발행에서 363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모집액 대비 4배 이상 많은 주문을 받았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인한 투자심리 저하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희망 금리밴드 상단을 과감히 높여 제시한 점이 성공적인 수요예측을 이끌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케미칼은 이날 공모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KB·한국투자·대신증권이 맡았다.

만기구조(트랜치)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눴고 각각 400억원, 500억원 등 총 900억원을 모집했다. 수요예측을 통해 2년물 1660억원, 3년물 2000억원의 주문을 모았다. 가산금리는 민평금리 기준 2년물 +30bp, 3년물 +48bp로 책정됐다.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고려할 수 있다. HD현대케미칼은 확보한 자금을 전액 채무상환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HD현대케미칼은 수요예측 결과를 보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쉬고 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HD현대케미칼 내부적으로도 공모채 수요예측에 대한 걱정이 컸다고 전해진다.

기초 석유화학 시장에서의 부진이 이어지며 자본시장에서 석화사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지난해 공모채 시장에 도전한 일부 석화사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용등급 및 전망 조정도 이뤄졌다. HD현대케미칼은 지난해 6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용등급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A를 유지했다.

만기 도래 회사채 등을 고려하면 공모채 발행이 필요하기는 하나 결과가 좋지만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희망 금리밴드를 민평금리 대비 2년물은 -30~+60bp, 3년물은 -30~+70bp로 설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가장 보편적으로 제시되는 희망 금리밴드는 -30~+30bp다. HD현대케미칼은 희망 밴드 상단을 대폭 올려 높은 금리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시장은 이에 화답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라며 "석유화학 업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HD현대케미칼의 수익률이 좋았다"고 말했다. 높은 수익률을 앞세운 HD현대케미칼의 공모채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단 HD현대케미칼은 적지 않은 조달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A등급 무보증사태 2년물과 3년물의 평균 금리는 각각 3.583%와 3.878%다. 이 수치에서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고 가산금리를 반영하면 HD현대케미칼의 2년물 금리는 3.883%, 3년물 금리는 4.358%가 된다.

이는 A가 아닌 A-급 회사채의 금리에 더 가깝다.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2년 발행해 오는 27일 만기가 도래하는 2080억원 규모 회사채의 금리는 3.21%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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