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11일 07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의 기습 회생 신청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대한 책임론으로 확산된 듯하다. 인수금융 충당 과정부터 시작해 무분별한 자산 매각 등이 '방만 경영'에 대한 비판으로 수렴하고 있다.이에 대중을 시작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현안질의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사모펀드는 기업사냥꾼으로서 대한민국의 건전한 시장경제를 파괴하고 있다"는 날선 비판이 나왔다.
금융당국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모펀드의 활동에 대한 전방위적 점검에 들어갔고 제도 수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를 넘어서 사모펀드 업계 전방위로 규제 범위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사모펀드 운용사는 인수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올려 이익을 실현한다. 홈플러스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사모펀드의 다른 포트폴리오는 어떤 상황에 놓였을지 궁금해졌다. 사모펀드가 정말 기업의 껍데기만 남겨놨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가장 먼저 들여다본 기업은 하나투어다. 2020년 IMM프라이빗에쿼티의 품에 안긴 하나투어는 국내 1위 여행기업이다. 인수 직후 코로나19로 사실상 영업활동은 ‘중단’ 상태에 놓였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연평균 영업손실은 1144억원에 달했다.
여기서 사모펀드의 진가가 발휘됐다. IMM PE는 우선 '여행' 외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 하늘길이 열릴 때까지 내실을 다졌다. 호텔과 사옥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고 채무 상환에 사용했다.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3년 사이 하나투어의 재무 구조는 오히려 안정화됐다. 리오프닝 이후에는 업계 누구보다도 빠르게 경영 실적을 정상화했다.
경영 효율화를 진행 중인 기업도 있다. 한샘이 그 예시다. 2022년 IMM PE로 피인수 직후 원자재 부담 및 건설경기 침체로 외형과 수익성이 동반 악화했다. 통 큰 인수 과정에서 설정한 인수금융 대주단과의 재무약정 조건이 사옥 매각으로 이어지는 등 비판할 지점도 물론 있다. 다만 현재 실적 개선을 선결 과제로 선정 후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있고, 건설경기 연동성을 축소하기 위한 B2C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아래 있었기에 과감한 결단으로 회복의 계기를 마련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의 결정을 옹호하는 건 아니다. 단지 MBK의 실패 사례가 사모펀드 업계 전반을 경직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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