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캐피탈, '평판' 담보로 서울저축銀 선택 숱한 매물 검토하다 낙점..결과 나쁘면 신뢰 실추
이 기사는 2010년 06월 14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EF업계에서 웅진캐피탈은 '신중한 투자자', 'MOU를 체결한 후에도 가격이 맞지 않으면 딜을 깨는 투자자'로 정평이 나 있었다. 아울러 금융업종 투자에 대한 애착도 남달랐다.
2006년 5월 설립된 웅진캐피탈은 윤석금 회장이 지분 81.75%를 갖고 있는 회사다. 그룹 차원에서는 신수종 사업 발굴에서 비금융사는 웅진홀딩스에서 총괄하고 금융사 관련 투자 발굴과 집행업무는 웅진캐피탈에 부여됐다.
그리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출신으로 97년부터 2000년까지 골드만삭스 뉴욕 본사에서 동유럽과 아시아투자를 총괄했던 김정식 대표를 영입해 이 임무를 맡겼다.
이후 웅진캐피탈은 성사 직전까지 갔던 케이에스피 인수(2007년)나 올 초 엑시트를 달성한 SPP조선, 우리PE가 주도했던 유피케미칼 공동투자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금융업 투자 검토에 치중해 왔다.
한국캐피탈, 분당저축은행, 푸른2저축은행, 유진투자증권, 우리캐피탈, 녹십자생명보험, 서울저축은행 등이 전부 웅진캐피탈의 투자 검토 리스트에 포함됐다.
동시에 웅진캐피탈은 케이에스피, 유진투자증권 등의 딜을 추진할 때 MOU를 체결하고 본계약 사인 직전까지 가다가도 가격조건 등이 맞지 않으면 과감히 딜을 포기했다.
일각에서는 "검토만 열심히 할 뿐 정작 성사시키는 딜은 없다"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적으로는 "부실한 딜이나 무리한 조건까지 수용하면서 투자금을 소진하느니 차라리 딜을 하지 않는게 낫다"는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처음부터 투자 기한이 2년이었던 1호펀드를 끝내 40%밖에 소진하지 못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됐다.
이랬었던 웅진캐피탈이 고르고 고른 딜이 다른 투자자들이 버린 서울저축은행이다보니 LP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도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황이 된 것. 차라리 이전에 봤던 매물이 더 낫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반대 시각도 없지 않다. 부동산PF 대출 이외의 확고한 투자처를 확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마련하고 신규지점을 개설해 영업력을 키우는 등의 방법으로 서울저축은행의 대대적인 기업가치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동시에 이번 1100억원의 증자로 충분히 부실을 막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대대적인 주가상승과 재매각을 통한 수익확보도 가능하다. 1호 펀드의 부진을 극복할 역전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거꾸로 LP들의 반발에도 불구, 웅진캐피탈이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해 큰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장에서 평판 리스크를 져야 한다. 결국 웅진캐피탈의 이번 서울저축은행 투자는 단순히 700억원 규모의 투자 수준이 아닌, 회사의 미래를 담보로 한 투자가 될 것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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