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또 하나의 난관 'PF 보증' 서울보증·대한주택보증, 실적 거의 없어..사실상 유명무실
이 기사는 2010년 03월 03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렵게 공사 보증을 받고 나면 또 하나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사업에 필수적인 돈을 끌어모을 때의 일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문제다.
금융 위기 이후 은행과 증권회사, 저축은행 등 금융권은 신용등급 A 이상 우량 건설사에 대한 리스크 노출도 꺼리고 있다. 그보다 등급이 낮은 BBB급 이하 중견 건설회사에 대한 태도는 불보듯 뻔하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 보증을 받지 못하면 사업은 시작부터 사실상 실패하게 된다.
실례로 지난해 11월, 여수 복합단지개발을 계획하던 여수시와 NH투자증권은 서울보증이 펀딩 과정에서 보증을 서주지 않으면서 사업을 접어야 했다.
농협 등 5개 금융회사로부터 토지 중도금 1500억원에 대한 여신 승인을 받았지만 서울보증보험이 시행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사실상 보증 불가 방침을 내린 것이다. 결국 이 사업은 지연됐고 계약금 200억원 가량을 치렀던 NH투자증권은 다른 구조로 펀딩을 계획하고 있다.
PF 자금 조달의 큰 축인 유동화증권 발행실적이 중견 이하 건설회사의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PF 대출과 병행 구조로 만들어지는 유동화증권에 대해 금융회사의 신용공여 축소, 그리고 PF 보증의 부재가 발행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부동산 PF-유동화증권(ABS+ABCP)은 총 12조2679억원이다. 이중 A급 이상 건설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8조2443억원으로 67%에 달했다. 지난 2008년 60%대로 올라선 이후 그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BBB급 건설회사들의 상황은 처참하다. BBB+급 건설회사는 지난해보다 4000억원 가량 줄어든 9521억원을 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BBB0급 건설사는 6860억원에서 3385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BBB-급은 9205억원에서 1260억원으로 9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건설사 PF 보증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보증보험과 대한주택보증의 실적 역시 바닥 수준이다.
이행보증을 주로 하는 서울보증보험은 PF 유동화증권 보증실적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분양보증에 전념하고 있는 대주보 역시 지난해말 PF보증잔액이 7건, 1230억원으로 보증한도 5000억원에 턱없이 못 미쳤다. 말 그대로 유명무실했던 셈이다.
건설회사 스스로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몸부림도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 등 토지판매자의 보증을 유도한 것. 채무 불이행시 토지를 판 곳에서 토지중도금을 반환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보증 구조가 짜였다. 이같은 구조로 만들어진 PF 유동화증권이 지난해에만 2조6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토지중도금 반환채권의 장래채권으로서의 타당성에 대한 법적 논란이 일면서 이같은 구조의 펀딩도 힘들게 됐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공제회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속적인 시장참여 여부와 보증보험사 등 신규 신용보강기관의 출현 여부가 BBB급 건설사의 시장 참여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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