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형부동산펀드 부실화…기관자금 이탈 ⑥ 85%가 사모형..특별자산펀드에도 포함
이 기사는 2009년 03월 30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부동산경기 침체와 건설사의 구조조정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부동산펀드를 출시했던 자산운용사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미 손실이 난 것은 물론 투자금을 언제 돌려받을지 모르는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펀드도 속출하고 있다.
27일 현재 편입자산 등이 외부로 전혀 공개되지 않는 사모형 부동산펀드가 7조5000억원으로 전체 부동산펀드의 설정액 8조8000억원의 85%에 달한다.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1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사모형 부동산펀드의 일부는 특별자산펀드에 분류돼 드러나지 않은 부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최근에는 부동산펀드를 포함해 파생 등 사모형펀드를 출시했던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기관투자가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우려했던 수탁고 감소도 현실이 되고 있다.
부동산펀드 구조부터 문제
부동산펀드를 가장 많이 출시했던 자산운용사는 공모형 기준으로 하나UBS자산운용, KB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운용, 신한BNP파리바운용 등이다.
이들 대형자산운용사 외에 칸서스자산운용, 다올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대신투신운용 등 중소형 자산운용사들도 부동산펀드 시장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틈새 시장을 노려 선점효과를 누린 것이다.
하지만 시장 선점을 위해 사모형 부동산펀드를 통해 무리한 상품을 출시한게 발목을 잡고 있다. 즉 편입 자산의 건전성 여부보다는 눈앞의 수익에 급급해 부실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펀드의 구조는 건설 자금이 필요한 건설사와 시행사에 PF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량한 건설사들은 대부분 은행의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은행에서 대출을 거부당한 건설사들은 비싼 이자를 지급하면서 펀드자금을 끌어들이게 된다.
최근 문제가 발생한 상당수 부동산펀드들은 채권금융기관의 신용위험 평가 결과 D등급 건설사에 투자하는 등 투자적격 대상이 아닌 자산을 편입한 사례가 다수였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일례로 하나UBS자산운용이 출시한 사모형 부동산펀드인 ‘하나UBS특별자산투자신탁 1호’가 대주건설이 시공하는 광주 주월동 공동주택 건설사업의 PF 대출채권에 투자했다.
피닉스자산운용의 ‘PAM부동산3호’, 다올자산운용의 ‘다올뉴리더부산부곡동사모7시리즈’,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마스터피스사모부동산 6-7호' 등도 이들 건설사에 투자해 만기연장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험자산 줄이는 기관투자자
부동산펀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자 최대 투자자인 기관들의 자금 회수도 눈에띄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맵스, KTB자산운용, 플러스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부동산 · 파생상품 투자에 강점을 보였던 운용사들의 기관 자금 감소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주로 부동산펀드나 파생상품 펀드 등 위험자산에 투자한 자산운용사들의 자금 회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전체 설정금액에서 법인자금 규모가 40~50%를 넘어서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기관투자가의 투자전략 변화에 따라 당장 수익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기관투자가의 투자 방식이 보수적으로 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농협 · 기업은행 · 노동부 등 일부 연기금은 위탁운용사를 선정해놓고도 아직 자금집행 일정을 잡지 못하고 투자시기만 저울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의 경우 부동산펀드에 100억~200억원씩 출자해 펀드를 설정해 들어가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투자한 상품의 대다수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한 자산이 정상화가 된다면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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