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VC업계, 투자금 쏠림 따른 부익부빈익빈 심각" [전문]이영민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대표 "벤처캐피탈, 현황 및 과제"

오동혁 기자/ 변기성 기자공개 2010-07-27 16:09:12

이 기사는 2010년 07월 27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기관투자가(LP)들의 출자금 대부분이 상위 벤처캐피탈에게 돌아가다보니 자금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더벨이 주최한 '2010 Korea VC Forum'에서 이영민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국내에서 조합이 결성되면 운용사는 대부분 상위권 창투사들이 차지한다"면서 "국내 벤처캐피탈사들의 '부익부빈익빈' 추세가 가속화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는 국내에서 500억원 규모 이상의 펀드를 운용하는 VC업체는 총 33개사로, 이중 1000억원 이상의 조합을 운용하는 곳은 20개사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에 결성된 총 VC펀드의 67%를 상위권 20개사가 독식하고 있으며 하위권에 속한 VC 중 현재 운용중인 펀드가 단 한개도 없는 업체가 29개사에 달한다는 것.

이 대표는 "최근 들어 신생 창투사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정작 LP들의 자금출자는 메이저 창투사들에게 쏠리고 있어 업계에서 다양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투자펀드 활성화 방안에 대해 △LLC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 △펀드의 대형화 및 전담운용팀 제도 장착 △주요 LP Pool 확보 △성공한 벤처기업의 벤처펀드 출자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 등을 밝혔다.

다음은 이영민 대표의 발표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로 16년을 보냈다. 주제를 다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자는 의미에서 이 주제를 선택하게 됐다.

벤처캐피탈 산업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흔히 말하는 창투사 벤처캐피탈(이하 VC)회사가 있고 그 회사에서 실질적인 투자 및 펀드운용을 하는 심사역들이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펀드 자금 출자해주는 LP 기관투자자. 세 주체가 VC산업을 이끌어 간다. 그리고 이 세 주체의 이해관계가 일치가 돼야 벤처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VC비지니스 모델은 매우 심플하다. 크게 펀드 레이징과 투자, 두개의 축이다. 투자해서 회수 및 배분하고 다시 펀드를 조성한다. VC의 고민과 문제점도 바로 이 두 가지에서 나오게 된다.

현재 국내 VC상황을 짚어보자. 2010년 5월말 기준 103개 창투사가 있다. 이 중 VC 1000억 이상 펀드를 운용하는 곳이 20개다. 조합운용 금액 500억원이 안되는 소형 창투사는 60개 정도다.

이 두 'VC군'의 차이가 바로 VC업계의 현주소다. 인력차이도 많이 난다. 대형사는 10명 이상이지만 소형사는 3~4명 정도다.

올해 정책금융공사나 한국IT펀드(KIF) 등 대형 LP들의 펀드 출자가 많았다. 이 펀드들의 대부분이 20개의 대형사로 집중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소형VC와 대형VC의 간격은 올해 더 벌어졌다고 볼 수 있다.

VC의 손익구조를 보면 당기순익 1억 4000만원정도가 VC업계 전체 평균이다. 개중 VC 본업 이외의 것으로 상당한 흑자나 적자가 난 업체 3개는 제외했다.

수익내역을 보면 투자조합 수익이 가장 많이 차지한다. 1000억짜리 펀드를 운용하는 창투사나 500억 미만 창투사들의 이익도 이 조합 사이즈에 따라 달라진다.

벤처캐피탈회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500억원 이상은 당기 순이익 16억원이고 500억 미만은 -6억원이다.

500억원 이상 규모는 별 일 없으면 수익이 나는 구조이지만, 500억원 미만 규모는 불안한 모양새다. 각 VC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500억원이상의 규모는 갖춰어야 한다.

지난 상반기 VC업계 이슈는 심사역들의 이직문제였다. 이게 문제가 됐던 이유는 VC업이 이직 코스트가 낮다는 것이다. 심사역들의 다른 한 불만은 불명확한 인센티브시스템이다.

LP측면에서 봤을 땐 정부기관 외 민간부문 투자는 계속 위축됐다. 그리고 주로 대형 VC위주로 출자가 이뤄졌다.

제일 좋은 건 앞서 구본천 대표의 지적처럼 펀드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사실 VC의 수익률이 그리 낮은 편은 아니다. 누적으로 보면 이자율과 유사하지만 영화 같이 특별한 펀드(큰 손실을 감안한)를 제외하면 수익률이 훨씬 높다. 이와 함께 주요 출자자인 LP에 대해 중기청이나 협회, 업계 전체에서 지속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LP에 홍보할 필요가 있다.

심사역들도 열심히 해야 한다. 동료들과 이야기해보면 투자할 데가 없다고 불만이다. 정말 투자할 회사가 없다고 그러면 전직을 고려해야 한다. 나 자신을 비롯해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심사역들이 반성해야 한다.

한편, 협회나 중기청 차원에서는 표준인센티브 시스템 만들어 줘야 한다. 다른 금융업계에서는 이런 것들이 상당히 표준화 돼 있지만 우리 업계는 잘 안돼 있다. 그래서 회사마다 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심사역들이 이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벤처업계도 전체적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대형화 할 곳은 대형화 하고 아니면 전문화 시켜 집중할 곳은 그렇게 가는 게 바람직 하다고 본다. VC만큼 구조조정 없는 업계가 없다. VC간에도 합병 구조조정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할 때다. 주주들이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다.

심사역의 이해관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건 LLC(유한책임회사)형태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줘야 한다.

펀드도 대형화로 가야한다. 펀드 사이즈가 300억원 정도는 돼야한다. 모태펀드에서 그간 100억원 규모로 조금씩 주던 거 없애야 한다고 본다. 펀드규모 500억원 이하 회사에서는 심사역이 1인 평균 36억원을 운용한다. 1000억원 이상은 187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최근 규모 늘어난 대형사들은 200억을 운용하고 있는 상태다. 그 정도가 돼야 수익이 나온다.

최근 성공한 VC들에서 후배 VC에 대해 지원하자는 얘기도 있다 . 성공 벤처기업 쪽에서 창업 기업 쪽에 자금을 만들어 주는 통로를 정부가 협회 쪽에서 이야기 해서 끌어낼 필요가 있다. LP를 다양화 시킬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포럼에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거나 자기가 주장할 걸 하는데 이번 발표는 우리 심사역이나 VC사들이 최근이 느끼고 있는 고민들, 다함께 생각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말씀 드렸다. 벤처캐피탈회사, 벤처캐피탈리스트, LP가 서로 고민해 발전해나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