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생크션 리스크 점검]한국증권 '주의 이하' 제재, 횟수는 '수두룩'작년말 검사 기관주의, 임직원 20명도 무더기 처분
안정문 기자공개 2025-03-24 14:13:31
[편집자주]
증권사는 국내 자본시장 최전선에 있다.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을 발행해 매매를 중개하고 투자자로 나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앞장선다. 시장내 중요도만큼 이해관계자가 많은 데다가 한 번의 실수가 대규모의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사업 리스크도 크다. 특히 주기적으로 터지는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손질해왔다. 더벨은 증권사의 제재 현황과 더불어 내부통제에 대해서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1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뛰어난 하우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이어 7000억원 규모의 첫 신종자본증권까지 발행하면서 자기자본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덩치를 키우고 있다.다만 금융당국으로부터 최근 5년새 10번이 넘는 제재를 받을 만큼 명암도 뚜렷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20명이 넘는 임직원에게도 감봉 등 조치가 부과됐다. 대주주 특수관계인 신용공여, 투자일임재산 돌려막기, 중대 이해관계 미고지 등 사항이 적발됐다. 비교적 가벼운 기관주의 이하만 받았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작년 종합검사서 기관주의, 임직원 줄줄이 제재
사업보고서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현재까지 한국투자증권의 감독당국 제재현황은 12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1건, 2021년 3건, 2022년 4건, 2023년 2건, 2024년 2건 등이다. 기관 제재 수위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록·인가 취소 순으로 높아지며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40억151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이 가운데 일부 과태료에 대해 20% 감경을 적용받았다. 과태료는 경미한 위반에 대한 금전적 제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액 현금 거래 보고의무 위반 610만원, 채권과다 입고 관련 프로그램 변경 통제 절차 재발방치 대책의 적정성 관련 4800만원, 외화채권 취득보고서 미제출 100만원, 차입공매도 주문시 공매도 호가 표시 위반 10억원, 금융감독원 팝펀딩 불완전판매 29억2000만원, 불건전 인수행위 금지위반 4000만원 등이다.
과징금 처분도 받았다. 과징금은 부당이득에 대한 환수조치 성격을 띈다. 금융감독원 조사, 증권선물위원회 공시위반 이슈로 3억9150만원의 과징금을 냈다.

2024년 하반기의 경우 7월 5일 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제한 위반으로 임직원 8명에게 과태료 등 제재가 적용됐다.
세부적으로는 주의 및 과태료 70만원(1명), 퇴직자위법·부당사항(주의상당) 및 과태료 70만원(1명), 견책 및 과태료 100만원(1명), 주의 및 과태료 20만원(1명), 퇴직자위법·부당사항(주의상당) 및 과태료 100만원(1명), 퇴직자위법·부당사항(주의상당) 및 과태료 20만원(1명), 주의 및 과태료 60만원(1명), 감봉 3월 및 과태료 1350만원(1명) 등이다.
지난해 11월 마무리된 정기검사에서는 총 11건의 제재를 받았다. 기관주의와 함께 부여된 과징금 및 과태료 규모는 11억2050만원이다. 제재 대상 임직원은 주의(4명), 퇴직자위법·부당사항(주의 상당, 5명), 견책(4명), 퇴직자위법·부당사항(견책 상당, 3명), 감봉 3월(3명), 감봉 1월(1명) 등의 제재를 받았다.
계열회사 임원에 대한 신용공여 등을 비롯해 다수의 금지 사항을 위반한 점이 밝혀졌다.
주요 제재 사유를 살펴보면 한국증권은 2019년 1월24일~2022년 5월16일 사이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게 2억3400만원의 수익증권담보대출을 제공하는 등 계열회사 임원 6인에게 총 3억4000만원을 신용공여했다. 금융투자업자는 법령에서 정하는 신용공여에 해당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에 대하여 신용공여를 해서는 안된다.
한국증권에서는 투자일임재산으로 자기가 운용하는 다른 투자일임재산과 거래하는 행위, 특정 투자자의 이익을 해하면서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도 이뤄졌다.
2018년 6월7일~2022년 9월28일 중 PB센터에서 투자일임재산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국고채 등 채권을 저가에 매수한 직후 고가에 매도(또는 고개에 매도한 직후 저가에 매수)하는 방법으로 16명의 투자자 이익을 해하면서 4명에게 4200만원의 이익을 제공하기도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상품의 판매 과정에서도 미흡한 점이 지적됐다. 금융투자업자는 일반투자자에게 투자를 권유하면서 통상의 이해관계가 아닌 특별한 사유, 즉 인수계약 체결이나 지급보증의 제공, 대출채권 보유 등으로 금융투자상품의 가격이나 매매와 중대한 이해관계를 갖는 경우 그 내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고 투자권유를 해선 안된다.
그러나 한국증권은 2019년 2월28일~2022년 9월7일 사이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대출채권이 투자대상인 사모펀드 16개(설정액 3475억원)를 일반투자자 513명(1940억원)에게 판매했다. 한국증권이 해당 사업장에 대한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이에 더해 계열사 발행 증권을 개별 투자일임재산 총액의 50%를 넘게 투자할 수 없음에도 4개 계좌에서 이를 어겼던 일 등도 함께 확인됐다.

◇2025년 기관경고, '랩·신탁 운용' 랩신탁 제재
올해는 한국증권에 대한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돌려막기 관행 관련 제재도 정해졌다. 금융위원회는 2월19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한국증권을 비롯한 9개 증권의 채권형 랩·신탁 운용 관련 위법사항에 대한 기관제재를 확정했다. 한국증권은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들 증권사에는 총 289억7200만원의 과태로가 부과됐다.
랩·신탁 관련 제재는 채권, CP의 불법 자전·연계거래를 통해 고객재산 간 손익을 이전하거나 증권사 고유재산으로 고객의 손실을 보전하는 행위에 대한 조치다. 이는 자본시장 거래질서와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훼손하는 중대 위규행위다.
금융위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 등 당시 시장 상황의 특수성, 증권업계의 시장 안정화 기여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재발방지 노력, 과태료 부과 규모 등을 감안했다"며 "금감원 검사 이전에 관련 법규 등에 따라 실시한 자체 내부감사, 손실 고객에 대한 사적화해 등 선제적 사후수습 노력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반행위는 실적배당상품인 랩·신탁을 확정금리형 상품처럼 판매·운용하고 환매 시 원금 및 수익을 보장하는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표를 포함한 전사적 내부통제 제고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 및 기타 기관 제재도
올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도 예정돼 있다. 공정위는 올해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한국증권을 비롯한 증권사와 은행의 담합혐의를 포착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3월 들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마치고 제재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제재 대상 증권사는 메리츠증권·키움증권·KB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대신증권·교보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이다. 대상 은행은 IBK기업은행·NH농협은행·하나은행 등이다. 공정위는 이들이 사전에 입찰 계획을 공유해 금리를 높게 만드는 방식으로 담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증권은 한국거래소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투자협회 등 기타 기관으로부터도 적지 않은 제재를 받았다. 2020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한국거래소는 약식제재금 10회와 회원제재금 1회를 부과했다. 약식제재금은 총 9600만원이다. 사유는 자사주호가 미제출과 프로그램매매 호가표시 위반, 장중 누적호가수량 한도 초과, 미결제약정수량 보유한도 초과 등이다. 회원제재금은 차입공매도 호가표시 및 가격제한 위반호가 제출 사유로 1억3000만원이 부여됐다.
금투협은 의무보유등록확약서 지연제출로 회원경고,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공모주식 배정한도 초과 위반으로 개선사항, 수요예측 배정 업무 위반으로 주의 및 개선요구 조치를 요구했다. 방통위는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 전송 제한법률 위반을 이유로 7500만원의 과태료 처벌을 내렸다.
올해 한국증권은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차별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김성환 사장은 2025년 신년사에서 "지난 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리스크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며,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큰 문제없이 한 해를 잘 보냈고 이는 리스크본부와 컴플라이언스본부 뿐만 아니라 전사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했기에 가능했다"며 "더 넓은 영역에 잠재된 리스크까지 커버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미흡' 등급을 받았다. 이는 양호, 보통, 미흡 취약 중 2번째로 낮은 것이다. 지난해 한국증권은 10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한 곳에 이름을 올렸다. 715건을 기록해 전체의 42.4%를 차지했다. 이는 상반기 홍콩H지수 ELS 관련 분쟁, 하반기 해외 부동산펀드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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