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은 왜 '저출산 극복'에 앞장설까 출산 직원 최대 1억 지급, ESG 경영 강화…이면엔 주가 끌어올리기 전략
황선중 기자공개 2025-03-04 07:57:26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크래프톤이 발표한 파격적인 육아·출산 복지 정책은 단순히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선다. 환경정책·사회적책임·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통해 투자자의 신뢰를 제고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폭발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공모가를 하회하는 주가를 움직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크래프톤, 출산한 직원에게 1억원 '통 큰' 지급
28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전날 사내 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KLT)'를 통해 자녀를 출산한 직원에게 최대 1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월 1일 이후 출산한 구성원에게 출산장려금 6000만원을 지급하고 자녀가 만 8세에 이를 때까지 매년 육아지원금 500만원씩 최대 4000만원을 제공한다.
또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도 강화한다.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연장한다. 방학처럼 자녀돌봄이 필요한 시기에는 최대 1개월간 재택근무도 자유롭게 허용한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임직원을 위해서는 난임치료 휴가까지 제공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복지 정책이다.

겉보기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주가를 움직이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회사의 최근 주가는 34만원대로 비교적 아쉬운 흐름이다. 2023년 10월 상장 이래 최저가(14만5900원)를 찍은 이래 우상향 곡선이 이어지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공모가(49만8000원)를 하회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주요구수익률(COE)을 꼽는 편이다. 통상 ROE가 COE를 상회하면 주가가 상승하고, 반대로 하회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말해 주가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ROE를 높이거나 COE를 낮추면 된다는 이야기다.
크래프톤 ROE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21%로 상장 이래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119.2%(5940억원→1조3025억원) 증가한 덕분에 전년 대비 10%포인트 높아졌다.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던 2021년(17.9%)보다 높다. ROE는 통상 10% 이상이면 안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ROE는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다.
◇ESG 경영으로 COE 낮추나
남은 단계는 COE를 낮추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안이 ESG 경영이다. ESG 경영을 강화하면 비재무적 리스크가 낮아지면서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한층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마치 우량채권처럼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인식이 점점 강해지면서 주주들이 요구하는 수익률이 점점 낮아진다는 것이 증권가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출산·육아 복지 정책은 ESG 경영에서 '사회적책임(S)'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크래프톤 역시 해당 정책을 발표하면서 "출산·육아 지원 제도를 통해 국가적 과제인 저출생 해결에 적극 동참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구축을 목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모범적으로 실천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정책(S)'도 신경 쓰고 있다. 에너지사용량 같은 각종 환경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사내 자원 절약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2028년 입주 예정인 성수 신사옥은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는 친환경 건축물이다. '지배구조(G)' 관련해서는 내부고발제도 운영, 준법통제체제 보고서 작성, 내부거래 방지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지수 제공 회사로 유명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지난해 크래프톤에 부여한 ESG 등급은 BBB다. MSCI의 ESG 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평균 수준에 해당한다. 크래프톤은 2022년부터 2년간 BB 등급을 받았지만 지난해 등급 상향에 성공하며 BBB 등급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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