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톺아보기]IPO 잠잠한 KCD…MSTV 인수한 '1000억 CB'가 관건③28년 만기도래 예정…한국소호은행 인가 여부가 향배 결정할 듯
최윤신 기자공개 2025-04-30 08:36:40
[편집자주]
2016년 김동호 대표이사가 설립한 한국신용데이터는 창업 7년만인 2022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에 등극하며 이목을 모았다. '사업의 모든 순간을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똑똑하게 만드는 생태계를 일궈낸다'는 미션으로 소상공인의 사업 전과정을 혁신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결과다. 유니콘을 넘어 설립 10년차를 바라보는 현재 또 한번의 퀀텀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한국신용데이터의 '비욘드 유니콘' 전략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15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니콘의 다음 목표는 자연스레 기업공개(IPO)로 향한다.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투자한 투자자들의 엑시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신용데이터(KCD)는 IPO와 관련해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유니콘에 등극한 지 3년차인 현재도 IPO와 관련해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스타트업·벤처캐피탈(VC) 업계에선 한국신용데이터가 오는 2028년 이전에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 투자유치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의 만기를 바탕으로 한 추정이다.
물론 CB의 만기가 도래한다고 해서 IPO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추가적인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큰 폭으로 키워나간다면 CB의 상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데카콘으로 향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 IPO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는 게 VC업계의 시각이다. 미국 시장에서 IPO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의 사례를 고려할 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보통주' 투자유치로 유니콘 등극
2016년 설립된 한국신용데이터는 설립 초기부터 모험자본의 투자유치를 바탕으로 빠르게 몸값을 높여왔다. 밸류업 과정에선 전략적투자자(SI)들이 중심이 됐지만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도 적지 않게 유입됐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 이목을 모았다.
2016년 11월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와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게 시작이었다. 당시 투자유치 금액은 4억5000만원으로 정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프로그램 선정에 따라 총 9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투자를 유치하며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는데 한국신용데이터가 발행한 유일한 우선주다. 당시 기업가치는 100억원 미만이었다.
이후로는 보통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밸류업을 이어왔다. 밸류를 높이기에는 제한적이지만 상환권이 부여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엑시트 압박이 크지 않은 방식이다.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장기적인 시각으로 투자자들의 엑시트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짠 것이다.
2017년 KG이니시스가 소액을 투자했고, 카카오는 4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신한카드, 두나무,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등이 2018년 5월 시리즈A라운드에서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라운드를 통해인정받은 포스트밸류는 500억원가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말 신한금융투자와 유경PSG, 쿼드자산운용으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포스트 밸류 2600억원을 인정받았다. 이후 2021년 4월 시리즈C라운드를 마무리하며 기업가치 4000억원을 달성했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시리즈C라운드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회사인 파빌리온캐피탈과 함께 KT인베스트먼트, KB국민은행, 케이클라비스, 유경PSG 등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다.
이후 밸류는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1년 11월 시리즈D 라운드에서 GS와 KB국민은행, 케이클라비스, 유경PSG 등을 상대로 400억원규모 자금 유치를 진행하며 8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이후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가 추가 투자했다.
유니콘에 등극한 건 2022년 9월 마친 시리즈 D2라운드에서다. LG유플러스와 파이서브가 약 350억원을 투자하면서 포스트머니밸류가 1조1000억원에 달하게 됐다. 유니콘에 등극할때까지 한국신용데이터가 유치한 금액은 총 1600억원에 달한다.
다만 대부분 투자유치 대부분이 보통주 발행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엑시트를 빠르게 보장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초기 발행한 RCPS의 경우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투자 유치 이후 밸류에이션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초기 RCPS 투자자들이 상환권을 행사할리는 만무하다. RCPS의 존속기간은 10년으로 설정됐기 때문에 내년 11월이면 보통주로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업 이뤄지면 CB는 문제 안돼…"국내 IPO 시장 고려해야" 우려도
IPO에 강력한 동기가 마련된 건 유니콘 등극 이후다. 2023년 8월 모간스탠리택티컬밸류(MSTV)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강력한 동기가 마련됐다. 모간스탠리 투자운용사업부(Morgan Stanley Investment Management) 소속의 투자 조직인 MSTV의 첫 한국기업 투자 대상으로 이목을 모았다.
한국신용데이터는 그간의 기조와 달리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CB를 발행했다. 이는 한국신용데이터가 발행한 첫 CB다.

업계에선 이 CB를 발행하면서부터 IPO 시계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본다. CB 만기까지 MSTV 측이 보유한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유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CB의 연 이자율은 5%로 만기는 5년이다. 오는 2028년 8월 만기가 도래한다.
이 CB의 상환을 피하고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만기 이전에 상장을 도모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등기부 등본상 해당 CB의 전환조건에 IPO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기도 한다. △IPO 이전에 주식발행을 수반하는 자금조달이 있을 경우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옵션 △IPO가 완료된 경우 IPO 직전의 전환가액과 공모가격을 감안해 조정하는 옵션 등이 명시됐다. 김현성 MSTV 이사는 투자 이후 한국신용데이터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취임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만약 CB의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IPO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MSTV는 상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발행한 CB가 1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한국신용데이터 입장에서 상환은 피하고 싶은 옵션일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아직 현금을 창출하고 있지 못하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적자는 400억원가량이다. 2028년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흑자구조를 만들 순 있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
CB의 만기까지 3년가량이 남은 가운데 한국신용데이터 측은 "IPO와 관련해 별도의 계획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한국신용데이터가 현재 설립을 추진 중인 한국소호은행 인가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한국소호은행의 인가가 이뤄지면 한국신용데이터는 훨씬 더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MSTV도 전환권을 택하는 게 훨씬 유리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CB의 만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무조건 밸류를 높여 투자를 유치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가치가 수조원에 달하는 스타트업이 국내 상장시장에서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증시에 입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데카콘을 향해 가기보다는 적정한 시점에 IPO를 통해 엑시트 창구를 마련한 뒤 상장 이후 추가 성장을 도모하는 게 장기적으로 유효한 성장 방향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소부장 2세 시대 개막]한미반도체의 다음 스텝, '넥스트 TC본더' 발굴
- 쌍용건설, 평택 더 플래티넘 스카이헤론 분양
- 라이프운용, AI 오픈 브라운백 포럼 개최
- 지속가능항공유 원료확보 전쟁
- [i-point]크라우드웍스, '리얼 월드 엔터프라이즈 AI' 콘퍼런스 개최
- [i-point]신테카바이오, 미국 최대 규모 암센터와 공동연구 협약
- [i-point]고영테크놀러지, 미국 학회서 뇌수술 로봇 'Geniant Cranial' 첫 공개
- [IR Briefing]SOOP, 실적 호조 속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
- [통신사 미디어사업 2.0]방향 다른 SKB, 오리지널 대신 '편의성'에 투자
- [i-point]이캐슬, 황금연휴 맞아 '이모션캐슬 팝업스토어' 운영
최윤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니콘 톺아보기]IPO 잠잠한 KCD…MSTV 인수한 '1000억 CB'가 관건
- [VC 투자기업]달바글로벌, 1분기 영업익 300억…수요예측 힘실린다
- [유니콘 톺아보기]KCD, '한국소호은행' 출자 위한 투자유치 언제 나설까
- 'GK인사이츠', 첫 이사회…'글로벌 베스트 컴퍼니' 프로젝트 시동
- 혁신산업펀드, 성장지원 지원자 대거 서류 탈락
- [VC 투자기업]'CCU 1호 상장' 나선 빅텍스, 1500억 몸값 기대감
- [유니콘 톺아보기]KCD, '한국소호은행'으로 그리는 데카콘의 꿈
- [모태 2025 1차 정시출자]IP직접투자, 카스피안캐피탈 선정…KVIC 첫 인연
- [모태 2025 1차 정시출자]이변 없었던 '문화일반', 케이넷투자 2관왕 달성
- [모태 2025 1차 정시출자]'핑크퐁' 스마트스터디벤처스, 'IP 분야' 재도전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