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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화장품업계 양날의 검 '다이소'

윤종학 기자공개 2025-02-18 07:56:31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07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이소에 화장품을 납품하는게 마냥 좋기만한 일은 아니다."

다이소에 납품 중인 화장품업계 관계자들을 만날 때면 심심찮게 들려오는 말이다. 다이소가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의 핵심 채널로 성장하며 발주량이 크게 늘었을 터라 짐작하고 던진 질문에 선뜻 기분 좋은 대답이 나오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다.

다이소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1000원, 3000원, 5000원'이라는 정형화된 가격 정책은 소비자들에게 강한 신뢰를 준다. 다이소에 가면 저렴한 가격대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하지만 이 정해진 가격 정책이 제조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제조사들은 정해진 가격 안에서 원가를 최소화해야 한다. 원가 절감을 위해 포장재나 부자재 비용을 줄이거나, 생산 공정을 해외로 이전해야 할 필요성도 커진다. 국내 생산은 최저임금 상승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용기사출 공정 등의 문제로 인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소의 박리다매 방식 또한 제조사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물건을 대량으로 판매해야만 수익이 남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대량 생산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다이소의 유통망이 제조사들에게 충분한 마진을 보장하는지에도 서로 간에 이견이 발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많은 제조사들이 다이소와 협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브랜드 홍보' 때문이다. 대부분의 화장품 제조사의 경우 수익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저가로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입점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다이소 입장에서는 마진을 보장받기 용이한 구조인 셈이다.

다만 유통과 제조사 중 어느 한 쪽이 불만족한 파트너십이 장기간 지속되긴 어렵다. 또한 언제까지 다이소의 브랜드파워가 유지될지도 미지수다. 화장품 유통채널은 과거 백화점 브랜드 매장에서 로드숍, 헬스앤뷰티스토어, 온라인몰 등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유통의 힘은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다이소가 국내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품질과 가격의 균형을 지속해서 맞춰 나가야 한다. 다이소의 뷰티 매출액 증가율은 2021년 52%, 2022년 50%, 2023년 85% 등으로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다이소가 소비자들에게 선호되는 브랜드로 남기 위해 이제는 '저가' 이상의 가치를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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